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오는 18일부터 '2016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이 시작된다. 일치기도주간은 "주님의 놀라운 일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벧전2:9)라는 주제로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19일 오후 7시 제주중앙교회(담임 박종호 목사)에서는 '2016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도 열린다.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는 1908년 미국 폴 왓슨 신부가 주창한 ‘교회 일치주간’에서 시작됐다. 1966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 직제위원회'와 로마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가 공식적으로 기도주간 자료를 함께 준비하기 시작하였고, 1968년부터 그 자료에 기초하여 일치기도주간을 지켜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1965년부터 대한성공회와 한국천주교회가 서로 방문하여 기도회를 개최하기 시작했으며, 1986년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천주교, 한국정교회, 기독교한국루터교가 함께 기도회를 갖고 있다. 기도회를 통해 만들어진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국 그리스도교의 일치운동의 촉진을 전담할 기구인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를 탄생시켰다.
2016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은 “주님의 놀라운 일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베드로전서 2장 9절)를 주제로 라트비아의 그리스도인들이 준비했다. 모든 세례 받은 이, 즉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된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위업”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았고, 주님의 위업이란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미치는 은총이라는 그리스도인의 자아인식이 2016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의 주제가 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NCCK)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우리에게 어떤 특권을 부여하신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오히려 목적을 위해 우리를 부르셨고, 우리는 늘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전하시는 하나님의 봉사에 헌신할 때에만 거룩해진다"면서 "그리스도인은 부르심에 따라 하나님의 놀라운 일, 즉 상처의 치유, 진리와 일치의 추구, 인간 존엄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증언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에서 열리는 '2016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에 대해 NCCK는 "제주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고대사에서부터 현재까지, 섬이라는 지형적, 문화적 특징으로 인한 삶의 애환과 역사적 아픔을 경험했다"고 했다.
더불어 "그리스도의 복음은 삶과 역사와 동떨어져 있지 않다"면서 "2016년 일치기도회를 통해서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화해와 평화가 제주라는 구체적 삶의 자리에서 구현되기를 기대하는 동시에 지역에서도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활동이 다양하게 전개될 계기를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기도회는 각 교단의 참여 속에 드리게 되며, 특별히 제주지역의 개신교와 천주교의 적극적인 기도와 준비로 드려질 예정이다. 기도회의 인도는 개신교회 측에서, 설교는 천주교 측에서 맡아 진행된다. 다음은 담화문 전문.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2016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 담화문]
“주님의 놀라운 일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았습니다”(베드로전서 2장 9절)
평화를 빕니다.
2016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 자료집은 라트비아공화국의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초안했습니다. 라트비아 공화국은 주변 강국인 구소련의 영향으로 고난의 역사를 겪었고, 1991년에 다시 독립하였습니다. 많은 인종과 다양한 그리스도교 전통과 복잡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라트비아의 그리스도인들은 오히려 지혜를 모아 교회 간 대화와 협력은 물론 국가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라트비아의 그리스도인은 그들이 ‘주님의 놀라운 일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았다고 믿습니다. 그들은 20세기, 전체주의의 어둠 속에서 주님께 무관심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사회를 훼손하는 역사적, 민족적, 이념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함께 기도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라트비아인들의 경우와 같이 한국인도 한국전쟁과 그에 따른 이념 논쟁 그리고 사회의 어려움 때문에 낯선 것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고 그리스도인도 결코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는 물과 성령을 통하여 세례를 받고 다시 태어나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성경 말씀에 따르면 주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키셨으며 죽은 이들 가운데서 예수님을 부활시키시어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놀라우신 위업이 자신의 삶과 역사 속에서도 이루어짐을 깨닫습니다.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자기네들의 믿음과 문화의 전통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기존 종교의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박해를 받았지만, 용서와 자비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진리와 일치의 여정에 함께 참여하며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주님의 초대에 적극적으로 응답했습니다.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은 우리에게 그 초대의 의미를 일깨웁니다. 우리는 경제나 생존을 가치 판단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말고, 서로 돕는 공동체의 가치와 다양한 삶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화해 협력을 위한 노력도 다짐해야겠습니다.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은 서로 다른 전통이 만나, 주님 뜻대로 화해하기 위해서 시작되었습니다. 다양함은 공포의 원인이 아니라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은총입니다.
일치는 사람들 사이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피조물을 아우릅니다. 이러한 우주적인 일치에 그리스도인들이 부름을 받았습니다.
일치기도주간을 맞아 이러한 일치를 향한 부름을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깨닫게 되기를, 신음하는 세상의 치유를 위하여 우리가 주님의 뜻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를 기도합니다.
2016년 1월 18일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한국천주교회 김희중 대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채영남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전용재 감독
한국기독교장로회 최부옥 목사
한국구세군 박종덕 사령관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이동춘 목사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서안식 목사
기독교한국루터회 김철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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