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연세대학교(총장 김용학)는 지난 11월 20일 원두우신학관 예배실과 음악대학 윤주용 홀에서 “연희전문학교의 음악교육과 기독교 정신”이라는 주제로 학술심포지엄과 연전 합창음악 음원 발굴기념 음악회를 가졌다. 이번에 발표된 다섯 편의 논문은 일제강점기에 연전에서 이루어진 음악교육과 활동을 학술적으로 규명하여 연세대학교 음악의 기원을 1915년으로 끌어 올렸다. 또한, 후배들이 86년 만에 발굴된 연전음반을 재연한 것 역시 그 의의가 크다.
박종현 박사(한국교회사학연구원)는 찬송가가 대한사람에게 서양음악을 처음으로 소개한 매개체였다며, 호러스 G. 언더우드가 편찬한 악보가 있는 최초의 "찬양가"(1894)를 교회사적으로 규명하였다. 박 박사는 "찬양가"가 이후에 발간되는 찬송가의 모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구 음악이 한국에 도입되고 적응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역사적 매개물이라고 평가하였다.
정운형 박사(연세학풍연구소)는 일본식 창가에 동화되는 것을 저지하는 데 연전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며, 건학 정신을 구현하는 데 동행한 한국인 교수 세 사람을 조명하였다. 정 박사는 인간의 자유와 해방 그리고 평등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기운을 낼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도자와 박애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음악이 접목되었음을 강조하며, 1930년대 연전학생들이 녹음한 연전음반의 음원을 발굴한 과정을 소개하였다.
배연형 박사(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는 유성기음반의 보급과 유통사를 소개하며, 연전 음악부에서 1930년대에 음반을 녹음하고 시장에 발매된 것을 조명하였다. 배 박사는 당시 음반사가 연전 음악부의 음악적 기량과 수준 그리고 다양한 대외적 활동에 대해 상업성과 예술성을 충분히 지녔다고 인정했다며, 특히 “조선의 노래” 음반은 경쾌하고 싱그러운 젊음을 구가함으로써 침침하고 추운 날에 마주치는 녹음방초와 같다고 하였다.
문백란 박사(연세학풍연구소)는 베커 부인을 위시한 다수의 선교사 부인이 연희전문학교의 음악 수업과 음악부 활동에서의 역할을 주목하였다. 문 박사는 선교사 부인들이 문화적 주체로서 연희전문학교 음악교육에 다양한 역할로써 이바지하는 등 “동서고근 사상의 화충”의 한 축이었으나, 생산적인 주체로는 기록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지형주 박사(연세대학교 음악연구소)는 연희전문학교의 음악교육과 활동을 신앙(기독교 음악 정착), 교육(음악교육 전도), 연주(음악연주 활성화), 창작(한국 창작음악 기여도) 등 네 분야로 나누어, 각 분야에서 이루어진 것을 분석해 ‘음악과 없는’ 연전 음악부 시절의 활동 위상을 음악사적으로 의의를 조명하였다.
한편, 2부 순서로 진행된 음악회에서는 음악대학 성악과 학생으로 구성된 복사중창단이 연희전문학교 교가, 조선의 노래 등 6곡을 연주하여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심포지엄은 연세대학교 신과대학(학장 권수영)과 음악대학(학장 강무림)이 공동주최하고 연세학풍연구소가 주관하였다. 권수영 학장은 학술심포지엄을 통해, 우리말과 노래를 자유로이 할 수도 부를 수도 없었던 시절에 음악으로 겨레와 교감을 나누었던 선배들의 정신과 실천을 본받고, 연전음반의 의미를 확대재생산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하고,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2019년 '연세학풍총서'로 발간될 예정이라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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