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에서 처음으로 외국 출신 정교회 주교가 회장이 됐다. 지난 28일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주교좌 대성당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 제65회 정기총회에서 정교회 한국대교구장 암브로시오스-아리스토텔리스 조그라포스 대주교(한국명 조성암)가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조성암 암브로시오스 대주교는 기자회견을 통해 먼저 "무거운 책임감으로 봉사할 것"이라 다짐하고, "예수와 사도들을 본받아, 본인 또한 '봉사자'임을 자처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예수께서 주신 사명인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실천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교회일치와 관련, 대주교는 "한국정교회 대교구가 속한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청도 그리스도교 교회들의 일치를 우선적인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지난 여름 크레타에서 열린 범정교회 공의회에서도 이 과제는 매우 깊이 있게 다뤄졌고 강조됐다"면서 "회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본인은 여러분과 협력해, 온 힘을 다해 한국의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해 힘쓸 것이며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 했다.
특히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분열되어 있는 것은 매우 큰 재난이며 죄"라 밝히고, "모든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교회 일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주교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 많은 지역 NCC에서도, 정교회 주교가 그 지역 NCC 회장이 된 것은 처음"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정교회 한 주교로서 특히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사람처럼 느끼면서 한국인이란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정교회는 개신교회는 아니지만, 세계정교회가 내년에 있을 종교개혁500주년 기념행사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모임과 행사에 참여하는 것처럼, 세계정교회 대교구들이 각각 지역에서 관련 행사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한국정교회가 NCCK에 속한 회원으로써 NCCK와 협력해 종교개혁500주년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960년 3월 15일 그리스의 에기나 섬에서 태어난 대주교는 1983년에 아테네 대학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85년에 보제, 1991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1991년에서 1993년까지 미국 대교구의 장학생으로 보스톤에 있는 홀리 크로스 정교회 신학대학에서 교부학으로 신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93년에서 1996년까지 장학생으로서 프린스턴 신학원 (PTS)을 수료했고(교회사),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두 번째 석사학위(예술사)를 받았다.
1998년 12월 21일 아테네 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우등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직후, 12월 23일에 한국으로 와서 한국 정교회에서 사목활동을 시작하였다. 성 니콜라스 주교좌 대성당 주임사제를 역임하고, 이후 대교구 수석사제로 봉직하였다. 세계 총대주교청의 거룩한 시노드에 의해 2005년 12월 21일에 질론의 주교로 서품되었고, 2008년 5월 27일에 한국의 대주교로 선출되었고, 7월 20일에 착좌식이 거행되었다. 2011년 9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세계총대주교청의 거룩한 시노드 의원으로서 봉직하였다.
브라질의 상파울로(1997)와 그리스 아테네(2005)에서 열렸던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세계 선교와 복음화 컨퍼런스(Conference on World Mission and Evangelism)에 세계 총대주교청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하는 등 이후에도 다양한 활동을 펼친 그는 현재 한국정교회 대교구의 교구장으로서 봉직하고 있으면서 또한 한국외국어대학교 그리스어학과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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