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가 24일 교회 홈페이지에 ‘고독과 공동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이 목사는 “관계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홀로의 시간을 통해 자신과 먼저 환대해야 한다. 외로움에 시달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자신과 화해의 과정은 외로움의 성안에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어 “내적인 평안과 안식을 누리는 단계가 되면 공동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홀로 있음과 공동체는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외로움을 승화시키면 고독이 되고 그런 고독의 농축은 깊은 인격으로 이어진다. 고독으로 성숙해진 사람은 공동체 안에서 기쁨을 향유할 수 있다. 고독으로 승화된 사람은 서로 만나지 않아도 기쁨을 누릴 줄 안다. 홀로 있음이 깊어지면 내적 풍성함이 깊어진다”고 덧붙였다.
또 “개인적으로 건강해진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는 생동감이 넘친다”며 “그런 공동체 안에는 편가름이나 왕따, 혹은 끼리끼리의 만남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가 잦다면 원인은 자신의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며 “누구를 만나도 거부하지 않고 따뜻하게 환대해야 건강한 자아를 가졌다는 것을 입증하게 된다. 만약 사람에 따라 차별을 하고 편견으로 대한다면 복음과 거리가 멀다. 타인에 대한 거부는 곧 자기 자신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 자신을 용납하지 않은 사람은 타인은 용납하지 못한다. 용납과 수용을 배우지 못하면 편협한 관계 안에서 불편하게 살아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건강한 공동체의 특성은 자신이 사귈 대상을 고르고 선택하지 않는다. 다가오는 사람들에 대해 언제나 환대하고 누구든지 은혜를 품고 배려한다”며 “누구를 만나든 충돌이나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중간에 적당한 완충 공간이 있다는 뜻이다. 그곳에는 서로에 대한 관용과 이해, 인내심이 자연스럽게 작동된다”고 했다.
그는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힘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훈련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 힘은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갈 때 나오는 아름다운 선율”이라며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의 임재를 즐기고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깊어져 갈 때 빚어가는 성품은 향기롭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 “하나님의 음성 외에는 다른 것이 들리지 않는 일은 절대 고독 속에서 마주치는 비경”이라며 “세미한 음성은 두려움의 그림자를 걷어낸다. 고독 속에서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던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영혼의 절규를 듣는 귀를 가진다. 내적 충만함을 경험하면 나누고 싶어진다. 갈급함이 채워진 사람이 공동체 안으로 들어가면 모두를 축복되게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누구나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병적 욕구로 부터 나오는 거친 친밀감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은 개인적인 취미생활이나 애완동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하나님은 인간을 관계를 통해서만 채워지도록 하셨다. 세상이 신음하는 이유는 공동체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비대면 사회로 갈수록 외로움은 깊어진다. 사람들은 관계를 피하고 다른 대체물을 찾기에 정신이 없다. 그래도 여전히 답은 공동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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