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밤 9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확산과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진정성 있는 사과 보다는 단지 "송구하다"며 정부는 잘하고 있고, 충분히 치료 가능한 병이니 협조해 달란 말에 국민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더 위험한 다른 곳들은 전혀 언급치 않은 채 정부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교회와 대중집회에 대한 경고만 발해 교계는 더욱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는 말했지만, 위기 대응 단계를 현 '경계' 수준에서 '심각' 수준으로 격상시키지 않은 채 "코로나19의 감염 진행 상황이 더욱 엄중한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만 했다. 이날 경주에서는 한 40대가 코로나19로 사망, 변사채로 발견됐다.
또 정 국무총리는 국민들의 불안 심리가 최고조를 향해 가고 있음에도 불구, "코로나19는 초기 경증단계에서 전파력이 높지만, 치명률이 낮다는 특성이 있다. 조기에 발견하고, 조기에 격리해 치료하면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안심시켰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은 이제 개발이 시작된 단계이고, 변변한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종교행사 등 좁은 실내 공간에 모이는 자리나 야외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밀집하는 행사는 당분간 자제하거나 온라인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아울러 국가의 방역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위생용품 매점매석 등 불법행위, 무리한 대중집회 등을 통해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 했다.
이에 종교계 한 관계자는 정 총리의 '종교행사' '무리한 대중집회' 등 언급에 대해 "더 위험한 대중교통과 지하철, 버스, 극장, 공연장 등은 아무런 언급하지 않고 굳이 종교행사나 집회를 지적하느냐"며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다고 '옳다구나' 하며 이참에 세를 죽이려 하느냐"고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정 총리는 "우리는 코로나19를 이겨내야 하고 이겨낼 수 있다. 우리의 선진 의료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동안 감염병 대응 경험도 충분히 축적돼 있다. 우리는 이미 과거 사스와 메르스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 정부의 노력과 국민 여러분의 협조로 이번 코로나19 역시 극복해 낼 수 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우리 정부와 의료진을 믿고 협조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세월호 때 '가만히 있으라'던 선내 대기 지시가 오버랩되어 떠오른다"면서 "더 이상 국민들은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 당장 중국인들 입국을 제한하고, 더 강도 높은 위기 대응으로 자국민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 일간지 김광일 논설위원은 "정부 방역대책 발표, 무시하지는 마시되 믿지도 말라"고 말하고, "방역 대책 구멍 뚫렸다"며 "이제 각자도생의 심정으로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아무쪼록 이런 때 일수록 정부의 대책 말고, 자신의 몸은 이제 자신이 지켜야 되는 그런 단계에 왔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하시고, 건강 보살피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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