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시대 옷차림, 예수님의 패션은 어땠을까? 성경시대 여성은 어떻게 꾸몄을까? 성경시대에는 무슨 음식을 먹고,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예수님은 하루 몇 끼를 드셨으며, 좋아하신 생선 메뉴는 무엇이었을까?
책 <성경시대 사람들의 일상은 어땠을까 1>는 사람들의 먹거리, 시장보기, 의상이나 화장, 교육에 이르기까지 성경시대 문화와 풍습에 대해 종교, 정치, 경제 등의 굵직한 주제들을 다루기보다 성경시대 개인들의 일상사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인 유재덕 교수(서울신학대)가 8여 년 동안 직접 성경에 나오는 지역들을 찾아가서 둘러보고 확인한 자료를 바탕으로 신약과 구약시대의 문화풍습을 한꺼번에 다루고 있다. 자료가 부족할 때는 직접 필드스터디를 한 지중해권의 이집트,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제국 시민들의 일상을 함께 비교하고 보완했다고 한다.
본문의 지명과 인명은 될 수 있으면 일반 외래어 표기법을 따랐으며, 영어식 표기보다 출신지의 표기와 발음을 따랐다. 발음의 차이가 크면 정통적으로 교회가 익숙하게 사용해온 지명과 인명을 나란히 병기했다. 이에 대해 “성경 지명과 인명을 교육현장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일반 용례와 일치시키기만 해도 다음세대를 위한 기독교 신앙교육에 적지 않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로마인들은 하루에 네 끼 식사를 했다. 하지만 식탁에 오르는 메뉴는 아주 단출했다. 아침은 전날 저녁의 식사량과 무관했고 그냥 건너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빵을 만드는 곡물은 집안 사정이 괜찮으면 밀과 귀리,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보리였다. 예수님을 비롯한 팔레스탄인 지역 유대인이 하루 몇 끼를 먹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경의 정보와 당시 유대인의 식습관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추정은 가능하다고 한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이나 베풀거든 벗이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한 이웃을 청하지 말라’(눅14:12). 점심이나 저녁을 성경주석가 찰스 엘리콧은 아침이나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라고 번역했다고 한다. 전자는 그냥 간단히 먹는 것을, 후자는 모든 일과를 끝마친 뒤에 한껏 차려내는 성찬을 뜻하므로 이 구절을 통해 오늘날의 세 끼 식사나 로마인의 네 끼 식사가 1세기 당시 예수님을 비롯한 유대인에게는 낯설었으리라는 것이다.
유대인은 대체로 아침 식사를 건너뛰거나 대충 때우는 것으로 만족했다. 일터로 향하거나 학교 가는 길에 올리브나 치즈, 말린 과일을 널찍한 빵으로 감싸서 급하게 먹는 식사라기보다 간단한 요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사실에 더 가깝다고 한다.
이 책은 성경시대의 ‘일상’, ‘옷차림’, ‘여성의 단장’, ‘집’, ‘음식’, ‘결혼’, ‘출산’ 7가지 주제를 구약과 신약성경시대의 문화와 풍습을 비교하여 한 번에 다룸으로써 성경 전체를 한눈에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독자들에게 고대 이스라엘의 문화와 풍습 등 본래 모습을 확인하고 바탕에 깔린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며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왔다.
팔레스타인 가정에서 맷돌은 평범한 살림 도구가 아니라 생명 그 자체였다고 한다. 헛간에 밀을 아무리 많이 쟁여놓았어도 맷돌이 없으면 밀가루를 얻지 못해서 끼니를 이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모두 들에 나가면 여자들은 맷돌을 가져다가 곡식 가는 일을 시작했고, 빵을 굽기에 앞서 매번 맷돌질을 반복해야 했다. 맷돌로 곡식을 가는 일은 전적으로 여자나 노예의 몫이었으나, 삼손처럼 전쟁포로나 죄수에게 모욕감을 안겨줄 목적으로 맷돌을 돌리게 했다고도 한다.(삿 16:21)
맷돌은 혼자 사용하는 것부터 가축의 힘을 빌리는 것까지 다양했다. 가정에선 흔히 사용하는 맷돌은 직경 30~40cm 정도로 대개 두 사람이 짝을 이루어 함께 일했다.(마 24:41). 예수님께서 ‘이 작은 자 중 하나를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이 그 목에 달려서 깊은 바다에 빠뜨려지는 것이 나으니라’(마 18:6) 라고 그만큼 책임이 크다는 뜻의 경고로 활용하신 연자 맷돌은 나귀가 끄는 대형맷돌로 1t이 넘는 것도 있었다.
구약성경의 율법에 따르면 맷돌 위짝이나 전부를 담보물로 저당 잡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한다(신 24:6). 맷돌 돌리는 소리는 사람이 집에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음을 알리는 표지였고, 그 소리가 그치면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로 간주했다는 것이다. 또한 예레미야는 맷돌 소리가 멈춘 것을 하나님의 심판을 알리는 징조로 간주했다.(렘 25:10)
저자는 유대계 독일 평론가인 발터 벤야민의 과거를 소환해서 현재를 다시 바라보는 것을 일컫는 ‘호랑이의 도약’(Tigersprung)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말한다. “이미 망각한 특정 사건을 기억하는 순간, 즉 오늘날 다시 살아내면 그것은 새롭게 현재성을 띤다. 아무리 오래된 과거의 역사라 해도 우리가 기억하기만 하면 죽은 것처럼 보이던 것들이 되살아난다”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을 통해 기대하는 바를 전했다. “지금껏 지금껏 망각한 것을 기억하고 침묵한 음성에 귀를 기울여서 지금의 우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자 소개
서울신학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대학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현재 서울신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공과 관련된 수십 편의 연구논문과 함께 다수의 저서와 번역서를 썼다. 저서로는 「거침없이 빠져드는 기독교 역사」 「맛있는 성경이야기」 「인물로 본 구약성서」 「기독교교육사」 「미래교회와 기독교교육」 「기독교교육학의 새 지평」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그리스도를 본받아」 「조지 뮬러의 기도」 「모든 기도가 응답되는 영적 능력 비밀」 「마틴 루터의 기도」 「머레이의 예수님처럼」 등이 있다.
성경시대 사람들의 일상은 어땠을까 1 ㅣ 유재덕ㅣ 브니엘출판사 ㅣ 304쪽 ㅣ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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