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국민일보목회자포럼이 주최한 ‘2020국민미션포럼’이 9일 오전 여의도 CCMM빌딩에서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 어떻게 세울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1부 예배에서 김석년 목사(서초성결교회 원로, 패스브레이킹기도연구소장)는 설교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서 유튜브 설교, 디지털 교회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선교의 도구이지 결코 교회가 될 수 없다. 교회는 영혼, 몸을 모두 구원하는 전인적 공동체”라며 “교회는 공동체로 존재하는 그리스도의 현존이다. 어떤 박해나 전쟁이 온다 해도 공동체로 존재하는 교회를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초대 교회는 박해를 받아도 땅 속에 카타콤을 세웠다. 위기에도 오히려 전인적 공동체를 강화시켰다”며 “결국 처음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되는 게 복음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교회는 무기력한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는 예수로 살지 않고 목회해서 그렇다. 60년대 번영신학이 최고인 줄 알던 나는 점점 성공하기 위한 기독교에 물들었다. 가난했던 나는 성공해서 더 큰 교회를 하고 싶었고 결국엔 성공했다”며 “그러나 나는 예수로 (목회를) 하지 않았다. 입으로는 예수를 말하지만 내 속에는 기독교가 없었다. 오늘 우리도 그렇지 않는가”라고 했다.
김 목사는 “십자가가 아니라 더 큰 교회를 따르는 것이 우리 모습이다. 탐욕스럽고 무례한 기독교가 됐다”며 “나는 왜 목사가 됐는가? 바보처럼 용서하고 고생하면서 교회를 세울 수 있는가? 이런 예수의 피, 예수의 심장 때문에 목회, 선교할 수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2부 포럼 순서가 이어졌다. 먼저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목사)는 “코로나로 한국교회를 다시 세울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를 잃어버리면 다시 회복할 수 없다”며 “이럴수록 한국교회는 초대교회 신앙으로 리셋(Reset)돼야 한다. 성도의 80%가 온라인 예배에 길들여져 있고 일부 목회자들이 이를 찬동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는 공동체 신앙으로서 집합성, 현장성, 집례성이 없다면 예배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맞아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초대교회 신앙, 곧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일으켜야 한다”며 “AD 250년 로마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에 천연두가 창궐해서 인구의 약 3분의 2가 죽었다. 이 와중에도 디오니시우스 주교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준비하며 ‘어떤 재앙에서도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있다’고 했다. 이교도들은 숨어버리고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은 거리로 내몰린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알렉산드리아의 기독교인들은 길거리의 병자들을 돌보았다. 그래서 기독교인들에게 ‘파라볼라노이’ 곧 ‘함께 옆에 있는 자’라는 칭호가 붙었다. 이들은 ‘영혼의 손’이라 불리며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역사 속에서 전염병이 창궐할 때도 기독교인들은 역설적인 신앙을 보여줬다. 이런 역설적 신앙이 한국교회의 예배를 세우고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소 목사는 “한국교회가 예배를 얼마나 소홀히 했는가? 물론 교회가 코로나 집단 감염지가 돼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교회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현장 예배를 잘 드려왔다”며 “그래서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수 만 명이 모여도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되지 않았다. 한국교회 전반이 하나님보다 코로나19를 두려워했다면 이제라도 정통 교회론을 굳세게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무너진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몸으로서의 교회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 목회자가 초대교회 신앙을 가지고 복음의 열정을 회복해야 한다”며 “복음이 우리 가슴에 깊이 각인되고 타오르게 해야 한다. 목회자가 처음사랑과 열정을 회복하고 자기희생과 자기헌신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설교자는 단순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픔, 그리스도의 마음에 자극돼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한다. 그럴 때 성도들의 마음이 요동칠 것”이라고 했다.
김운용 교수(장신대 설교학)는 “코로나 이후 ‘과거 표준이 통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 기준’이 도래하는 뉴 노멀 시대가 열린다고 말한다. 코로나 이전의 교회처럼 순수한 시절로의 회귀를 꿈꾸지만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없다”며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전혀 다른 곳이 될 것이다. 방법론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서 설교자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6.25전쟁, 신사참배 문제 등 한국교회가 위기를 겪을 적마다 본질로 돌아가서 위기를 해결했다”며 “오늘날 목회자들은 예수님이 가장 싫어했던 번영신학, 율법적 신앙을 설교에 덕지덕지 붙이는 게 문제가 아닐까? 성공회 신학자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후기 기독교시대라는 이 어려운 때 우리가 추구해야 할 부분은 바로 본질의 회복’이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설교자는 하나님의 주권, 역사, 말씀에 능력이 있음을 확신하고 있는가?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확신이 있는가? 실은 목회자 자신이 무신론주의자가 아닐까”라며 “말로는 하나님과 복음을 설교하지만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두렵고 떨면서 느끼지 못한다. 구약의 설교자들은 세상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하나님으로 불타올랐다. 그들에게 하나님은 거역하지 못할 실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하나님에 대해 결코 신학적으로 규명하려 하지 않았다. 선지자들이 하나님 말씀을 그대로 회중에게 전하면 죽는 상황임에도 말씀 그대로 순종하려고 몸부림을 쳤다”며 ”타락한 세상에 대해 하나님이 얼마나 아파하셨는지가 선지자들의 삶이며 주된 관심사였다. 오늘날의 설교자들이 이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우리 설교자들은 성도들을 교회 안에만 가뒀다. 교회 밖에서 성도들이 세상과 다르게 돈을 벌고 쓰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게 목사의 역할”이라며 “이 시대 교회의 위기는 세상과 다르지 않을 때 생겨난다. 코로나는 세상과 똑같이 살아갔던 교회에게 주는 도전이다. 우리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색깔 등을 다시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D 3세기 중반, 로마 키프리아누스에 역병이 돌아서 황제 클라디우스 2세도 죽었다. 로마 제국은 전염병의 책임을 돌리기 위해 크리스천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며 “그럼에도 당대 교인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당당히 신앙에 따라 살고 죽었다. 우리가 언젠가 죽을 인생이라면 우리가 믿는 신앙의 확신을 가지고 더욱 담대하게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는 “우리는 선교와 이웃사랑을 멈춰서는 안 된다. 선교하자면 이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고, 이웃을 사랑하면 선교하게 된다. 이는 코로나라는 상황에도 변함이 없다”며 “다만 사도행전에서 바울이 소아시아 지역에 복음을 전하려고 했지만 예수의 영이 허락지 않았다. 하나님이 2차 선교여행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통적 교회론에서 성례전 등은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가 간과한 부분을 이번 코로나를 통해서 드러내셨다. 바로 선교를 위해서 하나님은 교회를 흩으셨다”며 “성도들이 교회 안보다 삶의 현장에서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 코로나로 모이지 못해도 삶의 현장에서 선교사로 사는 게 중요하다. 제자도의 클라이막스는 바로 선교”라고 했다.
황 목사는 “예배는 천국에서 영원히 드린다. 하지만 선교는 이 땅에서만 할 수 있다. 지금 코로나 사태에 대해 교회는 예배와 모임을 지키는 선에서만 논의하지만 이 때를 선교의 기회로 삼자”며 “코로나가 종식된 뒤 사람들은 ‘어려울 때 교회는 뭐 했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세상을 섬겼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 울타리를 넘어서 제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또 “평촌새중앙교회는 방역, 보건위생, 환경미화, 거리 청소, 취약계층과 공공기관에게 도시락 반찬 나누기, 부활절 나눔, 재능기부 사랑 나눔 등을 하고 있다.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기독교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교회의 좋은 일을 보면 마음이 열린다. 하나님이 코로나를 통해 교회에게 마스크를 씌워주신 것이다. ‘말을 그만 하고 이웃을 섬기라’고 말이다. 한국교회가 섬기는 모습을 이웃에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대 동안 한국교회가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자”며 “예수는 도리어 섬기러 이 세상에 왔다고 하셨다. 교회가 섬기고 사랑해야 할 복음의 영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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