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11일 오전 한국복음주의협의회(대표 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가 한국중앙교회에서 11월 월례회를 개최한 가운데, 박진탁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가 '8가지의 감사'란 주제로 발표했다. 다음은 발표 전문이다.
"8가지 감사"
(1) 피주기운동 할 수 있는 사명주심에 감사
- 한국 신학대학 졸업 후 원목실이 없었던 당시의 우석대학병원(現고대병원) 원목실을 개척하여 복음을 전하던 중, 피만 있으면 수술 할 수 있는데 피가 없어 수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을 목격하게 되었다. 나와 맞는 혈액형이라 얼떨결에 한 병을 헌혈했는데, 완치되어 퇴원하는 22살의 젊은이를 볼 때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주님은 나를 위해 온몸의 피를 다 주셨는데 나도 한병의 피로 한 생명을 살렸다는 기쁨을 억제할 수 없었다. 나는 그것을 주님께서 주신 사명으로 알고 피에 대한 공부를 하였다. 그리고 1968년부터 피주기 운동을 시작하였다. 1971년 부활주일에 한경직 목사님께서 주일예배 1~3부에 헌혈에 관한 선교를 할 수 있도록 강단을 내어주셔서 전 한국교회로 확산될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신 것은 큰 감사제목이다. 그 후 정신여고 학생들이 헌혈한 피를 국방부 정래혁 장관에게 전달하므로 1970.12월 군이 자극을 받아 전 장성들이 헌혈에 앞장을 서게 되었다. 그래서 1972년부터 군의 혈액수요는 헌혈로 충당되고 현재는 민간을 위한 헌혈로까지 발전되었다.
(2) 가난한 살림에 축복받은 감사
- 한두 병씩 헌혈받던 초기에는 그냥 받아서 그냥 주었지만 혈액 전달량이 차차 늘어나니 피를 담는 병값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병값만 받았는데도 “박목사는 무슨 재원으로 계속 헌혈운동을 하느냐?” “피를 팔아서 하는 것 아니냐?”는 중앙정보부의 내사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변두리 월세 방에서 아침 먹으면 저녁 쌀을 걱정해야하는 가난한 살림을 보고 문제가 될 수 없었다. 지금은 모든 규정이 만들어져 피 한 병에 12만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3) 제2의 사명을 주심에 감사
- 1985년을 기점으로 혈액의 수요공급은 100% 헌혈로 충당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활은 계속 허덕임을 면하지 못하였다. 결국 동생의 초청으로 1988년 LA로 억지 이민을 가게 되었다. 동생들이 돈을 빌려주어 집사람이 그로소리 마켓을 경영할 수 있게 되자 살림이 풍족해졌다. 어린 두 자녀들도 성장하여 현재 아들은 하버드대 교수가 되었고 딸은 초등학교 교사로 봉직하고 있다. LA에서 생활하던 중, 잘 아는 교포 한 분이 뇌사판정을 받아 장기를 기증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면서 ‘이 장면을 보여주려고 이민 오게 하셨구나. 고국에 돌아가 이 일을 하라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제2의 사명이구나’ 감격하였다. 그리고 한달 후 고국에 돌아와 91년 1월 22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설립하는 축복주심에 깊이 감사드린다.
(4) 몸을 드릴 수 있어서 감사
- 로마서 12:1에 “너희 몸을 산 제사로 드리라” 말씀이 있다. 이 말씀에 은혜를 받고 겁도 없이 신장 하나를 기증하게 되었다. 나로 인해 한 생명이 건강을 찾고 오래 살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하시고, 신장을 기증할 믿음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수술 중 혈관을 잘못 절단하는 등의 실수가 있으면 생명에 위험이 따를 수도 있었지만 믿음 주셨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5) 아픔을 통해 아이디어 주심 감사
- 내가 수술할 당시에는 신장 적출시 옆구리를 15cm~20cm 정도 절개했다. 보통은 일주일이면 아무는 상처인데, 나의 경우 수술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아물지 않아 40일간 매일 치료를 해야 했다. 이를 계기로 ‘건강관리기금(장기 기증자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관리해줄 기금)’을 만들게 되었다. 기증 후 매일 인터뷰가 계속되었는데 “괜찮은가요?” 하는 질문에 “괜찮습니다.” 대답하면서도 40일 후에야 완치되었다. 그리고 ‘이런 지혜(건강관리기금)’를 주시려고 그랬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은 3억 정도의 건강관리기금이 조성되어 있다.
(6) 악마의 시험 물리 칠 수 있어 감사
- 91년 시작된 장기기증운동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활발하였다. 많은 믿음의 형제들이 연간 40여명씩 신장을 기증하므로 당시에는 대통령기사 다음으로 많이 보도가 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어느 일간신문이 ‘박목사가 신장을 연결해 주면서 거금을 받고 있다’는 등의 기사를 1면 통으로 3번, 한면 전부, 양면을 전부 할애하여 13일간을 연속보도 하였습니다. 결말은 똑같은 활자로 똑같은 양만큼 정정보도 하라고 했는데 안하니까 정정보도 될 때까지 하루에 8,300원씩 박목사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했다.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던 일이었다. 백배 사죄를 받고 용서하므로 5억을 배상받아 사무실을 크게 옮기게 되었다.
(7) 강한 신념으로 골수기증운동을 일으킨 것 감사
- 마포의 병원협회 사무실에 골수기증을 담당하는 의사 6분에게 골수를 기증 희망자를 모셔올 수 있는데 골수검사를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골수를 기증하려면 3cc(포도알 한 개 분량)의 피를 뽑아 HLA(조직적합성)검사를 해서 결과를 보관해 두었다가 백혈병 환자(주로 어린아이)와 검사결과가 100% 일치하면 기증할 수 있다. 단일 민족인 한국인은 1/20,000의 확률로 검사결과가 일치하며, 현재 20만명 정도의 검사결과를 보유하고 있다.) 당연히 검사할 수 있다는 답변이 함께, 검사비가 얼마인지 알고 있는지 또 기증희망자들의 HLA검사를 진행할 재원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돌아왔다. 나는 검사비가 25만원인 것을 알고 있으나 재원은 없다고 대답하며, 기증희망자에게 검사비 25만원씩을 가지고 오라고 하겠다고 했더니 ‘저 목사가 이상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나는 돈은 하나님이 해결해주실 것이라고 믿었다. 실제로 24명이 자신의 검사비를 가지고 와서 검사를 하였다. 이런 운동을 한다고 보도가 되니, 미국 시애틀에 입양 간 4살짜리 리틀 퀸이라는 아이가 이식을 받아야 된다고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 마침 검사한 24명 중 한사람의 검사결과가 일치했고, 미국까지 가서 골수를 기증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가 보도되자 국가가 해야하는 일이구나 하고 당시 경제 기획원에서 7억원을 마련해주어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8) 할 일이 태산같이 많다고 건강주심에 감사
- 장기기증희망등록율이 미국은 전국민 48%, 영국은 36%이며, 유럽의 여러 나라는 옵트아웃제도(장기기증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등록)를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장기기증희망등록율은 아직도 2.4%이다. 교인들에게 각막기증을 설명하면 80~90%가 참여하는데 아직 우리나라 교회가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나는 “아 ! 참 할 일이 많구나. 일 많아 좋다” 얘기하며, 5천만 중에 800만이 장기기증희망등록을 할 비전을 가지고 계속 노력 중이다. 나는 지난봄엔 지리산종주를, 여름엔 설악산 공룡능선을 산행하였다. 하나님께서 열심히 일하라고 이런 건강을 내게 주신 것으로 믿고 또 계속 지켜주시리라 믿으며 일하고 있다.
/글=한복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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