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롱 작가
웹툰 ‘초롱이와 하나님’의 김초롱 작가 ©CBS <새롭게 하소서> 유튜브 영상 캡쳐

김초롱 작가는 목회자의 딸로 태어났지만, 대학 시절 하나님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매며 우울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했을 만큼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은 SNS를 통해 웹툰 <초롱이와 하나님>을 연재해 3만 팔로우와 500만 뷰 이상을 기록할 만큼 꾸준한 인기를 얻는 기독교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기 자신이 드러나기보다 <초롱이와 하나님> 안에 계신 하나님, 예수님이 계속 드러나서 시냇가에 심긴 나무처럼 잎사귀가 마르지 않길 소원한다는 김초롱 작가를 만났다.

Q.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웹툰 <초롱이와 하나님> 작가 김초롱입니다. 제 직업은 그래픽디자이너고, 2011년도부터 갓피플에 웹툰을 연재했습니다. 기독교 웹툰 작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한 지는 2년 반 정도 되었습니다.

Q. 20대에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나요?

A. 어렸을 때부터 예배에 참석하고 주님을 알았지만, 하나님은 저에게 두려운 대상이었고 대학에 들어간 후 끝없는 방황, 하나님 사랑이 아닌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매던 시간으로 가득해 대학교 4학년 때 심각한 우울증이 찾아왔습니다. '하나님의 대학이라는 한동대에서 내가 첫 번째 자살을 하는 학생이 되겠군'이라는 생각으로 자해와 눈물, 자살 시도로 가득한 마지막 한 학기를 보냈었습니다.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고 스물다섯 살이 되었을 때, 태국에서 만나 뵌 선교사님의 기도를 통해 제가 하나님께 사랑받는 존재인 것을 알게 되고 주님이 믿어지게 되었습니다.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그분이 살아계시고 난 그분께 사랑받는다는 것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우울증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을 알게 되었으니 내 인생은 이제 행복한 일만 가득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진 빚이 아닌 다른 사람이 진 빚을 갚기 위해 회사에서 퇴근한 후 다른 회사 일을 맡아 새벽 3~4시까지 일하고, 주말에는 디자인 외주를 받아 일해야만 했습니다. 밥값이 없어 삼각김밥 하나로 하루를 때웠고, 지하철에서 '하나님'이라고만 생각해도 눈물이 나서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눈물을 훔치고 들어가는 일상이 3년이 넘게 지속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 속에 주님이 함께하셨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주신 달란트인 글과 그림을 통해 저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역사하심을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롱 작가와의 만남 모습
초롱 작가와의 만남 모습 ©김초롱 작가

 Q. 웹툰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나요?

A. 저의 경험과 이야기를 99.9% 담고 있습니다. 웹툰 소재는 저의 선교 이야기, 예배드리면서 받은 은혜, 믿는 청년으로서 세상에 갖는 불만, 직장생활 할 때, 우울증 걸렸을 때 등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특히 요즘 초점을 두는 것이 평범한 일상에서 만나는 하나님입니다.

대부분의 간증을 들어보면 특별한 사건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성경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이 하나님과 예수님은 특별한 사건뿐 아니라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 평범하게 다가오셔서 만나주신다는 것입니다. 전지전능한 예수님이 부활을 하신 후에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이들을 다 쓸어버리고 악을 정리하신 것이 아니라 생선을 구워서 제자들과 함께 먹고 가셨습니다. 살림하시고 음식을 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제게 너무나 깊게 느껴졌습니다. 많은 사람이 성령체험, 특별한 체험과 기적과 표적을 구합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만난 예수님이 진짜 큰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독자분들도 그런 것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기에 제가 일상에서 체험한 하나님을 들려드리고, 그 안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Q. 웹툰과 함께 성경필사를 하시게 된 동기가 있나요?

A. 2020년을 시작하면서 출판사와 안 좋은 일을 겪게 되어 작년과 올해 책이 얼마나 판매됐는지도 모른 채 인세를 모두 책으로 받게 됐습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아무런 힘이 나지 않아 하나님께 모든 것 맡긴다며 기도제목을 백지로 내면서 성경 필사를 하게 됐습니다. 잠언을 필사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어서 SNS에 공유하면 스스로 책임감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엄청나게 많은 분이 필사에 동참해주셨고, 성경필사운동도 일어나게 됐습니다. 원래 로마서까지만 필사하려고 했는데 하나님이 그 안에서 일하시는 것을 체험했고, 신약을 다 써보기로 했습니다. 같이 써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저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제가 꿈꾸던 것 중 하나가 SNS 공동체였습니다. 목사님께서 'SNS에도 하나님이 계시니?'라고 물어보셨는데, 생각해보니 모든 매체를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셨고 안 계신 곳이 없었습니다. 이전에 저는 SNS 상에서 지인들의 질투와 미움, 악성댓글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제 사역과 하나님 관계에만 집중하면서 SNS를 선한 공동체로 만들어보고 싶었고, 계속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성경필사를 통해 서로가 응원하고 힘이 되어주며 하나님 안에서 선한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 사명은 하나님 은혜를 체험할 수 있게 하는 '통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 앞으로 조금이라도 데려갈 수 있는 통로, 성경필사운동을 통해 조금이라도 시간을 선하게 쓸 수 있는 통로가 됐다면 SNS의 역할과 저의 사명을 충분히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롱이와 하나님 김초롱 작가
©‘초롱이와 하나님’ 페이스북

 Q. 기독교 작가로 활동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A. 부모님께서 뿌듯해하실 때, 저와 같은 아픔을 겪은 분들이 우울증약을 끊고 자해하는 행동을 멈췄다거나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다고 말해주실 때입니다. 가장 큰 보람은 성경필사를 함께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날 때입니다. 필사하시는 분들이 SNS에 초롱이와 하나님을 태그해서 올리셔서 초롱이와 하나님을 검색하면 제 웹툰보다 필사인증 사진이 더 많이 나오는데, 제 열매는 그것인 것 같습니다.

Q. 최근에 기독교 탄압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A. 초롱이와 하나님 드로잉클래스를 아는 동생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에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클래스는 시작 전에 간증과 묵상을 하는 시간이 있어, 어떤 자매님이 '예수님의 보혈로 나를 씻으시고'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손님 중에 한 분이 나가면서 저를 째려보셔서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수채화 수업을 하고 있을 때, 구청 직원 2명이 와서 동생과 얘기를 나누고 돌아갔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들어보니 이곳에서 종교모임 하고 있다고 신고를 해서 확인 차 왔다갔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때는 교회 방역강화 조치도 시행되기 전이었습니다.

저는 중국에서 도망 다니면서 사역을 해봤기 때문에 '탄압'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아는 사람입니다. 예배드릴 때 중국 공안이 갑자기 들어와서 책상 밑에 숨어서 떨면서 '하나님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했던 적이 정말 많습니다. 이러한 일이 한국에선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동일한 일이 일어나고 있고, 중국의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제 마음에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마음 깊게 주신 메시지가 '내가 너와 함께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역사적 흐름을 보면 전쟁을 겪는 세대, 탄압을 받는 세대, 영적인 풍요를 누리는 세대가 있는데 지금은 아마도 탄압을 겪어 내야하는 세대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Q. 선교와 후원을 많이 하고 계신데, 이유가 있나요?

A. 저는 6~7년 동안 물질에 대한 훈련을 많이 받았습니다. 빚을 갚을 때는 열심히 벌어도 제 손에 쥐어지는 수입이 없었고, 호주에 선교 갔을 때는 정말 돈이 없었지만 누군가를 통해 하나님께서 놀랍도록 채워주시는 것을 경험하면서 물질이 내 소유가 아니라는 걸 철저하게 깨달았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선교와 후원에 녹아나온 것 같습니다.

기독교 웹툰은 수익이 나지 않지만, 수익이 나는 굿즈는 저에게 수입이 들어오고 나가는 통로와 같습니다. 제 꿈이 열 교회, 열 명의 선교사님 후원입니다. 그래서 매달 카자흐스탄, 호주, 일본에 계신 선교사님을 후원하고, 미자립 교회에는 굿즈를 무료로 보내고 있습니다. 보내드린 선물을 받고 우신 목사님도 계시고, 코로나19로 너무 어려워 교회를 계속 운영해야 하나 고민하시던 목사님이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힘이 됐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런 일을 할 때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제가 해야 하는 일이 이것이구나라는 것을 느낍니다. 아직도 적자이긴 하지만 지금부터 나누지 않으면 나중에는 제가 죄인 중에 괴수, 욕심의 노예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계속해서 물질을 흘려보내고 있고, 감사하게도 이 일에 동참해주시눈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8월부터는 한국컴패션과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됐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필리핀 한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화장실 재건축 사업인데, 저는 제가 만든 굿즈 중에서 필사 떡메모지와 숫자 스티커를 기부해 이 프로젝트에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선물로 드리게 됐습니다. 참여하시는 분들은 기부뿐만 아니라 매일 요한복음 한 장 필사를 통해 기도와 말씀 후원도 함께 진행합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삶에서 실천하기 위한 선한 일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초롱이네 문방구 굿즈
초롱이네 문방구 굿즈 ©김초롱 작가

 Q.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A.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사람 앞에서가 아닌 하나님 앞에서 바른 인생을 사는 청년들이 되길 기도합니다. 하나님을 가까이 만나면 정말 좋으신 분입니다. 내 삶을 제한하는 분이 아니라 나의 본성과 본질을 찾아주시는 분이시고, 내가 좋아하는 일 하게 해주시고, 나의 고유한 특성을 살려주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기에 술, 담배를 할 수도 있고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지만, 거룩한 척하며 숨기지 말고 하나님 앞으로 나와 솔직하게 털어놓길 바랍니다. 그래야 변화도 있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 알았을 때 제가 누리게 된 진짜 행복, 진짜 평안을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도 체험하길 소원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이 궁금합니다.

A. 사실 지금도 너무나 감사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제가 방송을 통해 간증하고 인터뷰도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열심히 해서 하나님 뵐 때 '수고했다, 잘했다'고 칭찬받고 싶습니다.

특별한 꿈이 있다면 재정의 통로가 돼서 선교나 후원을 통해 5천 명을 먹이는 것입니다. 인도, 네팔에 선교하러 갔을 때 쓰레기장에서 음식을 주워 먹으며 정말 어렵게 사는 아이들을 많이 봐서 음식을 남기거나 풍족한 상황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부담으로 느껴집니다. 제 몸이 피곤한 것으로 족하다면 충분히 피곤해도 되고, 잠을 줄이면서 할 수 있으니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을 주시는 대로 열심히 감당해서 저에게 주신 물질을 잘 흘려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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