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7대 종단 지도자들이 18일 낮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에 참여하는 종단 수장을 초청해 이뤄졌으며, "종교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3.1운동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는 자리였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오늘 간담회에 참석한 종교지도자들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념과 종파를 넘어 민족이 하나가 되었던 3.1운동 정신을 계승·기념하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자리로 만드는데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이제는 남북 평화경제와 평화공존 시대로 가야한다”며 “이를 위해서도 국민통합과 남남갈등 해소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은 “원불교 법인성사(法認聖事)의 기도정신은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것”이라며 “평화통일을 소망하며 그 결실이 잘 맺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천도교 교령은 “1910년 일제병탄 후 손병희 선생이 10년 후 나라 되찾겠다고 했다. 3.1운동은 그 준비부터 보면 109주년이다. 천도교인들이 3.1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 뒤, “비정치 분야에서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우균 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은 “3.1운동 애국선열 위패를 모실 곳이 없다. 3.1운동 기념관 건립을 기대한다”고 건의했으며, 김영근 성균관장은 “북한 개성 성균관을 민족적 차원에서 복원하고, 이후 남쪽 성균관과 교류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는 “평양 유일의 성당인 장충성당이 벽에 금이 가는 등 복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현재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다. 주교들이 평양을 방문해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은 “2019년 새해맞이 행사로 금강산을 방문해서 북측 관계자들과 신계사 템플스테이 추진방안을 협의했다”고 했다.
더불어 간담회에 참석한 7대 종단 지도자들은 3.1운동으로 희생된 선열을 기리기 위해 오는 3월 1일 정오에 교회와 성당, 사찰, 교당, 향교 등 각 종단별 종교시설에서 3분 간 타종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그간 국민통합과 평화를 위한 종교계의 노력을 치하하고, "한반도의 평화가 함께 잘사는 번영으로 이어지도록 계속해서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3.1운동에 대해서도 "종교계의 헌신으로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연대와 협력의 역사가 만들어졌다"고 말하고, "자부심을 가질만한 일"이라 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남북 교류에도 앞장서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정부와 정부 간의 공식적인 관계가 막혀있을 때 가장 먼저 교류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데가 종교계를 비롯한 민간 교류 쪽"이라며 "특히 종교는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데에 수월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게 주는 상징적인 효과도 아주 크다"고 했다.
특히 그는 남북 관계 관련 더 성과가 이뤄질 것이라 말하고, "그것에 제일 필요한 것이 이홍정 총무가 말한대로 국민통합인데, 사실은 제일 큰 걸림돌은 우리 내부가 그에 대해서 한마음이 된다면 좀 어려움이 있더라도 돌파해 나가면서 같이 감당하면 되는 건데 이게 남쪽 내부에 남남갈등이 있으니까 쉽지 않다"며 "종교계가 조금 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불교, 개신교(NCCK), 천주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등 7대 종단 지도자들이 종교간 대화운동으로 1965년 발족한 종교인 모임다. 참석한 종교지도자로는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오도철 교정원장(원불교), 이정희 교령(천도교), 박우균 회장(민족종교협의회), 김영근 성균관장(유교) 등이다.
이날 행사를 위해 청와대는 본관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19년 인쇄된 ‘3·1독립선언서’를 고해상도로 촬영한 파일을 사용해 12배가량 확대한 크기의 백드롭을 설치했고, 문 대통령과 종교 지도자들은 이 앞에서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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