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하는 마음은 성숙한 마음입니다. 미숙한 사람은 자신만을 생각합니다. 반면에 성숙한 사람은 자신을 돌아볼 뿐 아니라 이웃을 돌아볼 줄 압니다. 배려는 자신을 잘 배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자신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네 이웃을 제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 22:39)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합니다. 먼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이웃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자신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이웃도 배려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멸시하거나 학대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먼저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진정한 자기 사랑과 돌봄 그리고 배려로부터 이웃을 향한 성숙한 사랑과 돌봄과 배려가 나온다는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
배려란 이웃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입니다. 역지사지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우리는 소통의 부재 속에 살고 있습니다. 소통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입장만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상대방의 언어로 대화한다면 소통이 잘 될 것입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가를 잘 살피면 소통은 쉬어집니다. 배려하는 마음은 이웃을 향한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관심을 갖게 되면 관찰하게 됩니다. 배려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갖고 관찰하는 중에 상대방의 고통이나 필요를 헤아리는 것입니다. 배려하면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시각 장애인의 배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다. 그와 마주친 사람이 물었다. "정말 어리석군요. 당신은 앞을 보지도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그가 말했다.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바바 하리디스 (한상복,『배려, 마음을 움직이는 힘, 위즈덤하우스 58쪽, 재인용)
시각 장애인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 등불을 들고 길을 걸었습니다. 배려하는 마음은 넓은 마음입니다. 마음이 좁으면 다른 사람을 담을 수가 없습니다. 박노해 시인은 "'나쁜 사람'이란 '나뿐인 사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나뿐인 사람이 나쁜 것은 마음이 자신으로 가득차 있어 이웃을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배려하면 마음이 넓어집니다. 마음이 커집니다. 속 좁은 사람이 아니라 마음이 큰 사람이 됩니다. 우리는 재능이 좋은 사람보다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을 오랫동안 기억합니다. 이철환씨는 《못난이 만두 이야기》에서 "당신의 재능은 사람들 머릿속에 기억되지만, 당신의 배려와 인간적인 여백은 사람들 가슴 속에 기억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배려하는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한다면 이 세상은 더욱 밝고 아름다워 질 것입니다. 이번 뉴질랜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 집회에서 다섯 목회자가 함께 사역하며 10일 정도를 함께 지냈습니다. 두 대의 차를 번갈아가면서 탔습니다. 때로는 숙소도 조금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배려했습니다. 서로 뒷좌석에 앉기를 힘썼습니다. 서로 좋은 침실을 양보했습니다. 서로 섬겼습니다. 제가 다섯 목회자 가운데 가장 연장자라고 저를 많이 배려해 주셨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저는 배려가 주는 진한 감동을 마음에 담아 왔습니다. 뉴질랜드의 자연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배려하는 마음보다는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배려하는 마음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배려하는 마음은 다른 사람이 아파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안쓰러워하는 마음입니다. 이웃이 괴로워하면 다가가 위로해 주는 마음입니다. 이웃이 우는 것을 보면 함께 슬퍼하는 마음입니다. 이웃이 잘 되면 함께 즐거워하는 마음입니다. 한때 드라마에 나왔던 대사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 짧은 말에 수많은 사람이 공감한 까닭은 이 말 속에 배려하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힘겨운 싸움을 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배려와 위로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 서로를 배려하는 사랑의 공동체를 세우도록 합시다. 배려의 모범을 보여주시는 성도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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