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경험하는 인생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예배를 멈추지 않아야 될 뿐만 아니라, 기도를 멈추지 않아야 된다. 적수인 브닌나가 격노케함에도 불구하고 한나는 브닌나와 싸우지 않았다. 또한 남편을 달달 볶지도 않았다. 한나는 사람과 다투거나 사람에게 매달리지 않고 하나님앞에 나왔다. 9절에 보면 “그들이 실로에서 먹고 마신 후에 한나가 일어나니.”
이 “일어나”가 한나 인생의 닫힌 문을 열어준 것이다. 기적은 하나님이 일으키신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작은 믿음의 행동을 통해 일하신다. 오병이어를 드린 아이처럼, 한나가 일어나서 하나님께 나왔을 때 기적을 베풀어 주신 것이다. 일상의 기적이 필요한가? 가정과 회사와 관계 속에서 기적이 필요한가? 그렇다면 한나처럼 먹고 마시는 일상의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님께 나오길 바란다.
10절에 보면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며 통곡했다고 말한다. 여기서 “통곡했다”는 것은 성경에서 아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부모의 모습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단어이다. 성경은 한나가 “여호와께 기도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표현은 성경 중에 여기서 처음으로 사용된 표현이다. 한나는 여호와께 자신의 문제를 쏟아 놓았다. 여호와만이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에 여호와께 나와, 여호와께 부르짖은 것이다. 한나의 모습은, 우리의 영적 태도가 어떠해야 되는지를 보여준다.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 있을 때, 모든 문제의 키를 갖고 계신 전능하신 여호와께 기도하시길 바란다.
11절에 보면 한나가 특별한 기도를 한다. “서원하여 이르되...” 아들을 주신다면 “평생 그를 여호와께 드리겠다”고 말한다. 나는 한나의 서원 기도가 단순히 내 궁색한 처지를 모면하기 위한 기도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아들을 주신다면 평생 그 아들을 “여호와께 드리겠다”고 서원한 것이다. 한나의 서원기도에는 간절함이 있다. 그러나 기도응답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나의 기도 응답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여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작고한 신영복 선생님의 책 중에 “처음처럼”이라는 시집이 있다. “나의 아픔이 세상의 수많은 아픔의 한 조각임을 깨닫고, 나의 기쁨이 누군가의 기쁨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한나는 자신의 아픔에만 함몰되지 않았다. 자신의 아픔이 세상의 수많은 아픔의 한 조각임을 깨달았다. 영적으로 부패하고 무기력한 이스라엘을 보면서, 여호와의 영에 사로잡힌 거룩한 하나님의 사람을 갈망한 것이다. 그래서 한나에게 주신 기도응답이 한나의 가정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었다. 나의 기도가 한나와 같이 하나님께 기쁨이 되는 기도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2절에 “그가 여호와 앞에 오래 기도하는 동안에” 한나는 여호와 앞에서 오래 기도했다. 한나가 기도 응답을 받은 이유가 무엇인가? 오래 기도했기 때문이다. 한두 번 기도하고 포기한 것이 아니다. 오래 기도했다. 하나님이 마음에 평강을 주실 때까지 기도한 것이다. 그리고 누구 앞에서 기도했다고 말하는가? “여호와 앞에서” 엘리가 옆에 와 있는데도 의식하지 못할 만큼 한나는 하나님께 기도에 집중했다.
제가 좋아하는 찬양 중에 “예수 예수 예수”라는 찬양이 있다. “주님을 사랑하는 기쁨을 즐거움을 빼앗기지 않게 하소서.” 한나는 극심한 고난 중에도,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과 교제하는 기쁨을 빼앗기지 않은 것이다.
우리교회 한 자매가 아침에 기도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저녁에 머리를 감고 잔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녁에 머리를 감고 자면 스타일을 포기해야 된다. 너무 귀하지 않은가. 또 다른 자매는 야근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아침잠도 많은 사람인데, 주님과 기도로 교제하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난다고 한다. 기도하는 습관을 가지니까 너무 평안하고 기쁨이 넘치더라는 간증을 들었다.
얼마 전에 주일 오후에 잘 아는 성도님 한 분으로부터 기도 부탁을 받았다. 사업적인 어려움을 말씀하셨다. 가장으로서 책임감 때문에 가정에 나누지도 못하셨단다. 아이들이 아빠 무슨 일 있냐고 해도, 나눌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정말 애간장이 녹으셨단다. 저도 전화를 받고 성도님이 너무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아내랑 함께 나누고 같이 중보기도를 간절히 했다. 수요일 저녁에 전화가 왔는데, 일이 기적처럼 잘 풀리셨다는 것이다. 기도 부탁을 한 주일 저녁부터 이상하게 평안함이 있었다고 한다. 중보기도의 놀라운 능력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기도를 멈추지 말고 하나님께 나와 간절히 기도하길 바란다. 하나님은 기도를 통해 놀라운 기적을 준비하고 계신다.
최철준 목사(지구촌교회 젊은이목장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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