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공표하고 급하게 밀어붙이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기독의사회가 27일 “학생 및 전공의의 단체행동에 지지를 표한다”며 “올바른 제도의 정립을 위해 (정부는) 현안을 철회하고 충분한 대화 및 타협을 통한 방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국기독의사회는 “(정부의) 의사 결정은 해당 전문가 단체를 배제하고 이루어졌고, 실행 계획은 기회가 평등하지도 과정이 공정하지도 않게 기획되어 있다”며 “실제, 정부 지원 없이 민간 기관에서 급여를 받으며 의료 업무를 주 80시간씩 인내하는 전공의와 정부 지원 없이 힘들게 어렵게 의대 공부를 수행하고 있는 의대생들에게는 ‘미래’를 빼앗는 상실감을 안겨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역할은 이들에 대한 지원이지, 압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논의 진행 과정에서 정부가 공권력을 이용하여 보여준 압력은, 평범한 의대생과 전공의를 극한 저항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어린 학생들과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모든 권력을 동원해 탄압하는 것은 민주정부에서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들에 대한 탄압은 이 사회에 대해 불공정함과 불신을 갖게 할 것”이라며 “10년 뒤의 불확실한 4,000명을 위해, 현재의 3만 명이 넘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극한 투쟁으로 몰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23일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이유로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여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할 의사, 역학조사관, 의과학자 등 4,000명을 10년간 추가 양성하는 ‘의대 정원 한시적 증원 방안’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증원이 아닌 건강보험 수가를 높이는 방식 등으로 현 인력을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역별, 과목별, 근무형태별 자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균형 배치 정책을 마련하면 된다”며 정부 정책에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계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지난 8월 14일 1차 총파업, 26~28일 2차 총파업을 단행했으며, 보건복지부는 28일 업무개시명령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공의와 전임의 총 10명을 고발했다. 그러나 정부가 고발한 10명 가운데 최소 4명이 응급수술 참여, 코로나 확진자에 노출돼 자가격리, 정상 업무 수행, 원래 휴무였던 이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9월 7일 무기한으로 3차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한국기독의사회의 입장 전문.
정부는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과 전공의들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갖고 대화에 나서라
정부는 의료계 전문가 단체와 소통없이 10년간 ‘지역의사제 특별전형’ 등을 통해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한해 400명씩 늘리는 방안을 발표하였다. 언론을 통해 발표된 내용을 보면 지역의사 3000명, 특수분야 500명, 연구인력 500명을 늘리고, 지역의사는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고 하였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안내한 지역의사제 특별전형은 ‘시도추천위원회’에서 2-3배수를 뽑아 추천하면, 대학에서 선발한다고 안내하였다. 언론의 비판속에 해당 내용을 수정한 바 있다.
의사 결정은 해당 전문가 단체를 배제하고 이루어졌고, 실행 계획은 기회가 평등하지도 과정이 공정하지도 않게 기획되어 있다.
실제, 정부지원없이 민간 기관에서 급여를 받으며 의료 업무를 주 80시간씩 인내하는 미래의료의 주역인 전공의와 정부 지원없이 힘들게 어렵게 의대 공부를 수행하고 있는 의대생들에게는 ‘미래’를 빼앗는 상실감을 안겨줬다. 정부의 역할은 이들에 대한 지원이지, 압력이 아니다. 또한 논의진행 과정에서 정부가 공권력을 이용하여 보여준 압력은, 평범한 의대생과 전공의를 극한 저항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
정부는 의대생과 전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합리적인 대안으로 대화에 나서라.
어린 학생들과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모든 권력을 동원해 탄압하는 것은 민주정부에서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정부는 미래 사회, 한국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과 전공의의 상실감과 분노를 이해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라.
이들에 대한 탄압은, 성실히 공부밖에 모르던 이들이, 이 사회에 대해 불공정함과 불신을 갖게 할 것이다. 10년뒤의 불확실한 4,000명을 위해, 현재의 3만명이 넘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극한 투쟁으로 몰 것인가.
지금까지 묵묵히 고생해왔던 전공의들과 학업에 매진하던 의대생들이 가장 선봉에 나선 것은, 이러한 의료제도에 대한 정부주도의 근시안적인 정책들이, 바람직하고 정상적인 의료제도를 꿈꾸는 젊은 세대에 철저한 절망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기독의사회는 학생 및 전공의의 단체행동에 지지를 표하며 올바른 제도의 정립을 위해 현안을 철회하고 충분한 대화 및 타협을 통한 방법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2020.8.27 한국기독의사회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