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26편 5절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복음전파의 사명을 잘 감당해왔습니다. 민족의 고난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교회들은 복음을 사랑하고 복음에 헌신해왔습니다. 또한 배척당하고 핍박받는 어려운 시기를 거치면서도 교회의 아름다운 사명인 전도에 열정을 다했습니다. 한국 교회의 전도열정은 주님께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시대에는 여러 이유로 인해 전도하는 교회와 신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복음전파가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교회의 전도에 대한 사회전반적인 반감이 어느 시기부터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어떤 교회의 사명보다 복음전파는 이 시대에 한국 교회가 더욱 주목해야할 사명입니다. 물러설 수 없는 지상 사명입니다. 전도야말로 교회의 소망입니다. 또한 앞으로도 시대의 소망입니다. 전도가 아니고서 세상에서 방황하며 고통받던 영혼이 생명을 얻고 살아나는 이토록 아름다운 기적이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또한 교회가 아니고서 누가 이 아름다운 사명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소위 ‘안티 크리스챤’이었습니다. ‘안티 크리스챤’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전입니다. 열정적으로 전도해온 한국 교회의 수고로 전도에 강하게 반발하고 거부하던 저와 같은 자도 예수님의 사랑을 복음 안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토록 거부하던 저를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며 복음 속으로 초청하고 인도한 전도자의 수고를 잊을 수 없습니다. 이후 제가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며 복음을 전파하게 된 일이나 이렇게 목회의 길을 걸어가게 된 일도 모두 전도의 열매였습니다. 아울러 오랫동안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며 발견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한국 교회가 이 땅에 뿌려놓은 복음의 씨앗이 풍성하고 그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거 한국 교회의 전도가 오늘날의 한국 교회를 존재하게 했습니다.
따라서 전도라는 위대한 사명은 어려운 시기를 대비해야할 한국 교회에게 매우 중요한 해법입니다. 또한 다음 세대 교회를 준비하는데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사명입니다. 그리고 신자를 신자답게, 교회를 더욱 교회답게 보존하고 세워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첫째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농부들의 전도’입니다. 복음의 씨를 뿌리자마자 거둬 이득을 보려는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는 용기와 비전이 필요합니다. 시편 126편 5절의 주님의 격려를 신뢰하는 동시에,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가 함께 기뻐하게 하시리라는 약속을 소망삼아야 합니다. 저마다 위기를 말하는 시대에 자신의 교회만 생존하고자 하는 함정에 빠져서는 안될 것입니다. 지혜로운 농부들은 압니다. 씨를 뿌려놓고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 갓 돋아난 새순을 뽑았다 놓았다 하면 금방 시들어 죽어버리고 만다는 생명의 이치를 잘 압니다. 그리고 씨를 뿌리지 않거나, 또는 뿌려놓고서 바로 거두려고 한다면 씨조차 남아나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 세대의 교회를 기약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농부처럼 어부도 눈앞의 이익 때문에 치어까지 잡아들이면 그 어종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그러니 교회들도 지혜로운 농부들처럼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한 마음으로 사모하며 협력해야 합니다. 지금은 다음 세대 교회를 너나할 것 없이 함께 준비해야할 때입니다. 한국 교회가 주님을 신뢰하고 그 약속을 소망한다면 다음 세대 영혼의 추수를 위해 마음을 모아 지혜로운 농부들처럼 전도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제안하고 싶은 두 번째 전도의 지혜는 동네공동체를 살리는 ‘삶의 전도’입니다. 앞으로 한국 교회는 동네, 즉 마을공동체의 중요성에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동네공동체의 붕괴는 공동체의식의 붕괴로 이어졌고, 이는 현대사회의 가장 심각한 고통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사명을 충분히 인식하고 실행할 때 이러한 사회제반의 문제들은 분명 해소될 수 있습니다. 또한 교회로서 더욱 건강하게 세워지기 위해서도 이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동네공동체가 무너져 있으면 사회공동체도 위태롭게 될 것입니다. 교회의 사회적 책임은 가까운 동네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우는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주님은 마을을 기본단위로 하여 그 마을들을 복음으로 섬기도록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만일 교회가 동네공동체를 돌아보지 않으면 사회는 지금보다도 더욱 급속히 부패할 것입니다. 주님은 마을을 기초로 사회가 부패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교회에게 맡기셨습니다. 그리고 동네공동체에 세워진 교회들의 연합과 협력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도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동네공동체를 세워가는 일은 하나님의 큰 일이요 교회들의 큰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동네라는 삶의 현장에서 신자들이 동네이웃들을 사랑으로 섬기며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인내하며 다양한 대가지불을 해야 합니다. 동네라는 삶의 현장을 놓쳐버려서는 안됩니다. 신자들이 거주하는 바로 그곳에서 신자의 삶으로 복음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리고 이후 신자의 삶을 신뢰하게 될 때 그가 전하는 복음도 듣게 될 것입니다. 인격과 삶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의 말을 들을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교회는 한국 교회의 한 지체로서 소중한 교회입니다. 비록 작은 교회이지만 동네를 소중히 여기고 잃어버린 자를 찾아오신 예수님의 마음에 순종하며 다양한 불신자 이웃들에게 꾸준히 다가가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 교회가 복음의 씨를 뿌려 다른 교회가 거두게도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 뿌린 씨에 해당하는 열매를 바로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럴지라도 소망을 포기하지 않고 기쁘게 전도할 것입니다. 복음의 씨는 헛되이 사라지는 법이 없음을 알고, 복음의 능력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분명 전도는 현재의 교회들에게 요청하시는 주님의 명령이며, 다음 세대의 교회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주님의 신실한 계획입니다. 한국 교회가 앞으로도 이토록 고귀한 사명을 함께 힘써 감당해 나아가길 기도합니다.
/글·사진=한국복음주의협의회 제공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