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 가톨릭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3개 종단 노동인권연대는 17일 ‘생명과 안전이 가장 소중한 가치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난 9월 10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한 노동자가 2톤 무게의 장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12월 김용균 노동자가 나 홀로 근무하다 사망한 이후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일명 김용균 법)이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기업의 외면 속에 노동자들은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태안화력발전소 뿐만 아니라 2020년 4월, 38명이 사망한 한익스프레스 이천 물류창고 건설현장 화재사고, 그 해 5월 연이어 발생한 삼표시멘트 컨베이어벨트 사망사고와 현대중공업 아르곤 가스 질식사고, 그리고 폐자재 재활용품 파쇄기에 빨려 들어가 사망한 사고 등 끊임없이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노동자들의 죽음에 관한 소식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매년 2,400여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죽는 나라. 하루 7명의 노동자가 살기 위해 출근했다가 퇴근하지 못하는 나라. 이것이 과연 제대로 된 나라일 수 있는가? 우리는 생명보다 이윤을 더 중히 여기는 천박한 기업문화로 인해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이윤을 위해 위험을 외주화 하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빼앗는 불의한 고용구조, 권한은 경영자가 독점하되 책임은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사회구조를 뿌리 뽑고 죽음의 행렬을 멈춰 세워야 한다. 더 이상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이 당연한 권리를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야 정치권은 대형 참사가 터질 때마다 너도나도 기업처벌법 제정을 주장해 왔지만 정작 이 법안은 단 한 번의 심의도 없이 폐기되어 왔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치권이 앞장서서 책임을 회피해 온 것”이라며 “이제 나라의 주인인 시민이 나서서 10만 국민동의청원운동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직접 발의하고 생명과 안전이 존중받는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여야 정치권은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들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했다.

이들은 “우리 종교인들은 노동자들과 시민이 이윤추구를 위해 희생당하는 불의한 현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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