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남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민감한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집회가 26일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전국탈북민강제북송 반대국민연합'(이하 연합)이 "중국에서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강제북송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
이들 연합은 성명을 통해 "북한을 이탈한 우리 한민족 동포들을 중국정부가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따라 그들이 공포와 굶주림으로부터 자유를 얻도록 인권을 보장하고 관대히 대우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히고, 특별히 탈북여성들에게 인신매매와 같은 반인륜적인 범죄가 발생되지 않도록 강력히 단속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 연합은 "최근에 북송하려던 탈북민들을 풀어주었다는 소식은 한국국민들을 매우 기쁘게 했다"며 "앞으로도 강제 북송을 중지하고 그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보편적인 인류애를 보여줄 것"을 촉구하고, "세계 지도자적 위치에 오른 중국도, 강제송환을 엄격히 금지하는 ‘유엔 난민협약과 ‘유엔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따라 북한 이탈주민인 탈북민에게 유엔난민의 지위를 인정하며 그들이 자유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성구 공동대표(연합)는 "지금 우리 한국민이 갖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는 북한을 떠나 중국에 떠돌고 있는 탈북민들의 안위에 관한 것"이라 지적하고, "북한의 주민들은 살 길을 찾아 죽음을 무릎쓰고 북한을 탈출하여 한국으로 들어오고 들어오려고 한다"면서 "살 길을 찾아 어쩔 수 없어 북한을 이탈한 우리 한민족 동포들을 중국정부가 너그럽게 받아달라"고 했다.
이어 이 공동대표는 "탈북여성들이 인격을 부정당하고 인신매매를 당하는 불행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행정력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행동해 달라"고 촉구하고, "남북한이 전쟁을 종식하고 화해와 공존의 길을 갈 때까지 생존을 위하여 탈북한 우리동포들을 그들의 의사에 반하여 북송하는 일을 즉각 중단해 달라"고 했다. 나아가 "남북한의 관계가 정상화될 때까지 중국정부는 살 길을 찾아 탈북한 우리 동포들을 국제사회가 요구하고 있는대로 난민으로 인정하고 그들이 원하는 국가로 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고 이야기 했다.
강철호 목사(북한기독교총연합회 회장)는 "정상회담 소식에 누구보다 더 기뻐하고 춤이라도 추어야 할 탈북민들은 정작 기쁜마음보다 걱정과 우려를 더 많이 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마음이 무겁다"고 지적하고, "대다수의 탈북민들은 '또 한번 속는거 아닐까?'하며 걱정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보여지기식 자랑거리로 만나는 정치쇼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특히 "핵문제도 물론 해결해야 겠지만 중요하게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인 북한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을 소중히 여기고 이 문제가 테이블에 올려져 이들의 신앙의 자유가 확실히 보장되는 진짜 역사가 일어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중인 총무(전국탈북민통일기도연합)는 "유엔의 수많은 국가들이 이미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했지만 중국 정부는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도 않고 있는 실정"이라 지적하고, "중국은 더 이상 북한당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탈북민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보호해주며 그들의 요청대로 안전히 거할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보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중국이) 한국 정부에게도 탈북민들을 위한 수용 대책을 마련하고 중국에서 탈북민들이 그들의 의향에 따라 한국이나 제3국으로 이동, 정착하는 것을 도울 수 있도록 권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통일 사무총장(연합)의 사회로 열린 행사에서는 이성구 공동대표와 강철호 목사, 이중인 총무의 발언 외에도 정베드로 대표(북한정의연대), 이애란 원장(사단법인 자유통일문화원), 김태희 실행위원(부산탈북연대) 등이 발언하고 이용희 대표(바른교육교수연합)가 성명서를 낭독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중국정부는 북한을 탈출한 우리 동포의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하고 그들에게 난민의 지위를 부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세기 초 일본 제국주의의 위협 가운데에서 대한민국과 중국은 깊은 관계를 맺으며 협력하여 왔다. 한민족이 일본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겼을 때 우리 동포들이 중국에서 항일독립운동을 전개할 수 있었고 또한 중국인민들은 우리의 항일투쟁을 한마음이 되어 적극 지원했다. 그 결과 해방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6.25전쟁으로 양국 간에 아픈 기억과 함께 40년간 단교되었다.
1992년 8월 24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양국 외무장관이 한-중 수교공동성명에 서명함으로써 마침내 양국관계의 새 장(章)을 여는 국교가 수립되었다. 한-중 간에 급속한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져 양국은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 우리는 지구가 한 촌락이 된 변화된 세상을 살고 있다. 서로의 번영과 행복을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과 북한은 자칫하면 전쟁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4.27일 내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 시대를 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 이 일이 원만히 진행되려면 이웃나라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 정부의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한국국민들이 중국정부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중국은 대국(大國)이다. 이미 경제적인 면에서 G2의 위치에 있다. 세계 여러 나라들에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 중국은 이제 유엔과 세계 여러 나라들과 함께 세계인의 자유와 인권 신장을 위해서 봉사하는 지도적 위치에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김정은은 집권 후 첫 해외 순방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그만큼 중국은 북한에게 있어서 중요한 나라임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우리 한국국민의 지대한 관심사는 중국에서 떠돌고 있는 탈북민의 안위에 관한 것이다. 탈북민들이 어떤 입장인지는 중국정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두려움과 굶주림을 겪고 있다. 자신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은 자유와 생명을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북한을 탈출하였다. 중국까지는 넘어왔으나 아직 한국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탈북자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중국 공안에 발각되면 가차 없이 북송을 당한다. 북송된 탈북민들은 강제수용소에서 비인격적인 대우와 잔인한 고문 등,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국제사회들은 매년마다 북한의 인권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유엔에 상정한다. 중국정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 중국정부가 국제법과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따라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1. 북한을 이탈한 우리 한민족 동포들을 중국정부가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따라 그들이 공포와 굶주림으로부터 자유를 얻도록 인권을 보장하고 관대히 대우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한국국민들이 그 은혜를 보답할 것이다. 중국정부는 탈북한 우리 동포들을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대국적인 행동을 보여주길 촉구한다.
2. 특별히 탈북 여성들이 인신매매범에게 붙잡혀 중국 각지로 팔려 강제결혼을 하고 국적 없는 아이를 출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탈북여성들에게 인신매매와 같은 반인륜적인 범죄가 발생되지 않도록 강력히 단속해 줄 것을 촉구한다.
3. 많은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죽음을 무릅쓰고 탈북민들을 오히려 강제 북송을 시키고 있다. 최근에 북송하려던 탈북민들을 풀어주었다는 소식은 한국국민들을 매우 기쁘게 하였다. 앞으로도 강제 북송을 중지하고 그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보편적인 인류애를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
4. 시리아 내전으로 탈출한 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서구각국이 난민으로 인정하고 자국에 정착하도록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며 세계가 감동을 받았다. 세계 지도자적 위치에 오른 중국도, 강제송환을 엄격히 금지하는 ‘유엔 난민협약과 ‘유엔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따라 북한 이탈주민인 탈북민에게 유엔난민의 지위를 인정하며 그들이 자유대한민국으로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촉구한다.
2018년 4월 26일
전국탈북민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국탈북민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북한인권 #탈북민 #탈북민강제북송 #탈북민강제북송반대 #강철호목사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