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교육부장관이, 공무원법을 어기고 시국선언을 하여 기소 중에 있는 교사들에 대하여 8월 7일, 대법원장과 서울고등법원장, 그리고 검찰총장에게 ‘선처해 주기를 바란다’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때에 284명이 하였고, 2015년에는 국정교과서와 관련하여 86명이 하였으며, 그 중에 일부가 검찰에 고발되어, 지난 해 1월 ‘벌금형’을 받은 상태이고, 이달 21일 2심 판결을 남겨 놓은 가운데 이런 요구가 나온 것이다.
시국선언을 한 교사들의 문제점은, 국가공무원법 제 66조에서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법 규정위반 때문이다. 이들은 엄연히 실정법을 어긴 것이며, 교사로서의 품위와 위치를 이탈한 측면이 있다.
교사들의 정치적 참여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도 2014년 ‘정치 활동을 허용하면 학생 피교육권이 침해받을 수 있어’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합헌’임을 명시한 바 있다.
또 2006년, 노무현 정권 당시에도 교원평가제 반대 연가투쟁을 벌인 2,286명의 교사들에 대하여, 전원 징계/행정처분을 내렸고, 이에 대하여 교사들이 2008년에 행정소송을 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징계 처분이 정당’함을 판결한 바 있다.
그렇다면 교사들이 현행법을 위반한 것이 명백한데, 교육부의 수장이 법의 한계를 넘어 교사들을 선처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결국은 법의 판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본다.
교육부가 언제는 법을 위반한 교사들에 대하여 고발하고, 언제는 ‘선처를 원한다’는 것은 정권이 바뀌면서, 법 적용을 ‘고무줄 잣대’로 한다는 논란거리를 제공한 셈이다.
김상곤 장관은 지난 6월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시국선언을 한 교사들에 대하여 징계를 거부한다고 한 것에 대하여서도, 견제를 하지 않고, ‘교육감 판단을 존중 한다’고 했었다.
교육이 정치에 놀아나면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교육정책에 대하여 국민들의 불만이 더해가고 있으며 자녀교육에 대하여 불안해하고 있는데, 거기에 교육부의 수장이 자신의 성향에 맞는 교사들에 대한 ‘선처’를 부탁하는 것은, 공정한 법의 잣대로 판단해야 할, 사법기관에 대한 부당한 압력으로까지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까지 내다보아야 한다. 지금 당장, 정권에서 하고 싶은 대로 하다가는 또 다시 정권이 바뀌면, 그 정권에 맞는 요구를 하게 될 것이므로, 결국은 혼란과 함께 학생들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된다. 교육부는 정치 실험장이 아니고, 학생들 교육에 대한 원칙과 규정을 따라야 한다.
특히 교사들은 자신들의 정치 참여나 표현의 자유보다 귀한, 우리 국가 미래를 이끌어갈 다음 세대에 대한 무거운 의무감과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교육부의 수장이 그런 원칙과 기준을 무너뜨리는 요구를 하게 된다면, 우리의 참다운 교육은 실종되는 것이다.
김상곤 교육부장관은 선처라는 논리로 사법부에 강한 입김을 넣은 것을 즉각 취소 사과하고, 교육부장관 본연의 책무와 위치를 지켜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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