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예장통합 총회 역사위원회(위원장 김재영 목사)가 23일 오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제7회 한국교회사 포럼'을 개최했다.
이삼열 교수(한국기독교사회벌전협회 이사장, 숭실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만약 한국이 아시아의 다른 나라처럼 서양의 식민지가 되어 기독교가 제국주의 지배자의 통치와 보호 아래서 자랐다면, 결코 (한국교회가) 오늘과 같은 성장 발전은 못했을 것"이라며 "비 기독교국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거기에 저항하는 교회였기 때문에, 오늘날처럼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 "동학농민혁명(1894)과 삼일독립운동(1919), 사월학생혁명(1960)은 우리 민족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3대 변혁의 역사"라 평하고, 특히 "삼일운동은 매 맞고 헐벗은 노예 상태의 민족을 구원하려는 지식인, 종교인 주도의 운동이었지만, 결국 노동자 농민 민중 층이 결합해 궐기한 운동이었으며, 자유와 정의 평등의 이념을 심어 민주주의를 싹트게 한 역사가 되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3.1독립선언문이나 2.8동경선언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조선이 독립국임과 자주민임을 선포하노라'라는 어귀에는 민주공화국을 수립하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고 본다"면서 "민주화와 민주정치의 발전을 위해, 한국교회가 한 일이 무엇인가를 밝혀보며 공과를 따져보는 일도 중요하며, 앞으로 과제가 무엇인가를 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이 교수는 "억압과 차별, 수탈과 착취가 없는 정의로운 평등사회를 희구하며 일제식민정책에 항거했던 삼일독립정신을 오늘의 역사에서 구현하는 길은 어디에 있겠느냐"면서 "빈부격차와 빈곤층이 확대되고, 실업과 자살률이 높아가는 불평등 사회를 치유하는데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라고 물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삼일운동의 이념인 자주, 평화, 통일은 100년이 지난 오늘에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하고, "평화의 길은 보이지 않고 통일의 길은 점점 멀어져가는 오늘의 현실 속에서 과연 한국교회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NCCK가 1988년의 평화통일선언과 1895년의 희년선언, 남북나눔운동 등으로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의 길을 여는데 혁혁한 공헌을 했지만, 그 선언과 사업들은 지속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으며, 평화체제를 향한 평화협정 안에 대해서도 교회의 여론이 갈라진 채 남남갈등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칫하면 전쟁과 파멸의 길로 갈 수도 있는 위기의 한반도 상황을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의 길로 전환시킬 수 있는 묘책과 획기적 실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삼열 교수의 기조강연 외에도 이승하 목사와 이치만 교수가 발제하고, 임희국 교수, 최상도 교수, 손산문 목사, 황기식 목사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또 행사 전 예배에서는 이성희 목사가 설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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