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학술원
(왼쪽부터) 유은상 서울여대 명예교수, 김영한 숭실대 명예교수,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 이정익 신촌성결교회 원로목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제 73회 기독학술원(대표 김영한 박사) 월례포럼 ‘2019년 한국사회를 향한 교회의 소명‘이란 제목으로 양재 온누리 교회 화평홀에서 오후 3시에 개최됐다. 이날 발표에는 유은상 서울여대 명예교수가 '정치사회적 관점에서 본 2019년 한국사회를 향한 교회의 소명'이란 제목으로 발제했다.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노(老) 학자의 눈은 어떨까? 현재 교회 장로이며, 기독교한국문제연구회 회장인 유은상 명예 교수는 “현재 한국은 시민전쟁 중”이라고 지적했다. 즉 그는 “대한민국 안에서 국민들 간 우리라는 같은 공동체의식은 사라졌다”며 “정치적 우적(友敵) 관계로 나뉘어져, 정치적 의견을 달리하는 상대방을 적으로 타도해야 될 대상으로 규정한 치열한 투쟁 상태”라고 보았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그는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 가지 이데올로기를 절대 선으로 합리화 하려는 경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민주주의의 위험성을 경계하며, 그는 “민주주의란 정의를 실현하고 기독교인들이 평온한 일상을 영위하도록 돕는 정치체제가 될 수 있지만, 독일 히틀러의 경우는 정반대였다”고 재차 말했다. 이를 위해, 유은상 교수는 독일 파시즘 히틀러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장악하고 전 세계를 2차 대전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그는 “1917년 러시아에서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났는데 공산주의 유물론을 기치로 내걸었다”며 “이는 교회를 계급사회 상부구조로 봄으로, 프로레타리아트 계급 해방을 위한 타도 대상으로 보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볼셰비즘은 신앙을 미신 및 민중의 아편으로 해석해,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한 게 아닌 사람이 하나님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며 “이로 인해 1차 대전 이후 서부 유럽 권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공산주의의 확산에 대한 공포에 떨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세계 공산화를 표방하는 코민테른이 결성된 후 더 그랬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1차 대전 이후, 패전국이 된 독일 대부분 국민들은 러시아 혁명이 독일까지 번지는 걸 두려워했다”며 “극좌정당인 공산당이 독일에서 결성돼 볼셰비즘을 표방하고 나섰을 때, 많은 독일 그리스도인들은 두려움에 떨었다”고 전했다. 때문에 그는 “많은 기독교인들은 공산당을 제압할 세력을 찾았는데, 때마침 히틀러의 ‘민족 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을 적임자로 보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흐름을 주도한 목사는 바로 Ludwig Muller였다. 그는 “Ludwig Muller는 히틀러의 반공주의에 환호했고, 공산주의에 싸우기 위해 파시즘을 택했다”며 “어두움의 세력과 싸우기 위해 다른 어두움의 세력과의 연대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당시 독일 크리스천들은 히틀러가 주장하는 인종주의, 전쟁 주의적 국가정책에도 찬성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독학술원 유은상 서울여대 명예교수
유은상 서울여대 명예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이에 대한 반성으로 그는 “독일 신학자 및 목회자들은 공산주의도, 히틀러의 파시즘도 교회와 함께 갈 수 없는 적그리스도적인 것으로 보아, 제3의 길 바르멘 신학선언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바르멘 신학선언은 니묄러(M. Niemoller), 야코비(G. Jacobi), 퀸네트(W. Kunneth), 하임(Heim)과 같은 젊은 목회자들의 주도로, 1933년 당시 독일 나치 교회에 항거한 고백교회 운동을 벌였다. 후에 독일 신학자 칼 바르트도 고백교회 선언에 참여해,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따라서 그는 “교회는 좌우 이념이 극단으로 치달아 성경이 제시하는 원리에서 멀리 떠나 있는 정치이념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결국 히틀러도 바이마르 공화국의 헌법을 따라 1932년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장악했기에, 민주주의는 역설적으로 독재로 갈 수 있는 양날의 검”이라고 경계하며, “민주주의가 하나님을 부정하고 교회를 박해하는 정치체제로 사용될 수 있기에, 그리스도인들은 깨어 기독교적 시민의식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놓고, 그는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인용해, “프랑스 혁명 이후 권력을 잡은 ‘자코뱅’당은 공포정치의 일환으로, 교회 재산을 모두 국유화 하는 서약을 강요했다”고 제시했다. 또 그는 “이에 당시 가톨릭 농민들은 항거하다 4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그는 “민주주의란 다수결로 정치가 결정되지만, 과정의 핵심은 조직된 소수가 주도 한다”며 “정치과정에서 항상 정당 간 견제로 극단적 좌우에 치닫지 못하도록 완충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북한정권은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개인숭배 및 반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초를 두고 있다”며 “스스로 진보라 부르는 남한의 좌파 집권세력이 자칫 북한 정권에 심하게 경도돼 있을까 우려 된다”고 했다. 기독교가 진보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공산주의 자체를 부정해야 함을 그는 강조한 셈이다. 때문에 그는 “앞서 말한 대로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기독교적 시민의식을 갖고, 교회는 적극적으로 민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성도들이 정치에 참여하도록 교육해야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그는 고정관념을 깨는 예를 제시했다. 그는 “1945년 11월 조선공산당 하부 조직으로 전국 좌파 노동조합이 결성됐다”며 “하여 이승만 총재를 위시로 해 자유민주주의 인사들은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이라는 전국 규모의 우파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승만 박사의 노조관은 노동자의 인권과 삶의 개선을 위하여, 그리고 한국의 생산을 책임지는 중요한 축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노조를 맡았다”며 “그는 공산주의를 배격하면서, 노동자 인권을 위한 노조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교회도 여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노동자 조직이 반 기독교적 도구로 쓰이지 않고, 진실로 노동자 인권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교회 안 노동자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노동의 현장에서 그리스도인 노동자 역할의 문제를 교회 설교 제목으로, 기독교윤리의 중요한 항목으로, 신학교 과목으로 철저히 다루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 예로, 그는 “비스마르크 제국 이후 독일 바이마르 제국의 궁중 목사였던 Adolf Stocker는 1878년 기독교사회노동자당을 창당하거나, Huber 교수가 협동조합운동을 벌인 건 의미 있는 일”이라며, 한국교회에게 이를 참고할 것을 주문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남한과 북한의 평화통일이 있기 위해서는 북한의 본질이 바뀌어야 한다”며 “유물론적 공산주의를 버리고 자유라는 가치가 깊이 뿌리내려, 북한의 개인숭배 사상은 끝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모든 북한 인민들에게 인간으로서 존엄과 자유가 주어져야, 진지한 평화통일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그는 “1952년 스탈린은 서독 아덴아워 총리에게 통일을 제안했지만, 그는 끝까지 거절했다”며 “서독은 공산주의를 철저히 배격하며, 끝까지 1990년 까지 인내했기에 동독은 유물론적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민주정부가 됐다”고 전했다.

“1989년 동독에서 촛불 기도회를 기점으로 시위가 번졌는데, 이를 계기로 동독은 유물론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 민주정부를 수립했다”며 “이런 점에서 진정한 촛불 혁명의 성취”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때 그는 “드 메지에르 동독수상과 서독 헬무트 콜 수상을 우두머리로 양국은 국가 연합형태를 거쳐 연방국가로 통일했다”고 덧붙였다. 기민당(CDU) 출신 헬무트 콜 이전엔 헬무트 슈미트 독일 사민당(SPD) 출신이었다. 독일의 진보정당이었다. 두 총리 모두 빌리브란트의 동방정책을 계승하며, 동·서독 통일에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그 중심엔 독일 교회의 촛불 기도회가 있었다.

개회사에는 김영한 샬롬나비 대표 겸 숭실대 명예교수가, 실천신학적 관점으로는 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이, 목회적 관점으로 이정익 신촌성결교회 원로 목사가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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