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레이몬드 코(Raymond Koh) 목사가 의심스럽게 실종되고 3년 가까이 지난 지금, 한국 순교자의소리(VOM, Voice of the Martyrs Korea)은 코 목사 가족에 대한 지원을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권면하고 있다. 코 목사 가족을 지원하는 방법은 말레이시아 정부에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서에 전 세계 기독교인과 함께 서명하는 것이다.
2017년 2월 13일, 검은색 SUV 3대가 코 목사의 차를 포위했고 코 목사는 복면을 쓴 남자들에게 납치되었다. 남자들 숫자는 적어도 15명은 되었다. 이후 코 목사나 그가 운전하던 자동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국 VOM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사건에 대한 말레이시아 경찰의 반응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코 목사의 아내 수잔나Susanna 사모가 실종 신고를 하러 경찰서에 갔을 때, 경찰은 코 목사가 무슬림에게 기독교 개종을 권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보통 말레이시아를 '온건한' 무슬림 국가로 여기지만, 이슬람법을 더 강력하게 지키자고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에 대해 최근에 부쩍 논란이 일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코 목사가 납치되었다는 사실보다 목사님이 기독교인이라는 점을 더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는 것 같다.”
코 목사의 아내는 목격자들이 코 목사를 마지막으로 보았다고 증언한 지역의 주택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사건에 관한 CCTV 영상을 갖고 있는지 물어봤다. 마침내 사건 현장 영상을 확보한 그녀는 그 영상을 처음 본 순간 충격에 휩싸여 말했다.
“전문가들 소행이다. 믿을 수 없다. 권력층에서 제 남편을 납치하라고 명령한 게 틀림없다.”
관계자들은 이번 납치 사건이 전에 코 목사가 당했던 몇 가지 위협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코 목사는 하라판 코무니티(Harapan Komuniti, 희망의 공동체)라는 자선 단체를 운영했었다. 미혼모, 어린이, 마약 중독자, 에이즈 진단을 받은 사람들을 돌보는 단체였다. 하지만 이 단체가 무슬림을 기독교로 개종시키기 위한 속임수라고 보고, 이 단체의 프로그램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는 무슬림도 있었다.
“2011 년, 그 단체에서 주관한 저녁 식사 자리에 셀랑고르(Selangor)주 이슬람 부서 관리 30명이 난입하여 참석자 전원의 사진을 찍었다. 그런 뒤에 얼마 지나지 않아 코 목사 부부는 살해 위협을 당하기 시작했다." (현숙 풀리 대표)
탄저균으로 생각되는 흰색 가루가 채워진 봉투와 총알이 담긴 상자도 받은 적이 있다고 코 목사 부인은 말했다. 그렇지만 코 목사는 굴하지 않고 사역을 계속했다.
목사가 실종된 후, 말레이시아 인권위원회(SUHAKAM)에서 독립적으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2018 년 5월에는 샴쟈니 모하마드 다드(Shamzaini Mohamed Daud) 경사가 경찰 내부의 비리를 고발하면서 말레이시아 공안부(Cawangan Khas)가 코 목사 실종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달, 다드 경사는 자신의 주장을 부인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거의 3 년 전에 찾을 길도 없이 납치된 신실한 목사와 사모의 자녀들을 도울 기회를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주고 싶다. 코 목사 실종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을 밝히라고 말레이시아 정부에 촉구하는 청원서에 지금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서명하고 있다. 한국 VOM은 진실을 밝히는 이 일에 전 세계 형제자매와 동참하자고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촉구한다."
한편 그들을 도울 방법은, 지금부터 11월 말까지 www.vomkorea.com/freepastorkoh 에 접속하여 서명하는 것이다. 한국 VOM은 12월에 서울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에 청원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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