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 종교개혁자 루터의 삶과 신학이 주목받고 있는 이 때 그의 '죽음관'을 연구한 논문도 나왔다. 지난 20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 제36회 정기학술대회에서 김선영 교수(실천신대)가 "죽음의 기술(ars moriendi): 마르틴 루터"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김선영 교수는 루터가 기존 로마 카톨릭 교회의 입장과는 달리 죽음의 문제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의해서만 의롭게 된다는 그의 핵심적 개혁 사상을 갖고 풀이한다고 소개하고, "더 나아가서 루터는 이 개혁 사상에 의거해 중세 구원론과 종교적 관행에 불가결한 요소였던 연옥 사상을 결국 거부 한다"면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의해서만 의롭게 된다는 관점에서 루터는 그리스도인과 관련해 두 종류의 죽음 -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 인생 중에 경험하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죽음과 인생 끝을 의미하는 죽음 - 을 이야기 한다"고 했다.
루터에게 전자의 죽음은 후자의 죽음 형태과 그 이후 누리게 될 부활과 영생의 불가피한 조건이 되는 만큼, 그의 죽음관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인이 경험하는 이 두 형태의 죽음이 두 형태의 부활과 연결 된다"고 말하고, "루터는 죽음 이후 불멸하는 영혼이 즉각적으로 심판을 받고 천국이나 지옥이나 연옥으로 옮겨진다는 중세 후기 교리 대신 부활 때까지 죽음은 잠이라 주장했다"고 했다.
덧붙여 "이 잠으로서의 죽음은 그리스도인에게 첫 번째 창조 때보다 훨씬 더 영광스럽고 아름답게 만들어질 두 번째 창조를 위한 중간과정이라는 점에서 두렵고 끔찍한 일이 아니"라며 "이 죽음은 하나님과의 영원한 삶을 위해 거쳐야 할 꼭 필요한 통과의례며, 이 세상의 모든 죄와 악과 죽음과의 싸움에서의 최후 승리를 의미"한다고 했다.
또 김 교수는 루터가 죽음이 다가올 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덧없는 것들을 영원히 소유하고 누릴 것처럼 의존하고 자랑하며 사는 것의 헛됨을 부각한다 말하고, 동시에 루터가 죽음을 두려워하며 절망 가운데 사는 자들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에 토대를 둔 그리스도인의 부활과 영생에의 확신을 피력한다면서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소망의 대상"이라 이야기 했다.
더불어 김선영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죽음관과 '죽음의 기술' 정립을 위해 루터의 죽음관과 죽음의 기술에 관한 가르침이 던지는 시사점 몇 가지를 이야기 했다. ▶죽음 이후 영원한 삶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과 소망을 분명히 갖게 해줘야 한다 ▶죽음 이후 심판과 관련,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에 의한 구원이란 하나님 약속을 꼭 붙들게 해줘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은 비그리스도인에게 죽음이 의미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것임을 확신하게 해줘야 한다.
▶죽어가는 상황에서 떠오르는 온갖 부정적이고 유해한 생각들을 생명과 은혜와 영생을 선물로 주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시선을 고정함으로써 물리치게 해 주어야 한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 의지와 사랑을 확신하게 해줘야 한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에만 의지하게 해 주어야 한다 ▶죽기 전 세상일을 정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죽기 전 불화했던 사람들과 화해하게 해줘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사후 부활하며 완전한 소멸이나 윤회설, 영혼불멸론도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해줘야 한다.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삼위일체 하나님은 물론 천사들의 보살핌 아래 있고, 성인들(이미 죽은 자들을 포함해)과의 교제로 말미암아 결코 홀로 버려져 있지 않다는 것을 확신하게 해줘야 한다 ▶죽음과 관련, 점을 보거나 혼령 대화를 시도하거나 미신적 이야기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를 알려주고 있는 성경 말씀을 곡 붙들고 성찬에 참여하게 해줘야 한다 ▶하나님 자녀로 존엄한 죽음을 맞게 준비토록 해 준다 ▶존엄한 죽음은 존엄한 삶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인식하고 죽음 순간에 후회하지 않도록 살게 해줘야 한다.
한편 "사회정의와 기독교 상담"이란 주제로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이번 정기학술대회에서는 김선영 교수의 발표 외에도 강원돈 교수(한신대)가 "트라우마와 힐링: 상담과 사회윤리의 관계를 중심으로"란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전했으며, 이외에도 개회예배 및 주제별 발표외 상담윤리 교육 및 자격증 수여식 등의 이벤트가 마련되기도 했다. 행사는 연세대 상담코칭지원센터가 주관하고, 한국목회상담협회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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