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한국오픈도어선교회(이하 오픈도어)가 ‘북한’과 ‘북한 선교’에 대해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북한선교학교'를 시작한 가운데, 3일 저녁 생명나래교회(담임 하광민 목사)에서 열린 첫 강좌는 송원근 목사(Acts북한 연구교수·도시너머자연빛교회)가 "북한의 주체사상과 기독교"를 주제로 강연을 전했다.
송원근 목사는 "북한을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북한의 정치사상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형식상 다당제 체제로, 조선로동당, 천도교 청우당, 조선사회민주당이 현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천도교인이 중심이 된 청우당이나 기독교인이 중심이 된 조선사회민주당은 로동당의 우당에 불과하며 그 정치적 영향력은 전혀 없다"고 지적하고, "단지 노동당을 협력하고 지지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세워져 있는 당"이라며 "(사실상) 북한은 조선로동당 일당 독재 체제"라 했다.
북한 조선로동당의 충실한 우당으로 북한의 기독교인들이 조선사회민주당으로 존재하게 된 배경에는 북한 내 종교적 상황이 있다. 송 목사는 "북한의 정치사상인 주체사상이 생성되는 과정 중 주체통치기에 해당되는 1955년부터 1967년까지의 주체통치하의 기독교는 극심한 박해를 받게 된다"고 말하고, "전쟁 중 마음의 분단을 경험한 북한 주민들과 기독교가 적대적 관계 속에서 기독교인들은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다"며 "하지만 체제 내 기독교의 지도자들은 조선로동당의 정치사상을 적극 지지하는 우당을 통해 자신들이 입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때 북한의 정치사상인 주체사상을 통한 수령절대주의 신권통치 국가를 세우는데 일조한 대표적인 기독교인들에게 사회주의 건설에 기여한 공로로 공화국 창건 20주년인 1968년에 훈장, 국기훈장, 공로매달 등을 수여했다고 한다. 송 목사는 "이들은 주체사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사상화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기독교적 교리와 성경적 표현들을 주체사상에 적용하여 수령을 절대화하거나 우상화하는 도구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의 정치사상인 주체사상을 펼쳐보면 수령절대주의 사상체계를 형성하는 결정적인 모든 시스템 속에 기독교적 종교양식이 모방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기독교인들은 그 누구보다 주체사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송 목사는 "주체사상은 ‘북한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렌즈’이며 ‘북한의 뿌리’이고 북한 사회를 존재하게 하는 생명"이라 표현했다.
그렇다면 북한을 지탱하는 '주체사상'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송 목사는 이를 "서로 모순되는 사상들을 수령절대주의라는 하나의 목적달성을 위해 논리적 일치성 없이 통치 논리에 따라 혼합된 비논리적인 사상"이라 평했다.
송 목사는 그 근거로 2가지를 들었다. ▶김일성은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유물론적 입장에서 주체통치를 주장했는데, 황장엽이 만들어 낸 주체철학은 유심론적 입장이며 이 두 사상은 서로 모순되는 다른 사상이라는 점 ▶황장엽의 인간중심철학과 김정일의 수령절대주의의 모순 등이 바로 그것으로, 그는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과 사상들이 수령 유일 통치 체계를 정당화하기 위해 묶여 있기 때문에 주체사상은 사상으로서의 철학적 일관성이 없는 사상이며 북한의 유일 독재 통치를 위한 모순의 사상"이라 주장했다.
김일성 우상화를 통해 북한 주민을 통제하기 위한 수령 독재사상을 학습한 결과는 무엇일까? 송 목사는 "북한은 김일성 일가가 대를 이어 통치하는 세습독재가 가능하게 됐다"고 했다. 현대 국가에서 봉건적 세습독재가 가능하게 한 가장 강력한 독재통치를 이루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이 독재에 대한 우상화가 청소년들의 자주의식을 마비시키고 노예화하는 수단이 될 뿐 아니라, 우상화 과목의 비중이 33.3%로 매우 높다보니 학생들의 창조적 지혜를 키우기 위한 학습시간이 그만큼 적어져 북한의 젊은이들에게서 창조적 지혜를 얻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송 목사는 "현재 주체사상은 선군 정치를 주체사상의 핵심 정치로 채택하여 대를 물리며 그 이론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고 있지만, 이미 그 생명력은 상실된 무의미한 사상이고, 주체사상의 철학적 기반을 만든 황장엽이 탈북해 남한에 오는 순간부터 이미 무너진 사상"이라며 "지금 북한은 사상과 영성에 있어 공백상태에서 총대철학을 주장하는 선군사상에 의해 독재통치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라 주장했다.
더불어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송 목사는 "주체사상은 기독교인들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이 말은 기독교인들이 북한의 주체사상을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라 했다. 다만 그는 "모든 주민들이 주체사상화 되었다고 볼 수는 없기에, 주체사상화 정도가 다르므로 이에 따른 선교전략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더 우선해야 하는 것은 기독교인들의 영적 무장"이라 주장했다.
그렇다면 송원근 목사가 말하는 영적 무장은 무엇인가? 그는 먼저 '통일 영성'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목사는 "북한의 주체사상과 주체 이데올로기는 영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그 사상 및 이데올로기와 싸우는 것이 아닌 "뛰어넘는 통일영성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통일영성의 대표적인 본으로 송 목사는 손양원 목사를 꼽았다. 그는 손양원 목사를 "영남출신으로 호남에서 사역하였고, 비장애인으로 장애를 입은 나환자들과 함께 하나가 되었으며, 사상과 체제가 달라 갈등 속에서 자신의 아들을 죽인 공산당원을 자신의 양아들로 삼아 하나가 된 통일영성의 구체적인 체현자"라고 평했다. 더불어 "손 목사가 이런 통일영성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복음 안에서‘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실현을 위해 헌신했기 때문"이라며 "통일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마음의 분단을 극복할 수 있는 통일영성을 소유해야 하는데, 십자가로 치유 받아 원수까지 사랑할 수 있는 복음적 영성이 바로 그것"이라 설명했다.
둘째로 송 목사가 제시한 영적 무장은 "북한 동족 구원을 위해 먼저 북한을 절절히 가슴에 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과거 조중 접경지대에서 '꽃제비' 소녀를 만났던 안타까운 기억을 떠올리며 "지금 북한 땅은 세계인이 기피하는 땅이고 북한 주민들은 강도만난자이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사마리아를 품어야 하고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회는 목회현장에서 통일목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동족을 위해 자기 이름이 생명책에서 지워진다할지라도 자기 민족이 구원 받기를 원했던 바울의 마음으로, 동족을 사랑하는 열정에 사로잡혀 죽을 줄 알면서도 예루살렘을 향했던 바울의 모습으로" 살 것을 강조했다.
한편 3학기로 진행되는 북한선교학교는 오는 7월 24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7~10시 같은 장소에서 계속된다. 오픈도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시대적 사명이며, 15년 연속 세계 최악의 박해국가로 선정된 북한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확인하는 이번 북한선교학교를 통해 북한선교와 통일의 비전이 세워지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큰 은혜를 경험하시길 기대하며 초청한다"고 전했다. 문의: 010-5107-8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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