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 논객으로 유명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8일 자신의 SNS에 “옛날 차범근 감독의 강연을 들었는데, 그 분이 그럽디다. 복수는 인간이 하는 게 아니라고. 내가 안 해도 하나님이 다 해주신다고”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진 전 교수가 이날 방송인 김제동 씨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는 글을 올리면서 말미에 쓴 것이다. 진 전 교수의 종교에 대해선, “목사의 아들”이라며 개신교인이라는 주장이 있다. 실제 진 전 교수도 과거 한 매체(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밝히고 있다.
“(아버지는) 충청도 빈농 집안에서 태어나 고학으로 중앙대 법학과를 다녔답니다. 그마저 생활고 때문에 불가능해지자 등록금이 면제되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사가 되셨대요.”
그러면서 그는 “‘목사님’ 하면 떠오르는 일반적 이미지와는 좀 거리가 있는 분이었어요. 날카롭고 지적인 스타일에 자존심도 강했죠”라며 “동네에서 영자신문을 읽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간혹 근처 미군부대에서 영어 설교도 했습니다. 동사무소에서 유신체제 홍보 책자 같은 걸 보내오면 화를 내며 찢어버렸어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종교적 강압은 하지 않았다면서 “합리적인 분이었어요. 방언 같은 것을 높이 치지도 않았구요”라고 했다.
특히 “어려서 아버지로부터 굉장히 합리적인 기독교 교육을 받았다”는 그는 “설교는 일종의 해석학이며, 불교건 기독교건 이슬람교건 그것이 세계 종교라면 안심하고 믿어도 좋다고 생각해요. 취향에 따라서는 소수 종교를 믿을 수도 있구요”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 “제 장인어른이 대처승인걸요. 제가 종교에서 가치 있게 생각하는 건 어떤 보편적 신성입니다. 또 믿음, 소망, 사랑 같은 것들이요. 오히려 전 ‘정치’ 가지고 ‘종교’ 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종교적 욕구는 교회 가서 해소하시고 정치는 맨 정신으로 하라구요”라고 했다.
‘종교에서 무엇을 얻나요’라는 질문에는 “판단이 안 설 때, 개입하고 발언하는 게 옳다 싶지만 불안할 때 시편 23편을 떠올려요.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害)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사람마다 나름의 존재미학이 있다면 제겐 신앙이 그 한 뿌리인 거죠”라고 답했다.
한편, 진 전 교수는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비판으로 보수 진영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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