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교수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일상생활뿐 아니라 신앙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일어났다는 큰 흐름(의견)이 있다. 코로나 이후의 목회의 패러다임과 신앙생활의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이유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코로나 이전부터 생겼고 코로나로 인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한국교회의 전통적인 목회와 신앙생활의 패러다임이 급변할 것이라는 판단은 ‘아직’은 아니지 않느냐’라는 것이 제 글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이어 “이 주제와 관련해 한국교회의 근본 원인을 살펴보고 코로나 사태를 통해 나타난 교인들의 신앙 인식의 변화를 살펴보며 한국교회가 당면한 두 가지 위기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며 “코로나가 한국교회에 준 영향과 관련해 학계의 공통적 결론은 코로나 이후 현장예배보다 온라인 예배를 더 선호할 것이라는 점이다. 교인과 헌금이 감소할 것이다. 그 영향으로 교회의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선교 활동이 축소될 것이다. 그러므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저는 코로나 사태가 분명히 한국교회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아직은 교회에 전통적인 신앙생활을 변화시킬 만큼 큰 영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실제로 교인들은 현 상황을 비상시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다시 전통적인 신앙생활로 돌아가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류 교수는 “이러한 교인들의 생각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코로나19로 인한 한국교회 영향도 조사’에 잘 나타나 있다. 응답자의 53.7%가 온라인 예배에 만족하지 못하며 그 이유는 교회에서만큼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조사기관의 통계에 의하면 54.3%가 교회에 못가 아쉽고 여전히 대면예배를 선호한다는 게 통계수치에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온라인 예배를 지금처럼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은 10%이고 다른 조사에는 12.5%에 불과하다. 코로나 이후에 한국교회가 대대적 변화와 급진적 변화가 있다고 하기에는 아직은 아니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한 판단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주일예배에 대한 선호도를 보면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단 1.6%만이 교회에 잘 안 가게 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영향은 학계와 교계가 염려하는 것과 달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판단이다. 또한, 코로나19가 현재 한국교회의 위기라고 보는 진단 자체도 문제가 있다”며 “예를 들면 코로나 영향으로 파악한 주일예배 참석이 저조할 것이다. 온라인 예배를 선호할 것이라는 것은 사실은 ‘코로나 이전부터 나타난 현상’이고 코로나로 인해 가시화되고 심각성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보는 것이 맞다. 따라서 코로나가 한국교회의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라는 분석은 잘못하면 교회의 잘못을 외부로 돌리는 무책임하고 자기성찰을 저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류 교수는 “코로나 이전부터 진행됐던 한국교회의 근본적인 원인을 요약하면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벗어나서 중세처럼 성직주의·교회주의·물질주의에 빠졌기 때문”이라며 “이런 것들은 코로나보다 무서운 종교적 바이러스다. 이런 한국교회의 위기가 코로나로 가시화되고 심각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게 정확한 판단이라고 본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 과제는 교회가 자기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것과 함께 목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우선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하다. 코로나 이후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아닌, 교회의 정체성을 물어야 한다. 가장 원론적인 교회의 본질은 교회는 정치집단도 아니고 복지기관도 아니고 사교 집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카데미도 아니다. 교회는 누가 뭐래도 신앙고백에 근거한 신앙공동체이다. 그게 교회의 정체성”이라며 “한국교회가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바로 올바른 신앙교육과 영성 훈련을 통해 올바른 신앙공동체로 개혁하는 것이다. 둘째로 교회는 교인들의 카리스마가 유기적으로 역할을 하면서 유지되는 은사공동체이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이후 성령의 능력 안에 있는 성령 충만한 교회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 번째로, 교회는 헬라어로 에클레시아이다. 정확히 번역하면 소집한다는 의미가 있다. 교회는 예수그리스도부터 위임받은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세상에서 소집된 자들의 모임이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 나라의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새로운 세상이다. 바로 한국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희망하고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일하는 종말론적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류 교수는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가 해야 할 교회 본질의 회복은 신앙, 은사, 종말 공동체로서 회복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 과제는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그 동안 한국교회는 번영신학에 근거한 교회 성장주의로 인해 교회 규모로 목회자의 영적 능력을 판단했다. 더 나아가 교세를 확장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적자생존의 목회, 교인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 비위를 맞추는 목회를 했다”고 했다.
이어 “각종 통계자료에 의하면 교인들은 처음 겪었던 온라인 예배를 통해서 신앙의 무게중심이 바뀌었다. 이제는 교회에서 가정과 일터로, 주일에서 평일로, 목사 중심에서 교인 중심으로 신앙생활의 변화 가능성을 나타내 보였다”며 “코로나19는 한국 교인들에게 의식의 변화를 하게 했다. 따라서 목회 패러다임이 새롭게 변화되지 않으며 안 된다는 과제를 남겨주었다”고 했다.
류 교수는 “우선 교회 형태는 비민주적이고 권위주의를 싫어하는 현대인에 맞게 민주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작지만 건강한 교회로 나가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전문성을 지닌 평신도를 개발하고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평신도 사역을 활성화 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 이후 교회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적 예배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은 예배의 생활화와 생활의 예배화가 결합한 신앙을 의미한다. 세 번째로 온라인 예배는 예배공간으로서의 인식의 전환을 가져 왔다. 교회 건물이 유일한 절대적 예배공간이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역설적으로 소통과 접촉을 할 수 있는 예배와 친교와 교육과 봉사를 위한 공간의 필요성을 동시에 인식시켰다”고 했다.
이어 “온라인 예배가 가시적 예배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칼빈이 말한 것처럼 가시적 교회와 불가시적 교회는 구별되지만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는 예배를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류 교수는 끝으로 “코로나19가 한국교회의 전통적인 패러다임을 급진적으로 변화시키고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예단은 성급한 판단이다. 교회는 아직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를 창조적으로 발전시킬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목회자와 평신도는 아직도 전통적인 목회 패러다임에 깊이 물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의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뒷받침할 신학적 논의도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성직주의, 교회주의, 물질주의에 빠져 자신의 본질과 사명을 잃어버린 잘못을 회개하고 자기의 본래성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코로나 이후 교회는 변화된 교인들의 신앙의식을 주목하고 목회현장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만약 교회가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성장할 수도 생존할 수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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