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

한국교회는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방역을 위하여 온라인 예배를 통한 비대면 예배와 각종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성도들은 8월 중순 코로나 제2차 감염 때문에 코로나19로 상하고 불안한 마음을 털어놓고 하소연하고 위로받을 주일 공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다시 비대면 가정 예배를 드리고 있다. 각종 성경공부나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 각 소그룹모임도 대면으로 하지 못하고 비대면으로 해야 한다.

이러한 신앙적 제약 속에서 교회와 신자들도 일반 세상 사람들처럼 사회적 불안과 생활력 침체의 위기에 빠질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코로나19의 장기간의 창궐은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받아야 한다. 코로나19는 우연한 질병으로 도래한 것이 아니라 우리 과학기술의 풍요성 우상에 빠진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시련으로 받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시대를 향한 몇 가지 과제를 성찰해본다.

1. 코로나 질병에서 도피하지 않고 확진자들을 돌보고 시대의 안식처가 되는 교회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로마의 박해를 받는 가운데서 당시에 각종 전염병이 돌아서 많은 사람들이 버려지고 죽어갔을 때 그리스도인들은 이들을 찾아가서 돌보고 공감과 박애를 실천하였다. 박해받는 가운데 초대교회는 사회적 윤리와 공공성에 있어서 불신사회의 인정을 받았다. 그 결과 기독교도들을 박해하고 처형한 로마의 병정들이 박애의 정신을 가진 기독교로 회심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오늘날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성경이 말씀하는 교회와 성도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 기독교 신자들은 이러한 청교도 선교사들의 선교에 의하여 시작된 청교도 후예들이다.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신앙생활은 말과 이론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일상적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정의, 사랑, 평화를 실천하여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가운데 교회는 사회에 빛을 발한다. 그것은 끊임없는 회개와 희생을 안고 가야만 하는 길이다. 그래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 교회로서 한국교회는 코로나19 팬데믹에 고통당하는 시대의 짐을 함께 지고 자신과 이웃의 죄를 회개하고 시대의 구원을 위하여 중보기도하는 제사장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가 고난받으시고 죽으시고 대속하기를 원하신 이 세상을 위한 것이다. 교회는 이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그리스도로부터 보냄을 받은 것이다.

2. 정부의 비대면 예배 방침에 대하여 한국교회는 사회적 방역 협력차원에서 수용 바람직

정부는 2020년 8월 15일 광화문 시위 후 일어난 집단 감염을 계기로 한국교회에 대면 예배 금지를 일방적으로 명령했다. 지난 7월 중순 목회자들이 소모임 금지에도 한국교회가 거세게 반대했는데, 다시 한 달 후 정부의 비대면 예배 강제조치에 대해 이를 수용해야 할 것인가 일관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수도권을 비롯한 대다수 대형교회는 사회적 덕을 세우려 자발적으로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다.

한국교회는 사회적 방역 협조라는 측면에서 수용했으나 정부는 한국교회와 사전에 충분한 설명과 협력을 했어야 한다. 그리고 교회는 헌법상 보장된 예배 자유가 공권력에 의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대면 예배냐 비대면 예배냐는 예배방식의 문제이지 본질적 문제는 아니다. 코로나 대처의 방법의 문제일 뿐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는 아니다. 지금 코로나가 제2차로 크게 감염하여 정부가 3주째 사회적 거리두기 2.0단계 및 2.5단계를 실시하고 있는 시기에 교회는 사회적 방역에 동참함으로써 지금 상황이 많이 호전되고 있다. 이것이 이웃 사랑의 방법이다. 교회 대면 예배가 코로나를 퍼트리는 원인 제공이 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때가 오면 다시 대면 예배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기다리면서, 코로나 시대를 회개와 자기 성찰과 영성 훈련의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요청된다. (계속)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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