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도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하되 물 떠온 하인들은 알더라" <요 2:9>
저는 장애를 가지셔서 하루 종일 집에 계시는 아버지와 배움이 짧으셨던 어머니로 인해 항상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열등감으로 인해 저는 항상 어디에 가도 있는듯 없는 듯한 소심한 아이였습니다. 겉으로 보면 밝아 보였지만 마음 속에서는 항상 열등감으로 가득차 있는 소심하고 자신이 없는 아이로 자랐습니다. 항상 외롭고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소를 타다가 실수로 친구의 팔을 부러뜨린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화가 난 담임 선생님께서 친구들이 다 보는 앞에서 저의 뺨을 무자비하게 때리신 적이 있으셨습니다. 그것이 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안 그래도 소심하고 열등감이 많았던 저는 더욱 더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도 잘 못하고 사람들의 눈도 잘 못 마주치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겁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때까지 정말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는 학생으로 자랐습니다. 친구들과 친하게는 지냈지만 마음 속에서는 그들 사이에서 항상 아웃 사이드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때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선교단체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 좋고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저의 처지가 보였습니다. 거기에 있는 지체들은 거의 다가 믿는 가정의 자녀들이었습니다. 어릴때부터 부모님의 기도와 사랑을 받으면서 자랐던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믿지 않는 가정이라도 대부분은 교회에서 어릴때부터 신앙생활을 해 왔던 지체들이라 교회 문화에 익숙하고 신앙의 안정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근데 저는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음 속에서 항상 아웃 사이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했습니다. 저에게 과분한 자매를 만났습니다. 아내는 워낙 열심히 하는 성격이라 어디 가든 인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교회의 일은 그 누구보다도 열심이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교회를 다니면 항상 저는 뒷전이었습니다. 저는 제 이름보다는 제 아내의 남편으로만 불려졌습니다. 박진우라는 제 이름을 불려진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김정은 선생님의 남편이 제 이름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녀가 태어난 후에는 아내의 사랑에서도 2순위가 되어버렸습니다. 교회에서나 가정에서도 아웃 사이드가 된 듯 했습니다.
그리고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미국에 유학을 온 목사님들의 대부분은 다 믿는 가정에서 기도와 재정적 후원을 받으시는 분들이셨습니다. 거기에다 큰 교회 목사님의 자제분들이나 교회 중직자분들의 자제분들이 많으셔서 공부를 마치면 부모님들 덕택으로 안정된 사역자리를 찾아 떠나시는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저와 같이 믿지 않는 부모님에다가 전혀 신앙적인 배경이 없는 사람은 사역을 시작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사역하고 목회 준비를 하더라도 사역의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아웃 사이드일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 꼭 저와 같은 인물들이 나옵니다. 바로 하인들입니다. 요한복음 2장 1절에서 11절은 우리가 다 잘 아는 가나 혼인 잔치에서 예수님께의 첫번째 기적인 물로 포도주로 바꾼 사건을 기록한 말씀입니다. 여기서 이름도 밝혀 놓고 있지 않는 인간 취급을 못 받던 하인들이 나옵니다. 이들은 그저 예수님의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예수님께 순종한 것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큰 복을 받았습니다. 그 복은 바로 그 기적이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아는 복이었습니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은 다 떨어진 포도주가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물로 포도주로 바뀐 기적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기에 그 기적이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알지 못했던 겁니다. 근데 하인들은 알았습니다. 물로 포도주를 바뀐 기적이 누구로부터 온 것인지를 알았던 겁니다. 이것이 가장 큰 은혜이자 복입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은혜가 누구로부터 왔는지 아는 것이 복입니다. 누구로부터 왔습니까? 네 모든 것이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 주어진 모든 것들은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우리의 육신의 생명도 그 무엇보다도 영원한 생명인 구원도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것입니다. 이것을 알면서 살아가는 것이 참된 복입니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날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은혜로 인해 날마다 감사와 감격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참 부족하고 가진 것이 없이 항상 아웃 사이드처럼 삶을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참된 복을 받은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생명을 주셔서 숨을 쉬며 이 세상을 살아가게 하신 은혜와 죽을 수 밖에 없는 이 죄인을 예수님의 십자가로 살려주셔서 영원한 생명을 주신 은혜가 너무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그 은혜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졌음을 아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하나님을 오늘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박진우 목사(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