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정의평화위원회(이하 정평위, 총무 이홍정 목사)는 제21대 총선을 맞이해 ‘정의롭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당당한 주권의 행사’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도도한 촛불의 물결을 통해 낡은 정치를 몰아낸 우리 국민들은 이제 켜켜이 싸여온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이루고자 하는 열망 가운데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맞이한다”며 “코로나19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지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진 소중한 한 표의 가치와 가능성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나에게 주어진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함으로 주권재민의 민주주의 원칙을 실현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차게 도약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제20대 국회는 참된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촛불 시민들의 열망을 뒤로한 채 정쟁만을 일삼는 식물국회로 전락해 버렸다. 대의기관인 국회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역할도, 안전하고 공정한 노동환경을 만들어 가야 할 사명도, 기후위기로부터 우리 국민을 구하기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일도 전혀 감당하지 못했다”며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어렵게 채택된 비례대표제 역시 위성정당 창당 등 꼼수를 부리는 거대 양당의 패권주의로 인해 만신창이가 돼버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가운데 새로운 국회를 구성하기 위한 총선을 맞이하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19의 엄습으로 대한민국의 과거를 청산하고 오늘을 진단하며 미래를 계획하는 깊은 토론과 성찰은 사라져 버렸다”며 “우리는 먼저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던져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과 공무원,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국민들의 수고와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 어려운 시기마다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왔던 대한민국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지혜롭게 잘 극복해 나가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정평위는 “그러나 코로나19에 모든 것을 묻어둘 수는 없다. 이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를 통해 국회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힘차게 열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역사적 사건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총선”이라며 “켜켜이 쌓여온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것을 외쳤던 국민의 목소리가 이제는 표를 통해 강력하게 표출되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우리는 공정하고 평등하며 생태적이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일하는 국회를 위해 투표할 것을 당부하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며 “첫째, 제21대 국회는 코로나19 이후 예견되는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경제적 약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정국회’가 돼야 한다. IMF 국가부도 사태 때 그러했듯 코로나19로 인해 또다시 서민들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고통을 전가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히 “4대 보험과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긴급취업(휴업)급여 등 취약한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장치를 신속하게 마련해야한다”며 “아울러 비인간적인 비정규직 제도를 철폐하고 모든 이들이 안정적인 조건 가운데 행복하게 노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통해 노동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에도 하루빨리 나서야한다”고 했다.
정평위는 “둘째, 제21대 국회는 개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합리적이지 않은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 시행하는 ‘평등국회’가 되어야 한다. 차별금지법의 취지는 서로를 평등한 존재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에 있다”며 “지금껏 국회는 일부 집단의 반발에 부딪혀 마땅히 제정하여야 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왔다. 그 사이 다양한 소수자들은 각종 차별과 혐오에 시달리며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회는 모든 국민을 위한 국회로서의 본분을 다하여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섬으로써 단지 소수라는 이유로 그 존재를 무시하는 혐오와 차별의 국회를 넘어서 환대와 평등의 국회로 거듭나야한다”며 “셋째, 제21대 국회는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생태국회’가 되어야 한다. 현재 기후변화의 진행 속도를 볼 때 21대 국회는 기후위기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마지막 국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온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무겁게 인식하고 지난 세기 한국사회 최우선 가치였던 경제성장을 대신하여 생명과 안전이 우선되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한다”며 “국회에 ‘기후위기 위원회’를 신설하여 온실가스 배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에너지 전환은 물론 산업구조 전반에 걸친 친환경적 변화의 길을 신속히 논의하고, 기후위기에 대처할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일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넷째, 제21대 국회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평화국회’가 되어야 한다.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자 6ㆍ15남북정상선언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한반도의 평화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제21대 국회는 한반도에서 분단과 갈등의 역사를 청산하고 일치와 화해, 평화와 통일의 길로 하루 속히 나아가야 한다. 현재의 분단 상황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민간교류 활성화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에 온 힘을 다하여야한다”고 역설했다.
정평위는 “우리는 제21대 국회가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시대정신을 헤아리고 국민의 간절한 열망을 존중하며 가장 작고 낮은 자리의 국민들을 희망으로 품는 진정한 국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이제라도 이번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과 각 정당은 비난과 비방, 당선만을 목표로 한 얄팍한 꼼수부리기 등 낡은 정치를 벗어버리고 진정 국민의 편에 서서 대한민국의 건강한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로 총선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4,399만 명의 대한민국 유권자들에게 당부 드린다. 우리 국민은 위기의 순간마다 분연히 일어나 정의를 외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왔다”며 “이번 총선을 맞아 적극적으로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낡은 정치를 밀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한국 교회 역시 공정하고 평등하며 생태적이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이 여정에 뜨거운 기도와 참여로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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