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탈북자들의 대북송금이 금지되면서 북한 기독교인의 생존이 우려되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을 인용해 한국에 거주하는 기독교인 이 모 씨가 북한에 남아있는 어머니로부터 코로나19 기간 동안 북한의 신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여러 편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씨의 어머니는 편지에서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어려운 상황을 이해한다. 하지만 여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한번만 더 도와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 씨는 지난 3월 어머니에게 돈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내 식료품 물가가 상승하고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보통 탈북자들은 주로 은행을 통해 중국에 있는 브로커(중개인)에게 돈을 보내고 그것을 다시 북한에 있는 브로커에게 현금을 바꿔 주면 수수료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제하고 나머지 돈이 의뢰인의 가족에게 전달되는 방식으로 북한에 송금한다.
하지만 대북송금은 적대국인 한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돈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금기시되며 북한 관리들은 탈북자 가족들이 송금을 받으면 이를 문제삼지 않는 조건으로 뇌물을 받고 이를 숨겨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경 보안을 강화해 많은 북한 브로커와 밀수업자들의 활동이 위축됐다. 올해 초 북한은 러시아와의 국경도 폐쇄했고 국내 여행을 제한하고 있다. 때문에 북한 내 외교관과 외국인은 가택 연금에 처하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한 브로커는 이 씨에게 “최근 북한 당국은 탈북자와 브로커를 단속하고 있다. 지금은 어렵다. 현재의 단속 수준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도어는 “대북송금 단속은 약 30만명의 북한 지하 교회 신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면서 한 신자는 이 단체에 식료품 없이는 교회가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2019년 3월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조사를 인용해 탈북자 10명 중 6명은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고했다. 탈북자들은 매번 평균 2천460 달러를 송금했다.
오픈도어는 “탈북자들의 송금이 없다면 북한의 경제 위기는 더 악화된다. 많은 사람들이 실제 질병과 국경폐쇄, 농작물 파괴와 가뭄으로 인한 식량 부족으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감염자나 사망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주민들은 최고 3개월 이상의 강제 노동을 해야 한다. 또 국경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하거나 중국인과 접촉했을 경우 1년 이상의 강제 노동을 처벌받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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