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사이에 통일보다도 먼저 평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평화의 그릇이 준비되어지고 평화의 영성이 생긴 민족에게 하나님은 통일을 선물로 담아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평화의 그릇이 남북한 양자 모두에게 준비되어지기를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1989년 동독지역의 라이프찌시에 있는 성 리콜라이교회에서 시작된 작은 평화기도모임은 동독 지역에서 '여행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는 대규모 평화시위로 번져나갔습니다. 1989년 5월부터는 동독 사람들이 헝가리 국경을 통하여 대량 탈출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지금도 독일 사람들 대부분은 오늘의 독일 통일은 성 리콜라이교회에서 시작된 '평화를 위한 작은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저는 만 40세가 되는 해에 남북 나눔운동 독일연수단의 일원으로 바로 이 성 리콜라이 교회를 찾아 그 예배당 바닥에 무릎 꿇고 드렸던 간절한 기도의 체험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이 교회의 기도를 응답하신 만군의 여호와여! 지구의 동쪽 한반도 남쪽에서 온 저희들의 기도를 응답하소서. 한반도는 지금 허리가 잘려있습니다. 이 허리는 오직 하나님 한 분 만이 다시 이어주실 수 있습니다. 독일 통일을 허락하신 주님! 다시 한 번 한반도 통일도 허락하여 주옵소서!'라고 간절히 머리 숙여 기도했습니다.
당시 성 리콜라이 교회의 담임목사이며, 5년 전 당시의 평화 기도회를 직접 인도했던 젊은 독일 목사님은 이렇게 우리들에게 직접 간증했습니다. '우리는 독일 통일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전후 독일 국민이 평화로운 독일인으로 거듭나고 독일이 유럽 평화를 위해서 쓰임 받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래서 기도회 이름도 평화 기도회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독일 통일을 선물로 더하여 주셨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기도의 우선순위가 바뀌었습니다. 늘 '통일보다 먼저 하나님 나라-평화를' 구하기로 작정했습니다. 요즘처럼 남북 평화공존의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까지 폐쇄되는 안타까운 한반도 상황 속에서 우리는 모두 '남북 사이의 평화'를 더욱 간절히 기도의 우선순위로 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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