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인근 도시 쿠빈카(Kubinka)에 러시아 정교회인 ‘그리스도의 부활 교회(Resurrection of Christ Church)’가 새롭게 문을 여는 것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국 순교자의소리(VOM)가 9일 전했다.
한국 VOM은 “국군의 주교회로 설계된 이 예배당은 6천 명을 수용할 수 있고, 군대를 나타내는 국방색과 미사일처럼 생긴 첨탑이 특징”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이 예배당 문이 열리는 기념 기도회를 하는 동안, 논란이 많았던 벽화 때문에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VOM에 따르면 원래는 예배당에 논란이 많은 모자이크 두 점을 걸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하나는 과거 러시아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Joseph Stalin)을 묘사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현 대통령과 다른 관리들을 묘사한 것이었다.
한국 VOM은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요소들은 제거되어 완전히 바뀐 모자이크 두 점이 전시됐다”며 “대중의 우려로 인해 그 모자이크가 수정됐을 것”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스탈린 얼굴이 그려진 배너가 승리의 표어가 새겨진 배너로 수정됐고, 푸틴 대통령의 얼굴을 보여주는 모자이크는 대통령과의 협의를 통해 더 전통적인 성화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기도회에 참석했던 관리자들의 논평은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에 따르면 레오니드 칼리닌(Leonid Kalinin) 수석 사제(러시아 정교회 건축과 복원 회장)는 스탈린과 푸틴 대통령의 이미지를 예배당에 거는 사안에 대해 호의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 부장관(Deputy Defense Minister)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장군(General Andrey Kartapolov)은 예배당 문을 여는 것을 기념하는 기도회를 하면서, “스탈린이 러시아에 종교를 회복시켰다”라고 논평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VOM은 “지금부터 거의 90년 전인 1931년 12월, 지금 문을 연 이 새로운 예배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모스크바의 ‘그리스도 구세주 교회(Cathedral of Christ the Saviour)’를 파괴하라고 지시한 장본인이 바로 스탈린”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소련 정권에 희생된 기독교인이 1,200만 명에서 2,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국가는 종종 건물을 이용해서 국민들이 군사적 승리의 역사를 계속 기억하게 한다. 하지만 전 세계 기독교인은 기독교 순교자들이 스탈린과 공산주의를 누르고 승리했다는 사실을 새로운 기독교 세대가 배울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며 “세계 여러 나라에 순교자의 소리를 세운 리처드 웜브란트(Richard Wurmbrand) 목사님은 공산주의 루마니아 감옥에서 14년을 보냈는데, 소련 공산주의가 무너지자 ‘우리는 사랑으로 공산주의를 이겼다’라고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독교 순교자들의 승리는 교회 건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웜브란트 목사의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Tortured for Christ)』 같은 책을 통해 가장 잘 기억할 수 있다”면서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은 공산주의 치하에서 핍박받은 웜브란트 목사와 다른 기독교인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로 6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다. 또한 공산주의와 사탄숭배의 연관성을 문서 증거로 입증한 웜브란트 목사의 『마르크스와 사탄(Marx and Satan)』도 한국 VOM의 베스트셀러”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웜브란트 목사님은 2001년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오늘날 살아 있다면, 스탈린을 높이려는 그 예배당의 노력에 놀라기보다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을 것”이라며 “웜브란트 목사님은 공산주의를 사랑으로 이겨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주셨을 것이다. 그리고 칼리닌 수석 사제나 카르타폴로프 장군에게 따스하고 우호적인 편지를 보내, ‘스탈린이 러시아에 종교를 회복시켰다’는 장군의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사님은 『그리스도를 위한 고난』과 『마르크스와 사탄』을 한 권씩 동봉해 보냈을 테고, 그 책들을 꼭 읽어 본 뒤에 스탈린과 공산주의 체제에서 순교한 기독교인 수백만 명을 기억하여 새 예배당에서 그 책들을 무료로 나눠주라고 촉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