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는 역시 달랐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 2시(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와 평가전에서 박주영(29·왓포드)과 손흥민(22·레버쿠젠)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홍 감독은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에 나설 최종명단을 발표하기에 앞서 이번 그리스전을 사실상의 마지막 검증 무대로 삼았다.
유럽을 비롯해 중동·일본·중국 등에서 활약하는 해외파 16명을 소집한 배경이다. 이날 선발 명단을 보면 골키퍼 정성룡(29·수원)과 수비수 이용(28·울산)을 제외하면 모두 해외파였다. 유럽파는 6명이다.
1년1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박주영을 비롯해 손흥민, 구자철(25·마인츠), 이청용(26·볼턴)이 공격 라인을 책임졌다.
기성용(25·선더랜드)과 한국영(24·가시와 레이솔)이 중앙 미드필더에 섰다. 가운데 수비는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24·광저우 헝다)이 맡았고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가 왼쪽 풀백에 섰다.
경기력이 달랐다. 전술 이해도가 높았다. 특히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공격에서 뚜렷했다.
조급함은 찾아볼 수 없었고, 상당히 여유로운 흐름이었다. 안정적이면서 정확한 볼 처리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갔고, 세밀한 간격과 압박으로 그리스의 기세를 눌렀다.
골 장면도 화끈했다. 전반 18분 첫 골 장면에서 유럽파 선수들의 수준급 기량과 감각을 엿볼 수 있었다.
타이밍을 정확히 잰 손흥민의 패스와 수비수의 뒤 공간을 침투한 뒤, 단숨에 왼발 슛을 때려 골로 연결한 박주영의 킬러 본능이 그랬다.
추가골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후반 10분 역습 기회에서 구자철의 패스를 논스톱 왼발 슛으로 연결해 그리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쉽지 않은 각도에서 나온 수준급 슛이었다.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지만 앞서 전반 7분 박주영의 패스에 이은 이청용의 일대일 기회도 짜임새 있는 장면이었다.
기성용은 중원에서 공수의 연결고리로 존재감을 뽐냈다.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초반 주도권을 잡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이청용과 구자철의 활발하고 적극적인 공격 참가도 답답함을 해소하게 했다.
반면에 수비와 조직적인 면에서는 보완할 점이 많았다. 그리스가 전반에 골대를 3차례나 때렸을 정도로 한국의 수비 조직력은 허술했다.
지난 1~2월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던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생긴 일시적인 조직력 부실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본선을 위해서 하루 빨리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 감독은 이미 80%는 틀을 잡았고, 나머지 20%를 고민하는 상황이다. 80%의 상당수가 해외파 지분이 될 게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