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4일 오후 경기 고양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를 선보이고 있다. 2014.01.04.   ©뉴시스

김연아가 받은 80.60점은 국내대회라 심판들이 준 점수라 해도 놀라운 점수다.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을 넘어서는 점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공인하는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점은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78.50점이다.

이날 김연아가 기록한 점수는 ISU 공인 점수가 되지는 못한다.

김연아는 고난이도의 구성요소를 흠잡을데 없이 연기하면서 사상 최초로 80점을 넘겼다.

김연아는 이날 거의 모든 구성요소에서 1점이 넘는 수행점수(GOE)를 챙겼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구성요소 가운데 가장 배점이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뛰었다. 김연아는 고난이도인 이 점프에서 2.01점에 달하는 GOE를 받았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 또한 깨끗하게 뛰었다. 이 점프에서 챙긴 GOE가 1.75점이었다.

플라잉 카멜 스핀을 레벨4로 처리하면서 기본점 3.20점을 받은 김연아는 GOE까지 1.19점을 획득했다.

연기 후반부에 들어서 뛴 더블 악셀의 기본 점수는 3.63점이다. 이 또한 무난하게 소화한 김연아는 이 점프에서 GOE를 1.25점 따냈다.

김연아는 스텝시퀀스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모두 레벨4로 처리해 3.90점, 3.50점의 기본점을 깔고 갔다. 여기에 각각 1.93점, 1.19점의 GOE까지 얻어냈다.

한 차례의 실수도 없었던 김연아가 받은 기술점수(TES)는 42,23점이었다.

사실 이날 TES는 김연아가 78.50점을 받은 밴쿠버동계올림픽 때보다 낮았다. 김연아는 당시 44.70점의 TES를 획득했다.

하지만 놀라운 예술점수(PCS)가 80점의 벽을 넘어서게 했다. 김연아가 이날 받은 PCS는 38.37점으로,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받은 쇼트프로그램 PCS(33.80점)과 비교해 훨씬 높았다.

김연아는 PCS를 구성하는 5개 세부 항목에서 모두 9점을 넘기며 기염을 토했다.

가장 높았던 것은 해석 항목으로 무려 3명의 심판이 10점을 줘 9.75점을 획득했다. 연기·수행 항목에서도 두 명의 심판이 10점을 매기면서 김연아는 9.69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안무·구성 항목과 스케이팅 기술 항목에서 각각 9.59점, 9.56점을 챙겼다. 전환·연결 항목이 가장 낮았는데 이 또한 9.38점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김연아는 고난이도의 구성요소를 실수없이 소화하면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담겨있는 슬픔까지 완벽하게 표현, 예술성까지 놓치지 않아 80점을 넘어선 것이다.

김연아는 "밴쿠버동계올림픽 때는 전성기였다. 이후 그 이상의 점수를 받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며 "좋은 점수를 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내 대회보다 국제대회가 더 중요하다. 다른 나라 선수도 자국대회에 나서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중요한 것은 국제대회"라고 말해 소치동계올림픽에 대한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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