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반도 평화조약에 관한 에큐메니칼 국제협의회'가 최근 홍콩에서 열린 가운데, 남북 교회 지도자들이 만나 평화조약에 관한 내용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협의회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조선그리스도교련맹(KCF),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세계 YMCA 연맹, 세계 YWCA 연맹, 세계기독학생연맹(WSCF), 한반도 평화와 통일, 발전협력 에큐메니칼 포럼(EFK), 미국 감리교회, 장로교회, 미국 연합교회/제자교회, 캐나다 연합교회, 독일 개신교협의회, 영국 감리교회, 아일랜드 성공회, 필리핀 교회협의회, 홍콩 교회협의회 등이 참여했다.
특별히 NCCK에서는 이동춘 회장, 김영주 총무, 노정선 화해·통일위원장, 이재천 기독교장로회 총무 등 20명이, 조그련(KCF)에서는 강명철 위원장을 비롯한 4명이 참석했다.
협의회의 중심 의제는 평화조약에 관한 것으로, NCCK는 "남북 교회와 전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가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대체하는 운동에 앞장 설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이는 2013 부산 WCC 총회의 결의 사항"이라 전했다. 협의회에서는 이를 위해 이를 위해 지난 4월 교회협이 승인한 '한반도 평화조약안'(7장 16조)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지속할 것, 그리고 교회협의 2017년 유럽, 2018년 아시아 평화조약 캠페인을 전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가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남한의 비상한 정치 상황과 미국의 대선 결과를 평화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최종 커뮤니케를 통해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전쟁 반대 - 대화와 타협으로 평화 구축 ▶남북 상호 신뢰와 상호 인정 회복 -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한 제재조치 해제 ▶미국의 적대적 대북 정책 중단 미국의 선제 공격 반대; 사드 배치와 한미 합동군사훈련반대; 이를 위해 WCC와 미국교회가 새로운 트럼트 정부와 공동 협의의 장 조속히 마련 ▶남북교회, 특히 남북 청년, 여성의 만남의 장 확대 ▶전 세계 핵무기와 핵발전소 폐기 ▶교회협 과태료 처분 취소 요청 등의 사항을 결의했다.
[한반도 평화조약에 관한 에큐메니칼 국제협의회]
2016년 11월 14-16일 홍콩 SAR(특별행정구)
이렇게 여러분이 전에는 하느님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이제는 그리스도께서 피를 흘리심으로써 그리스도 예수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가까워졌습니다.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다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시고 율법 조문과 규정을 모두 폐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희생하여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 민족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또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고 원수되었던 모든 요소를 없이하셨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셔서 하느님과 멀리 떨어져 있던 여러분에게나 가까이 있던 유다인들에게나 다 같이 평화의 기쁜 소식을 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방인 여러분과 우리 유다인들은 모두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같은 성령을 받아 아버지께로 가까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외국인도 아니고 나그네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같은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여러분이 건물이라면 그리스도께서는 그 건물의 가장 요긴한 모퉁잇돌이 되시며 사도들과 예언자들은 그 건물의 기초가 됩니다. (에베소서 2:13-20)
지난 11월 14-16일 홍콩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한민국, 그리고 11개국 교회와 관련 단체 대표단 58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조약에 관한 에큐메니칼 국제협의회’가 개최되었다.
세계교회협의회가 주최하고 홍콩기독교협의회(HKCC)가 주관한 금번 협의회는 70년이 넘는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와 통일을 이루고자 하는 북남 그리스도인들의 오랜 에큐메니칼 협력과 동행의 역사를 기반으로 개최되었다. 조선그리스도교련맹(KCF)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양측 대표단의 참석과 양측에서 제공한 정보, 분석과 제안은 이번 협의회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였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번 협의회는 특별히 한반도 평화조약의 전망과 영향을 주요 의제로 다루었다. 우리는 지금이야말로 “1953년의 정전협정을 대체할 포괄적인 평화조약을 향한 새로운 과정을 시작할 적기”라는 WCC 10차 총회의 선언을 재차 확인하였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정전 상태를 끝내는 것은 이미 오랜 기한이 지났으나 여전히 매우 긴급한 과제이다. 공식적으로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이 사실은 오늘날 남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방해가 되고 있다. 또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비 경쟁과 군사화를 증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북측은 반복적으로 평화 조약 체결을 요구하였지만 미국은 이를 거절해왔다. 되풀이되는 상호 적대관계와 대립, 군사화의 급증을 막기 위하여, 긴장을 제거하고 신뢰를 형성하기 위하여, 한반도에 주둔한 외국 군대를 점차적으로 철수시키기 위하여, 그리고 남북 교류 현안을 다루어 잘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하여 바로 지금 평화조약을 향한 과정을 전개해야 한다.
한반도의 평화적 공존을 향한 수많은 위협과 도전을 마주하며, 우리는 전쟁과 선제공격에 반대한다는 것을 명백하고 단호하게 말하는 바이다. 전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는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조약을 향한 과정을 이끌어 나가기 위하여 한반도에 대한 계획을 분명히 세워나가야 한다. 2017년 유럽과 2018년 아시아에서 계속될 NCCK 평화조약 캠페인을 위하여 전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기도와 지지, 연대와 참여를 요청한다.
오랜 기간 이어진 북남 그리스도인들의 에큐메니칼 연대와 대화, 교류는 오늘날 이 지역 평화를 위한 드문, 아마도 유일한 자원으로서 매우 소중하다. 이는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순례 (Pilgrimage for Justice and Peace)의 상징적 표현이자 표본이다. 우리는 WCC와 CCA, 그리고 여러 에큐메니칼 파트너들이 한반도에 대하여 더욱 관심을 갖고 함께 하고 있음에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
우리는 2013년 WCC 10차 총회의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한 선언’ 천명한 상황 기술과 권고 내용을 오늘날 현실과 관련 지어 포괄적으로 다시 논의하였다. 그 중에서도 선언에 담긴 권고와 이후 에큐메니칼 정책 사항들을 다시금 확언하였다.
◆대화 및 창조적 평화 구축 과정의 증진
◆에큐메니칼 연대의 북남 교회 방문 준비
◆남북민, 특히 양측 청년 간 만남을 위한 에큐메니칼 장의 확대
◆북측을 겨냥하여 한반도 내 또는 인근에서 실시되고 있는 모든 군사 훈련 중단
◆대북 경제 제재 해제
◆전세계 핵무기와 원자력 발전소 폐기
핵무기 폐기에 관하여서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우리의 공통된 희망은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10차 총회 선언의 내용을 다시금 확인하였다. 우리는 2016년 10월 27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회원국 다수가 핵무기금지조약 협상 개시안에 찬성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측은 이 결의에 찬성한 유일한 핵무장 국가였고, 이는 중요한 희망의 신호이다.
금번 협의회는 한반도와 전 세계가 예측불가능한 변화와 높아진 불확실성을 겪는 가운데,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의 직접적 여파 속에서, 그리고 남측이 급격한 정치적 위기 상황에 처한 중에 개최되었다. 이러한 국면이 미칠 영향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우리는 이 상황이 평화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자 동시에 평화를 증진할 새로운 기회를 수반할 것임을 주지하였다.
우리는 WCC의 주도로 미국 교회와 에큐메니칼 공동체와의 협의를 통해, 미국 행정부가 한반도 현실에 긍정적인 참여를 하고, 적대적 정책과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며, 한반도 및 다른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선제 사용하지 않겠다는 포기 선언을 해줄 것을 호소하는 에큐메니칼 대화나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제안하는 바이다. 이 대화 혹은 요구에서는 효과적 방어 수단이 아니라, 긴장과 위험 증가의 원인이 될 사드(THAAD) 시스템 배치 정책을 전환할 것을 특별히 요청해야 한다.
우리는 또한 한반도 정의와 지속 가능한 평화 증진을 위하여 유엔이 제 역할을 갖고 참여하게 되기를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게 제안한다.
또한 평화적 협력과 상호 신뢰 및 상호 인정을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본보기로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것을 요청한다.
우리는 조그련으로부터 2017년 초 평양에서 남북 관계의 중대 개선을 목표로 대규모 국가 통일 회의를 갖자는 제안을 받았다. 이 중요한 회의에 남과 북의 교회들이 자매와 형제로서 참여하기를, 남북 그리스도인들의 만남을 위하여 전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 구성원들이 함께하고 지지하여 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만남에서 여성과 청년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우리는 북남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연대 방문을 강화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또한 남북민 간, 특별히 여성과 청년을 포함한 남북 그리스도인들과 전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 간 접촉과 교류를 위하여 에큐메니칼 장을 확대해줄 것을 요청한다. 이러한 교류에 여성과 청년을 대표하는 주요 국제 에큐메니칼 조직들(세계 YMCA 연맹, 국제 YMCA, 세계기독학생연맹(WSCF))이 참여해주기를 특별히 요청하며, 향후 에큐메니칼 만남의 장에서 여성과 청년의 목소리가 더 잘 대변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여 주기를 바란다.
우리는 북쪽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에 참여하고자 하는 남쪽 사람들을 처벌하는 남측 정부의 현 방침과 실행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이러한 방침은 평화를 위하여 유익하지 않다. 그리스도 안에서 북쪽 자매와 형제들을 만남으로 인해 무거운 과태료 처분을 받았음에도 이를 위한 헌신의 길을 계속 가고 있는 NCCK와 남쪽의 자매, 형제들에게 감사와 존경과 연대를 표한다. 우리는 남측 당국이 이러한 자멸적 방침을 바꾸어 과태료 처분을 취소하고 정의 평화를 위한 순례를 막는 방해물을 제거하여 이 상황을 중재하고 옹호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
우리는 한반도의 현 상황에 대응한 냉전 정신과 그것이 일으키는 두려움을 거부한다. 우리는 이러한 최악의 시기에, 혹은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에서 평화를 향한 유일한 길은 사람들 간의 만남과 대화의 길임을 믿는다. 전 세계 교회와 에큐메니칼 운동은 이 여정에 함께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과 책임을 맡고 있다.
아가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예언자 되어
주님보다 앞서 와서 그의 길을 닦으며...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사는 우리에게 빛을 비추어주시고
우리의 발걸음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주시리라.
(누가복음 1:76, 79)
2016년 11월 16일
WCC 한반도 평화조약에 관한
에큐메니칼 국제협의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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