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시기독교연합회(회장 허벽 목사, 이하 과기연)와 과천시신천지범시민연대(대표 김철원 목사, 이하 연대)가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측이 과천시에 13번째 건축물을 증축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천은 신천지로부터 성지로 간주되는 곳이다.
과기연과 연대 측은 지난해 12월 19일 신천지 측이 과천시 중앙동에 소유한 대지에 대한 건축허가를 과천시청에 신청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신천지라는 이름 대신 ‘유명’이라는 재단법인 이름으로 건축허가가 신청됐다는 것. 이에 일각에선 신천지가 비판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연대 관계자는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천지가) 11번째 건축신청 때까지는 '신천지'라는 이름으로 했고, 12번째부터 ‘유명’이란 이름으로 한 것 같다”며 “과천 시민들의 민원을 피하고 건축허가를 따기 위한 수법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같은 신천지라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특히 “신천지 재단(하늘문화나눔) 등기부등본에 있던 한 이사와 재단법인 '유명'의 등기부등본에 있는 한 이사의 성이 같고 다만 이름이 다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생년월일이 동일하다"며 "두 사람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천지가) 새로운 재단법인을 앞세워 이번에 과천시청에 건축신청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연대에 따르면, ‘신천지 건축불허요청 및 건축분쟁조정신청 연대 서명서’에는 지금까지 약 4천명이 서명했다. 과천 인구가 약 5만 명임을 미뤄볼 때 10% 정도의 시민이 이번 증축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연대는 이 서명서에서 “건축허가신청자는 재단법인 ‘유명’으로 되어 있으나 현재까지도 토지 및 건물의 소유자는 신천지예수교회”라며 “건축허가신청자와 소유자가 일치하지 않음으로 만약 건축허가를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권리관계 및 당사자 책임 관계로 인하여, 일련의 분쟁이나 심각하고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건부 매매 계약만으로 그 권리관계가 확인됐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심지어 유명으로 소유권이 이전되었다고 할지라도 이후 소유권을 다시 신천지에게 반환이전하거나, 건축허가신청자는 명의를 빌려주고 실질적으로 신천지가 계속하여 소유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의 이유들은 지금까지 해당 지번의 건축이 불허되었던 아래와 같은 이유와 더불어 추가적인 이유로서 마땅히 불허되어야 할 것”이라며 “오히려 법인의 등기부등본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유명’은 이번 건축을 위하여 신천지가 내세운 대리주체에 불과하다는 것이 파악 되었다”고 적고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해당 토지에 건축이 불허되었던 이유들은 ▲신천지가 지역사회에 미친 심각한 사회문제들 ▲신천지 신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과천시 중심상업지역의 심각 한 교통문제 및 주차문제 ▲제일쇼핑 집단폭력사태 ▲주변 건축물의 무단점유사용 등의 피해 ▲학원법 위반 및 종교시설로서의 사용으로 인한 건축법 위반 등이었다”며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 내지 해소의 기미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천지가) 지금까지 건축허가 신청을 해왔던 규모보다 더 큰 규모의 건축을 신청한 것은 추가적으로 충분한 불허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신천지는 과천을 자신들의 성지로 만들려는 명목으로 토지 및 유통시설을 매입하는 등 지속적인 소란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과천시 주민들과 상가 상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또한 신천지의 포교 전략으로 과천시에 소재한 정통교회에 몰래 침투, 잠입시켜 신도들을 미혹하며, 학업포기, 가출, 이혼 등 가정과 사회를 혼란케 하며 사회적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단법인 ‘유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천지와의 관계에 대해 “전혀 관계없다. 손을 뗐다. 아무 상관없다”고만 말했다.
한편 과천시청 건축과 관계자는 “관련법에 따라서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단순히 종교적인 이유로만 반려하거나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천지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신청했는데 반려가 많이 됐다. 건축허가 상 미비한 부분과 민원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했다.
연대 대표 김철원 목사는 “신천지가 가정파괴 등 해악을 끼치고 있다”며 “과천 사람들은 신천지라면 학을 뗀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신천지라고 하면 장사를 못 할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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