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북한의 기독교 박해 현 주소를 확인해 볼 수 있는 "2018 북한 종교자유 백서"가 (사)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에서 발간됐다. 2008년 첫 종교자유 백서 발간 이후 열한 번째 연례 백서이다.
"2018 북한 종교자유 백서"에는 2007년 이후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13,349명의 종교자유에 대한 인식조사와'NKDB 통합인권 DB'가 보유하고 있는 71,765건의 사건과 43,348명의 인물 중 북한 종교자유 침해에 대한 사건(1,341건)/인물(1,150명) 분석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 자유로운 종교 활동 가능할까?"
먼저 “북한에서 자유롭게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는가?” 라는 문항에 응답한 12,625명 중 12,577명(99.6%)이 북한에서는 종교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는 북한에서의 종교 활동은 현재까지 변함없이 허용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어 “평양이 아닌 지방에 당국이 인정하는 합법적인 가정예배 처소가 있습니까?” 라는 문항에 응답한 12,810명 중 12,640명(98.7%)이 그런 장소는 없다고 응답했다. 있다고 응답한 170명(1.3%)의 경우도 가정예배 처소가 있다는 인식만 갖고 있을 뿐 실제 목격한 적은 없고,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지속적인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 비밀종교 참가 경험 여부를 묻는 문항에서 북한이탈주민 중 1.2%에 해당되는 160명의 응답자가 북한에서 종교 활동에 몰래 참가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160명의 응답자 중 153명은 2001년 이후 탈북한 북한이탈주민들이기 때문에 2001년 이후 북한 지역에서 비밀 종교 활동이 일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생활 당시 성경을 본 경험을 갖고 있는 응답자 비율은 4.1%(532명)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2000년 이전 탈북 한 북한이탈주민 중 성경을 본 경험자는 단 14명에 불과하였지만, 2000년 이후 탈북을 한 북한이탈주민 중 성경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은 518명에 달하여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2000년 이전 북한에서 성경을 본 사례는 매우 드물지만, 최근에는 북한에 성경 유입이 증가하면서 그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의 종교 박해 수준은
또 북한에서 종교 활동 시 처벌받게 되는 수준을 구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낮은 처벌 수준인 노동단련형은 전체 응답자 12,247명 중 340명(2.8%)에 불과하고, 교화소(한국의 교도소)행은 1,346명(11.0%)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북한 사회에서 가장 높은 처벌을 의미하는 정치범수용소행은 6,038명(49.3%)이 응답하여, 북한에서 종교 활동에 대한 처벌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18년 12월 기준 'NKDB 통합 인권 DB'에 수집된 북한 종교박해 사건은 1,341건이며, 그 중 종교 활동에 의한 경우가 702건(52.3%)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고, 종교물품 소지 318건(23.7%), 종교전파 140건(10.4%), 종교인접촉 63건(4.7%)의 순서로 나타났다.
북한 종교박해 피해자의 경우 생존 22.2%, 사망 17.2%, 미상 60.6%로 생존비율이 낮고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북한에서 발생한 종교박해 관련 사건은 1990년대 323건(24.1%), 2000년대 744건(55.5%), 그리고 2010년 이후 98건(7.3%)의 종교박해 관련 사건이 보고되어 대부분은 1990년대 이후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종교박해 사건 발생 또는 목격 당시의 처벌 수준을 살펴본 결과, 구금의 경우가 794건(59.2%), 이동의 제한 133건(9.9%), 사망 120건(8.9%), 실종 90건(6.7%), 추방 및 강제이송 51건(3.8%), 상해 48건(3.6%)순으로 나타났다. 종교박해 사건의 경우 구금, 이동의 제한, 사망 및 실종, 상해, 추방 등 매우 강력한 처벌이 주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탈주민 다수 종교는 '기독교'
한편 현재 자신의 종교를 묻는 질문에 총 12,589명 응답자중 기독교를 믿는다는 응답자는 5,218명(41.4%), 불교 1,305명(10.4%), 천주교 1,215명(9.7%)순으로 나타났고,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3,588명(28.5%), 미상은 1,219명(9.7%)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종교 활동을 하고 있는 경우 종교 활동을 시작한 시점을 조사한 결과,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조사시설)에서부터 종교 활동을 시작한 응답자가 3,197명(34.0%), 중국에서부터 2,833명(30.1%), 하나원에서부터 2,734명(29.1%), 중국 외 제 3국에서부터 468명(5.0%), 북한에서부터 172명(1.8%) 순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NKDB 통합 인권 DB'에 등록된 1,341건의 북한 종교박해 사례 중 관계자의 인적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범위에서 중요 사건들을 소개한 것이다.
NKDB 측은 "북한 내에서 종교생활을 한 사실이 적발되거나 강제송환 후 조사과정에서 종교 활동과 관련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최종형량이 내려지기 전까지 다른 죄인에 비해 조사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가 심각함을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게 11년도 겨울이었어요. 구류장에 잡혀 있었어요. 이 여자는 중국에서 예수를 믿었다고 분리해서 독 감방에 있었어요. 그 여자는 그때 병으로 앓고 있었어요. 위궤양을 심하게 앓았어요. 밥을 제대로 못 먹고 입에 죽을 떠 먹여주고 그랬어요. 종교를 했다고 그랬어요. 국자에 맞아서 죽었어요. 계호원이 때렸어요. 그 여자가 뭐라고 말을 하니까 침을 뱉어나 악이 나서 그랬어요. 00시 보위부 구류장이었어요.”(탈북자 이OO, 2017년 10월 면접)
“***는 함경북도 OO군 보위부 구류장에서 제가 본 사람인데 나이는 28살에서 32살 정도였어요. 2010년도 6월 말 정도인데, 정치범관리소로 가더라고요. 정치범 관리소 12호 말하는 거예요. 중국 OO구에서 10년 살았대요. 그 사람은 기독교를 믿었다는 거예요. 그 사람이 저한테 전도를 하더라고요. 신기하고 그 속에서 그런 생각하는 것이 너무 놀랐어요. 듣기만 하고 있었는데, 2010년도에 넘어오면서, 기독교를 믿으면서 변한 거예요.”(탈북자 현OO, 2013년 10월 면접)
“***이가 2013년인가 2014년에 강제송환을 당해 들어왔어요. **이는 다른 게 아니고 가가 중국에 있으면서 기독교 신자고 기독교 전파하는 일을 조금 했단 말입니다. 아는 사람 만나면 ‘하나님이 좋다,’ ‘하나님 믿으라’고 이런 식으로. ‘한 고향 사람인데 마지막으로 한 번 보겠음 보라’해서 만나게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딱히 총살은 아닌데 그저 죽이는 거란 말입니다. 거기에 죽이러 데리고 가라고 그러더란 말입니다. 정치범이니까 언제 죽인다고 예정은 하지 않았는데. **이 형체를 알 수 없었답니다. 사람이 다 쫄고 운신 못하는 걸 질질 끌고. 나중에 **이가 죽었다고 말했단 말입니다.”(탈북자 주OO, 2016년 8월 면접)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