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
‘지영 MANY BLESSINGS’를 발표한 지영씨를 만나봤다. ©조성호 기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CCM ‘십자가’ ‘그리스도의 계절’의 지영 씨가 13년 만에 새 앨범 ‘지영 MANY BLESSINGS’로 최근 컴백했다. 그녀는 “아버지 세대와 자녀 세대의 마음이 회복되어야 한다”며 “그 회복의 시작은 서로를 축복할 때 시작된다”고 이번 앨범을 소개했다. 또 “이 앨범의 곡들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우리를 향해 주시고자 하시는 풍성한 사랑과 은혜를 누리시길 축복한다”고 했다. 아래는 최근 마주한 지영 씨와의 일문일답.

- 안녕하세요. 이번 앨범을 소개해주세요.

“1+2집 이후 2007년에 블리스워십이 나왔습니다. 알려진 곡은 ‘주는 나의 승리’인데요. 오랜 공백기를 지나서 나왔습니다. 교회에서 말씀을 들으면서 곡을 썼습니다. 주된 메시지는 축복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고치려고 혼을 냅니다. 혼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축복하고 안아주는 것이 그 아이에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혼내는 대신 ‘너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야. 넌 하나님의 소중한 사람이야’라고 격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면 자연스럽게 부모와 관계도 좋아진다고 느꼈습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그런 축복을 받는 관계로 회복되어 믿음을 나타내는 삶으로 살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이번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 공백기가 길었던 이유가 있나요?

“곡은 많이 썼는데 앨범을 내려면 재정과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재정도 그렇지만 아이들 셋을 돌보고, 교회 전도사 사역을 하다 보니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어요. 또 신앙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사도바울이 ‘내가 약할 때 강하게 하신다’는 말씀을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음은 빨리 곡을 내고 부르고 싶은데 다른 마음은 ‘내 욕심인가’ 하는 내면에서의 싸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을 비우고 맡겨진 일에 충실하다 보니 곡이 완성되더라고요”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보니 오래 걸렸습니다.

- 이번 곡들 중에서 ‘그리스도의 계절’ 만큼 널리 불릴 만한 곡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시나요?

“제가 대학생 때 김준곤 목사님 말씀을 들으며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거든요. 그 때 데모를 해야 한다는 권유도 있었으나 한계를 느끼고, C.C.C에 들어가서 신앙생활을 부지런히 했습니다. 여름수련회에서 김준곤 목사님이 ‘여러분의 주인은 누구십니까? 정치의 주인은 누구십니까? 문화의 주인은 누구십니까? 사람을 바꾸는 것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셨고 우리들은 ‘예수 그리스도’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새 제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어요. 그때 ‘청년의 피가 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을 바꾸는 것이구나’를 충격적으로 깨닫고 그 때 제 삶이 변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무엇이 저의 부르심인지 이유를 모르고 있었는데 졸업 후 찾은 C.C.C 여름수련회에서 김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마음 안에 확실한 이유를 찾게 됐어요. 우연히 수련회 책자 뒤에 적혀있는 ‘민족 복음화의 꿈’이란 말을 보며 ‘그리스도의 계절’을 만들게 됐거든요. 이후 김 목사님 장례식을 다녀오며 또 ‘민족 복음화의 꿈’이란 단어와 ‘어머니처럼 하나밖에 없는 내 조국’이란 글귀가 눈에 들어왔고 그걸 보면서 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길 위에 서서 만든 곡이 이번 앨범의 ‘이 땅에 부흥을 주소서’란 곡입니다. ‘그리스도의 계절’에 이어 ‘이 땅에 부흥을 주소서’란 곡이 나오게 됐기에 이 곡에 좀 더 애정이 갑니다. 또, ‘바울의 고백’도 멜로디 라인이 좋아서 이 두 곡 만큼은 잘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 ‘그리스도의 계절’ 만큼 잘 알려진 곡 ‘십자가’는 어떻게 나오게 됐나요?

“‘그리스도의 계절’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제 평소의 삶과 무대에서의 삶이 너무 달라서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사역을 1년 정도 하다가 제가 이렇게 가짜처럼 사역하면 천국에 가지 못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차라리 안 하는 게 낫겠다 싶었죠. 주님께 ‘나는 왜 이렇게 변하지 않느냐’며 대성통곡하면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때 마음에 십자가가 보였습니다. 흰옷 입은 분이 ‘지영아 괜찮아. 그때마다 네 있는 모습 그대로 나에게 나오면 돼. 그 문제를 십자가 앞에 주렴’ 이렇게 말씀해주시는 것을 마음으로 듣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바로 그때 흥얼거리면서 만든 게 ‘십자가’입니다. 곡도 가사도 그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만든 곡이라 큰 기대를 안 했는데 많은 분께 알려졌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많이 놀랐어요.”

지영 MANY BLESSINGS 앨범 쟈켓
지영 MANY BLESSINGS 앨범 쟈켓 ©지영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제가 만들어놓은 노래들이 있는데 기타와 어쿠스틱 사운드로 녹음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피아노 하나만 가지고 녹음했는데 두려웠습니다. 오직 목소리로 승부를 걸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또 기존에 불렀던 곡들을 다시 녹음해 보고 싶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의 계절’을 들을 때마다 20대 때 녹음한 거라 지금 버전으로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온라인 콘서트도 해보고 싶습니다. 6월 말이나 7월 초에 앨범을 구매하신 분들 대상으로 초청장을 보내드려서 보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 우리나라 앨범 시장에 대해서 혹시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곡은 많이 알려졌지만, 그 만큼의 수익은 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의 계절’ 저작권에 대해 알아보며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많은 분들이 앨범을 만들때 편곡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개작이라는 것을 모릅니다. 이 부분을 원작가에게 동의를 구하고 진행하는 것도 무시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원이 컴필레이션으로 만들어지지만 원작자에게는 그것 또한 연락하지 않고 마음대로 씁니다. 원작자를 존중하고 그 곡을 사용할 때 합당한 절차를 지키며 유튜브에 올릴 때도 원곡자의 이름을 명시하는 것 등 이런 것들이 잘 개선되면 좋을 것 같아요.”

- 끝으로 찬양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이번에 나온 제 새 앨범, 많이 들어주시고요(웃음). 앨범을 통해서 잃어버렸던 하나님과의 추억과 은혜를 다시 회복하기를 축복합니다. 또 여러분은 주께서 사랑하시는 귀한 분들입니다. 주 안에서 강건하시길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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