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10일 11시 21분, 헌법재판소는 8인의 재판관 전원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였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지만, 이제 국민 모두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며 그 결정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이 결정을 통해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 앞에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정부형태를 대통령제로 하여 국민의 주권을 입법, 행정, 사법의 세 기관에 나누어 부여함으로써 서로 감시와 견제를 바탕으로 권력이 어느 한쪽으로 과도하게 집중되어 남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국민으로부터 어떠한 권한도 합법적으로 위임받지 않은 개인이 국정의 여러 분야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사적 이익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과, 이를 용인하거나 묵인한 대통령 역시 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는 한국의 법치주의를 무력화 시켰지만 마침내 그 법치주의에 의하여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것은 사필귀정(事必歸正)인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은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여야 정치인들은 차분한 마음으로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반목과 질시의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묶고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이때에 단합된 마음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선출될 지도자는 겸손히 국민을 섬기며, 국민을 위해 일하는 지도자가 되기를 기대하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 앞에 법을 엄격히 준수하고 국민을 행복의 미래로 이끌어갈 지도자가 선정되기를 기도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결과는 그 누구의 승리도 패배도 아니다. 오늘부터는 모두가 달라져야 한다.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통합을 위해 서로 손을 맞잡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하며, 특히 종교지도자들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음을 깊이 자성하고 우리 사회의 깊이 갈라진 골을 메우고 상처를 보듬어 치유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오늘은 부끄러운 역사의 끝이자 부러워해야 할 역사의 시작의 날이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는 "나의 하나님이여 귀를 기울여 들으시며 눈을 떠서 우리의 황폐한 상황과 주의 이름으로 일컫는 성을 보옵소서 우리가 주 앞에 간구하옵는 것은 우리의 공의를 의지하여 하는 것이 아니요 주의 큰 긍휼을 의지하여 함이니이다"(다니엘서 9:18)라는 말씀에 의지하여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세계에 흩어진 750만 디아스포라 세계한국인 동포와 함께 주의 긍휼하심을 간절히 기도한다.
2017 년 3 월 10 일
(사)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고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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