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작은 일에 충성할 때 큰 것도 맡기시는 분입니다. 2,500만 명 북한 주민들을 선교한다고 하지만 이미 한국에 들어와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34,000명의 탈북 민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6만 여개 한국교회들이 2교회씩 1명의 탈북민들을 사랑으로 품어도 이들이 복음화 될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에스더기도운동본부 탈북민 센터를 섬기고 있는 이중인 선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2007년부터 이용희 교수를 필두로 시작된 에스더기도운동본부는 복음이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북한, 이슬람권, 이스라엘을 위해 기도로 선교의 문을 열고자 시작된 단체다.
그 중 탈북민 센터는 2009년부터 사역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 기도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필라안디옥교회를 섬겨왔던 이중인 선교사가 2017년부터 에스더기도운동 탈북민 센터를 섬기고 있다.
화요 기도모임에는 북한 복음화를 위해 참여하는 기도 용사만 40~50명이다. 또 매주마다 북한 선교 전문가들을 초빙해 북한의 실상을 듣고 북한 복음화를 위해 절실히 기도하고 있다.
이중인 선교사는 “34,000명의 탈북민들이 현재 한국에 왔지만 고작 1,000명 정도만 주일날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이는 우리 한국교회가 탈북민에 관심이 부족하고, 탈북민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탈북민들은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한국에 들어왔는데도 한국에 와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한 자살률 보다 3배가 높다는 통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탈북민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남한 학생들보다 자퇴하는 비율이 10배가 넘고 대학생의 경우는 약 6배가 높다고 한다”며 “6만 여개 교회들이 2개 교회씩 1명의 탈북민들을 사랑으로 품어준다면 이들이 충분히 복음화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재정지원보다 탈북민들과 친구가 되는 ‘관계 형성’”이라고 강조했다.
이 선교사는 “돈이나 재정 지원보다는 탈북민들에게는 관계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에서 어떻게 살아낼지도 모르고 이를 물어볼 관계도 없는 탓에 자살같은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탈북민들에게는 경제적 지원보다 친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고충도 털어놨다. 이 선교사는 “탈북민 사역 하시는 많은 분들은 ‘그렇게 잘해주다가 갑자기 마음 바꾸고 돌아서는 일들을 경험했다. 아프리카 선교보다 더 힘들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 또한 (탈북민들을) 열심히 도왔지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고 삿대질 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다시는 안본다고 하고 떠나가기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찾아오는 탈북민들도 있다. 그러한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 이는 실패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며 담담해 했다.
“예수님이 겪으신 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이 선교사는 “전혀 힘들지 않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탈북민 선교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마음자세는 바로 ‘탈북민들이 즉각 변화될 것’이란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지금 없을지라도 탈북민들이 모임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다. 아직은 그들이 성경과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충분히 믿어지지는 않을지라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기대치를 높게 잡지 않으니 변화가 빨리 일어나지 않아도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선교사는 “아직은 예수님을 깊이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 저러한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다”며 “탈북민들이 전 세계 어떤 사람들도 받아 보지 못했던 상처와 아픔들이 있기에, 이들이 예수님을 깊이 만난다면 전 세계 어떤 사람들도 다 품고 치유할 수 있는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탈북민들이 예수님을 정말 제대로만 만나면 순교적 신앙으로 온 열방을 복음화 할 수 있는 용사들”이라며 “정말 소망이 있다. 예수 안에서는 모두가 존경스러운 분들”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교회를 향해 “탈북민 구출, 가족 송금, 그리고 탈북민 교회와 신학생 돕기, 한교회가 탈북민 1명 입양해서 친구 되어주며 제자삼기 등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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