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미국교회의 석학이 바라본 트럼프 시대, 그리고 현 미국 사회의 갈등 극복 방안은 무엇일까? 16일 저녁 조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는 하버드 디비니티 스쿨 학장 데이비드 햄튼 교수(64)의 "트럼프 시대 미국의 양극화, 정치 그리고 종교"란 주제로 특강이 진행됐다.
햄튼 교수는 "미국 내 복음주의(Evangelical) 기독교인 81%가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밝히고, "2011년 복음주의 백인들은 투표할 때 인격적으로 결격사유가 있다면 투표할 수 없다고 했는데, 2016년 그들이 트럼프를 위해 투표했다"면서 "80:20이란 비율은 굉장히 독특한 것"이라 했다.
다만 햄튼 교수는 "1/10정도 되는 복음주의 종교지도자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면서 자신이 아는 복음주의 종교지도자 몇몇이 "트럼프를 지지하기도 힘들지만, 힐러리 역시 낙태를 지지하고 그녀의 남편 불륜 스켄들 때문에 지지하기 힘들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햄튼 교수는 "힐러리가 미국인들의 종교적인 관심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평하고, "감리교도인 힐러리는 정치 초기 단계에는 감리교 전통에 서 있었는데, 이번에도 종교적인 것들을 충분히 강조했다면 이겼을지 모른다"면서 "앞으로 선거에서 승리를 원한다면, 종교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특히 현재 1자리가 공석인 美연방대법관 임명과 관련, 햄튼 교수는 "(연방대법관의 성향이) 4:4 비율로 진보와 보수가 갈려 있는데, 누가 뽑히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미국법이 결정 된다"면서 가족 구성 문제 등과 연관된 동성애와 낙태 등을 반대하는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였다고 설명했다.
햄튼 교수는 "대통령은 4~8년마다 바뀌지만, 연방대법관은 종신직"이라며 "보수적인 복음주의자들이 안락사와 가족구성원(동성애, 동성결혼 등) 등의 문제에 있어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트럼프에 투표한 것"이라 부연하고, "2016년 선거에 있어 보수주의자들은 비관에 젖어 있었는데, 때문에 2016년 선거가 자신들의 세계를 다시 찾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던 것"이라며 "그래서 트럼프가 새로운 미국을 이야기할 때,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했던 것"이라 설명했다.
더불어 햄튼 교수는 늘어나는 소수인종에 대한 두려움과 이슬람 테러리스트 등의 문제 때문에라도 복음주의자들의 81%가 트럼프를 지지한 것이라며 "트럼프는 독특한 현상처럼 보이지만, 유럽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국수주의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증거라 생각 한다"고 했다.
이런 상황 가운데, 햄튼 교수는 "미국이 너무 양극화 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미국이) 지금의 민주주의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굉장히 노력할 때"라 밝히고, "미국도 양극화 때문에 의료보험과 같은 국민들의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햄튼 교수는 "(극단적으로 갈라진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고 대화하며, 그 과정 가운데 너무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언어 사용은 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양쪽이 서로를 중요한 정치적 리더러 생각하지 않는데,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서로 행복하지 못한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정치집단들이 자신들에 대해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정치집단들이 '산업화'를 통해 만들어 졌지만, 세계화 시대 자신들에 대해 다시금 어떻게 정의해야할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더불어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 그래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교회사학자인 햄튼 교수는 퀸즈 대학교(북아일랜드 벨파스트) 및 성 앤드류 대학교(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학위 취득을 했으며, 퀸즈대학교와 보스톤 대학교에서 교회사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하버드 신대원장은 지난 2012년부터 재직 중이다.
그는 Whittifield 상(1984)과 Jesse Lee 상(2005)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하버드 신대원 최우수 교회사 교수로 선정(2008)되기도 했다. 저서로는 ‘성령의 제국 감리교’(기독교문서 선교회 발행, 2009년 2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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