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기독대학들은 대부분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대학입니다. 이제 받은 은혜를 선교지 대학들에 베풀 때가 되었습니다. 한국 기독대학과 교수들의 관심과 사랑이 선교지 대학들을 세우고 살릴 수 있습니다.”
[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캄보디아 라이프대학교 구견회 총장은 “선교지 대학은 이미 믿는 사람들을 위한 학교라기보다는 믿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복음 전파의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교육선교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처음 걸음마를 떼는 선교지 대학들에 한국교회, 대학, 교수들이 관심을 갖고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교육관에서 열린 제1회 범아시아아프리카대학협의회(PAUA) 교육선교포럼에서 ‘해외 선교지 기독대학의 중요성과 독특성’에 대해 발제한 그는 1997년 캄보디아로 파송된 후 영어와 컴퓨터 학원 운영을 계기로 라이프 기독유치원(2000년), 라이프 초등학교(2004년), 라이프 중고등학교(2005년), 라이프 대학교(2006년), 라이프 국제학교(2007년)를 설립해 현재 총 학생수 1,720명, 교직원수 213명의 학교로 발전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선교지 대학의 어려움, 교육선교의 중요성을 등을 전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 선교사가 설립한 해외 기독대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대학선교의 본질 성찰과 대안 마련을 위해 PAUA가 주최했다.
현재 캄보디아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크메르루주 공산정권이 대부분의 지식층을 포함해 200만 명을 죽인 ‘킬링필드’ 이후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한 현 정부의 교육장려정책으로 제2의 교육 혁명기를 맞았다. 또 임기 안에 반드시 나라의 가난을 물리치겠다고 선언한 훈센 총리의 의지와 기간 산업 확충으로 매년 7%대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발전하고 있다. 인구 1,500만 명 중 70%가 25세 미만으로, 젊은 기술진과 고등 인력의 수요가 늘면서 전역에 학교가 세워지고 있다. 불교인이 인구의 95% 이상이며, 이슬람교인은 2%, 기독교인은 2% 미만, 기타 힌두교인, 유대교인 등이 1%다.
교육선교, 왜 중요한가
구견회 총장은 이날 교육선교가 중요한 이유로 ‘복음을 전하기 위한 매개’이자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복음의 수용력이 높은 4세에서 14세 사이의 어린이, 청소년을 복음화하는 4/14 윈도우 운동이 활성화되면서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기독교 유초중고등학교가 설립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가 각광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기독 지도자들을 배출하기 위한 대학선교는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리더와 국가 브레인들은 모두 그 나라의 유수한 대학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후원 교회나 단체가 교회개척 사역이나 신학교 사역에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아직 대학선교에는 관심이 없는 데에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 선교학자 고(故) 랄프 윈터 박사도 서구교회들이 대학교를 세우지 않고 대학선교 사역을 하지 않은 것이 큰 실수 중 하나라고 했다”며 “그만큼 대학사역은 선교에 있어서 중요하고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신앙교육과 인성교육을 통해 인류 사회와 교회, 세계에 봉사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한 라이프 대학의 경우 현재 매일 아침 채플을 통해 복음전파와 인성교육을 하고, 교양과목으로 종교 공부와 기독교 소개 커리큘럼을 운영하며, 기숙사에서 선교사, 교수들의 페어런팅(parenting) 지도로 복음 전파와 제자양육을 하고 있다. 또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캠퍼스 내 교회에서 매주 다양한 언어로 예배가 진행되고 정기적으로 성찬식도 진행한다.
움, 학위가 없는 현지 교수, 선교자원으로서의 전문인력들의 부족한 헌신) △부족한 재정(살아남기) △정부 교육부와 보건부와의 마찰 △협력선교의 어려움, 그러나 함께 해야하는 선교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좋은 시설과 교수진 충족을 위한 재정 모금의 어려움을 설명할 때에는 작년 한국 대학의 누적 적립금이 12조 원, 미국 대학은 모금 금액 240억 달러 중 지출이 11억 달러밖에 안되는 상황을 소개하고 “지금 선진국 대학들은 재정이 많아 쓰기에도 벅차 누적되어 있는 상황과 이곳 캄보디아 대학을 비교해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참담하기까지 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 금액의 몇백 분의 일, 몇천 분의 일, 아니 그들이 지닌 재정의 매월 이자만이라도, 이곳 캄보디아 대학 운영과 시설에 투자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 1명의 1년 학비는 400~720달러(US), 학생의 50% 이상은 장학혜택을 받는 상황에서 등록금으로 학교 운영이 어려운 실정을 전하며 그는 “하나님의 대학으로 영광을 드러내며 좋은 명문 기독 대학으로 서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시설 등을 위한 재정 확충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 외에도 그는 여러 분야의 전문인들이 협력해야 하는 대학선교 현장에서 특별히 선교에 대한 소명 없이 오는 이들에 의해 선교사 간 분쟁이 생기고 협력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사역에는 협력이 꼭 필요하며 많은 전문인력이 필요함에도 이런 불협화음으로 갈 길을 방해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며 “선교지에서는 뛰어난 사람보다 화합하고 협력하는 사람을 더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국의 기독대학들이 대부분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대학으로, 그 빚을 갚을 때가 되었다”며 “우리나라 기독대학들이 교환 학생도 많이 받아주고 장학혜택도 많이 주며, 쓰다 남은 기자재 하나라도 더 지원하고, 훌륭한 교수진도 많이 보내주어야만 선교지 대학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교의 마지막 세대를 지내는 이때 어느 선교보다도 교육선교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해야 한다”며 “4/14 윈도우 운동을 통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주님 품으로 인도하고 마지막 관문인 기독대학으로 불러들여 하나님의 인재들을 양성해야 한다” 며 “그들이 이 나라 구석구석, 요소요소에서 하나님의 훌륭한 정치가, 경영인, 교육가, 행정가, 정부 요직의 관료로서 사회에 공헌하며 복음화에 앞장설 때 선교지의 복음화는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구견회 총장은 30세 때 예수님을 영접하고 평신도 때부터 선교사가 되기 위해 기도로 준비, 1997년 싱가포르 현지 교회를 통해 당시에는 선교사가 없던 캄보디아 남서부 시하누크빌로 파송됐다. 구 선교사는 이후 싱가포르를 비롯해 한국, 미국 등의 교회, 단체, 개인의 후원과 기도를 지원 받아 현지 대학교육 선교에 앞장서 왔다.
이날 논찬에 나선 몽골 H대학교 고엘리사 교수는 “사실 많은 사람이 대학선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하고 싶어하지만, 많은 재정과 인력 투입의 어려움과 자칫하면 고비용 저효율 열매에 대한 우려도 높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직원, 학생들의 세속화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어 대학 세속화의 문제 방지에 대한 논의와 대비가 뒤따르지 않고는 기독대학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오히려 대학이 반기독교적 사상과 문화의 산실로 변질되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PAUA 회원대학에서도 이에 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구견회 총장의 첫 번째 주제강연에 이어 두 번째 주제강연은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주도홍 교수가 ‘선교에 있어서 기독교대학의 역할’에 대해, 마지막 주제강연은 미국 도르트칼리지 심재승 교수가 ‘기독교 교육의 실제 의미: 선교를 위한 교육으로부터 선교할 수 있는 교육으로’에 대해 발표했다. 주제강연에 대한 논찬은 고엘리사 교수,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한정국 사무총장, 성균관대학교 유재봉 교수(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학문연구회장) 등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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