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수상자와 참석자들(아래 다섯 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가운데가 김복동 할머니. 위 왼쪽부터 이명혜 한국YWCA연합회장,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제14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수상자와 참석자들(아래 다섯 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가운데가 김복동 할머니. 위 왼쪽부터 이명혜 한국YWCA연합회장,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YWCA 제공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 “인재양성과 의료발전에 여생 헌신할 것”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전문의료인 출신으로 박애와 봉사의 삶을 대학교육으로 확장해 교육자로서 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대상을 수상한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자 가천길재단 이사장의 수상소감이 눈길을 끌었다. 나라 없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최빈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삶 속에서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역할을 고민했던 배경을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없고, 잠잘 곳이 없는 어려운 사람들이 하찮은 질병에 거려 그냥 생명을 잃고 마는 것을 보면서 결코 이런 세상은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의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의료 못지않게 인재양성이 중요하다고 판단, 지금은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사업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84세인 이 총장은 남은 생을 인재양성과 의료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탤런트 신애라씨는 입양 인식변화와 해외아동 후원을 통해 우리 시대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운 공로로 젊은 여성지도자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공부 중인 신씨는 강의 일정으로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했으나 제7회 특별상 수상자이자 입양 인식개선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이 대리 수상했다.

3년만에 수상 재개한 특별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할머니들에게

“우리나라 대통령이 그렇게 허무하게 역사를 팔아먹을 줄 몰랐습니다. 우리가 1억원을 받으려고 여태까지 살았겠습니까? 이것은 위안부 문제가 아니고 과거 역사의 문제입니다. 지금 대통령은 우리들을 팔아먹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한일 양국 정부의 일방적 합의, 한국 정부의 ‘위안부’ 재단설립 강행, 피해자에 대한 치유금 지급 강행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역사의식 부재와 국가 지도자로서 무책임을 강하게 성토했다.

김복동, 길원옥, 박옥선, 안점순, 이옥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다섯 분은 11월 3일(목) 오후2시 서울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제14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으면서 수상소감에서 이같이 밝혔다.

1억원 절대 받을 수 없다

올해 91살의 김복동 할머니는 담담한 감사 인사와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에 대한 할머니들의 입장을 분명하게 말했다. 1993년 유엔인권위원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처음 견돼 피해 사실을 증언했던 김 할머니는 “어린 소녀가 끌려가서 몇 년 동안 일본군에 끌려 다니다가 목숨만 살아서 돌아왔을 때 위로금 좀 받고 화가 풀리겠느냐. 그렇게 반대했는데 우리한테는 한마디 말도 없이 일본하고 속닥거리더니 타결했다고 하더라”고 한국 정부의 일방적 합의를 거듭 비판했다.

이어 치유금 명목으로 한국 정부가 지급을 강행하는 1억원을 절대로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이 우리 명예를 회복해주고, 잘못했다고 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일본이 사죄하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할머니는 이날 받은 상금 1천만원을 나비기금에 보태서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돕는데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는 2012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일본이 공식 사죄를 하며 법적 배상금을 지불하면 세계의 ‘전쟁 중 성폭력 피해자’ 등 각종 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에게 기부한다는 목표로 나비기금을 조성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수상자를 비롯해 한국YWCA 이명혜 회장, 한영수・원영희 부회장 등 임원진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한국여성지도자상 운영위원인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송기영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엄경식 한국씨티은행 커뮤니케이션부 본부장・이연숙 16대 국회의원・이행자 한국YWCA연합회 명예연합위원・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차경애 한국YWCA연합회 복지사업단 이사장・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이태훈 가천대 길병원 의료원장, 노연홍 가천대학교 부총장, 윤미향 정신대대책협의회 대표, 호련스님 나눔의 집 부원장, 이정원 사랑의 친구들 사무총장, 수원평화나비 김향미 사무국장, 제4회 젊은지도자상 수상자 김영미 PD 등이 참석했다.

한국여성지도자상은 YWCA 지도자로서 여성권리 확립을 위해 애쓴 박에스더 고문총무의 정신을 기리는 취지로 2003년 제정되었고 한국YWCA연합회와 한국씨티은행이 협력하여 운영하고 있다. 여성권익과 지위향상을 위해 헌신해온 38명의 여성지도자들이 대상, 젊은지도자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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