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어느 곳이든 보내주십시오. 오직 주님이 저와 그곳에 함께 가주십시오. 어떤 짐이든 주십시오. 오직 견디어 낼 힘을 주십시오. 주님의 심장과 주님을 섬기는 그 관계로만 저를 묶어 주십시오.” 간절히 무릎 꿇고 기도하는 그에게 나지막이 주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세상 끝 날까지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원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데이비드 리빙스턴 선교사가 오지의 땅을 향해 떠나기 전 드렸던 기도다. 복음의 불모지였던 아프리카를 개척한 리빙스턴의 뒤를 이어 많은 선교사들이 그곳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으며 현재 350명의 한국 선교사들이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이다.
광림의료선교회가 광림교회 김정석 목사와 함께 12월 3일~9일까지 5박 7일간 ‘제14회 중남부 아프리카 한인선교사 대회’에 참석했다고 전해왔다. 20시간 동안 비행기에서 쪽잠을 자고 버스로 10시간이 넘게 달린 뒤에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스와디니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이동시간만 30시간을 훌쩍 넘겼다.
9개월 전부터 기도로 준비해 온 광림의료선교회는 문찬수, 정하원, 최동호, 권후원 장로를 필두로 내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피부과, 방사선과 전문의와 간호사, 약사, 자원봉사자 등 18명이 아프리카 20여 나라에서 참석한 선교사 가족들과 치료가 당장 필요한 현지인들을 오전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쉴 새 없이 돌보고 치료했다. 아픈 환자들이 많이 몰렸던 첫째 날은 오후 9시부터 밤늦게까지 야간진료도 실시했다. 현지 선교사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아프리카 마을마다 차를 몰고 일일이 찾아가 100명이 넘는 원주민들에게 식사 봉사를 하는 사역을 감당하면서 상당수는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고, 무거운 짐들을 옮기다 보니 팔과 척추에 무리가 생긴 경우도 많았다. 여름철 건조한 날씨로 인해 대부분 축농증, 중이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피부의 건선 역시 심각했다.
고려대 진단방사선과 교수인 박철민 권사가 가져간 초음파기계 덕분에 17세 선교사 자녀의 악성난소종양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 자녀가 한국에서 무사히 수술 받을 수 있도록 조치도 취해주었다. 함께 동행 한 한정희 사모는 직접 안내를 맡고 자원 봉사팀을 이끌면서 진료가 수월하게 이루어지도록 도왔다. 광림교회의료선교회의 진료와 수술을 통해 선교사들은 아픈 부위를 치료 받으면서 자신감을 회복하여 아프리카 사역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며 고마워했다. 부부가 선교사인 경우도 있었으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선교 사역을 감당하는 가정도 있었다. 의료 후진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5천 5백만 명의 인구 중 정신과의사가 1명뿐일 정도로 병원 시설이 열악하고 낙후된 지역일 뿐만 아니라,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고 치료하는데 현지인들도 6개월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저녁 예배 첫날에는 인천 주안감리교회 한상훈 목사, 둘째, 셋째 날에는 김정석 담임목사가 설교자로 나서 3시간 넘게 집회와 기도회를 뜨겁게 인도하면서 아프리카 땅에 화합과 일치,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고, 복음 선포에 앞장서는 선교사들에게 힘주시고 능력주시기를 간구했다.
귀국길에 오르기 전에는 1년 동안 쓸 수 있는 상비약, 혈압 약, 당뇨 약, 구충제, 피부연고, 붕대 등 광림교회에서 정성껏 마련한 구급배낭 250개를 선교사 가정에 무료로 나눠주었다. 더불어 아직도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떠나야만 하는 광림의료선교회 회원들은 안타까움에 눈시울을 붉혔고 하나님께서 아프리카의 복음화를 위해 헌신하는 선교사 가정들을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시길 간절히 기도했다.
광림의료선교회 문찬수 위원장은 “아픈 환자가 너무 많아서 안타까웠지만 그들을 치료하면서 오히려 더 큰 은혜를 받고 간다”고 말하고, “주님께서 허락하신다면 또 한 번 그들을 섬기고 돕기 위해 아프리카 땅을 다시 찾아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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