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교수는 26일 ‘전광훈 사태와 한국교회’라는 제목으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홈페이지에 쓴 글에서 이 같이 말하며 “예수님은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다가 형제의 원망을 들을 일이 생각나거든, 먼저 가서 화해한 다음에 와서 제물을 드리라’ 하셨다”고 했다.
그는 “하물며 이웃의 생명이 조금이라도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훨씬 더 조심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은 사람의 생명을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신다”며 “대면예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희생된다면, 비록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살인죄를 짓는 잘못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성만 있으면 비대면 예배도 얼마든지 하나님이 받으신다”면서 “이미 대부분의 교회는 비대면으로 예배한다. 일각에서는 헌금 때문에 대면예배를 고집한다고 비아냥거리는데 한국교회가 받을 수 있는 최대의 모독이다. 부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교회에 가해지는 비난과 냉소 때문에 상당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것은 물론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면서도 “다른 편으로는 이 위기가 한국교회 개혁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쭉정이는 다 날아가고 알곡만 남아서 제대로 된 교회의 그루터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 안에서 더 이상 돈, 명예, 권력, 인기 같은 세속적 이익은 바랄 수 없고, 오직 사랑, 겸손, 희생, 봉사의 십자가를 질 일만 남으면, 비록 그 수가 적고 힘이 약해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손 교수는 “그러나 당장은 정부의 방역 시책을 누구 보다도 앞장서서 잘 따라야 하며, 이제는 어떤 교회에서도 감염자가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만약 ‘억울하다’, ‘종교 탄압이다’하면서 몽니를 부리고 대면 예배를 고집하다가 한 사람이라도 감염자가 생기면, 한국교회는 회복 불능의 상태로 접어들 것이고, 전도의 문은 막힐 것이며,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은 끝나고 말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사립 병원이면서도 대구경북 지역 방역센터의 기능을 자발적으로 맡아 임무를 잘 수행해서 만해대상을 받은 대구동산병원이나, 초기의 실수로 집단 감염을 일으켰으나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완치된 교인 전원이 혈장을 제공하고 5,000만 원의 기부금까지 바침으로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준 부산 온천교회처럼 대처하면, 이제까지 받았던 비난을 좀 만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전광훈 목사에 대해선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그의 활동이 좀 지나치더니 이번에 치명상을 입었다. 코로나19 첫 번째 확산이 신천지 바람을 잠재우더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광훈 바람도 잠잠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손봉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