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개최 여부로 논란이 적지 않았던 내년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가 결국 무산됐다.
개최권료 재협상이 접점을 찾지못하면서 결국 개최국에서 탈락했다.
이에 F1 조직위원회는 대회 개최 무산에 따른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제자동차연맹(FIA) 산하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의를 열고 내년 F1 일정(캘린더)에서 코리아GP를 최종적으로 제외시켰다.
WMSC가 이날 확정발표한 2014년 F1 개정 캘린더에 따르면 내년에는 3월16일(결선 기준) 호주GP를 시작으로 11월23일 아부다비GP까지 19개 대회로 치러지며 당초 초안에 포함됐던 22개 국 가운데 한국과 미국, 멕시코 등 3개국은 빠졌다.
F1조직위가 만성 적자와 고비용 구조 등 'F1 재정난'을 이유로 개최권료 대폭 인하를 요구한데 대해 F1 운용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측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재협상이 결렬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F1 조직위는 앞서 FOM과의 재협상 과정에서 미화 4370만 달러(463억원, 달러당 1060원 기준)에 이르는 개최권료를 2000만 달러(212억원)로 대폭 인하하지 않는 한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FOM에 전달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첫 대회 이후 4년차 대회까지 마친 코리아GP는 협약서상 7년 개최(2010∼2016년)의 반환점을 돌자 마자 중차대한 기로에 놓이게 됐다.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와 새로운 도지사 취임을 앞두고 4월 개최로 인한 혼란과 여론의 뭇매는 피하게 됐지만 F1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우려스런 대목이다.
1년이나 1년 반 쉰 뒤 2015년 4월 또는 10월에 복귀하겠다는 게 조직위의 로드맵이지만 백지 상태에서 재협상이 불가피하고 이미 개최권료를 두차례 인하해준 FOM이 다른 개최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추가 인하에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커 차기 도지사에게 '정치적 짐'이 될 수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조직위 관계자도 "휴식기를 갖게 되면 지리한 재협상이 불가피하고 개최권료도 4370만 달러라는 원칙만 있을 뿐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안을 새로 짜고 협상해야 한다"고 어려운 처지를 설명했다.
잔여 대회(3년)를 모두 포기할 경우에는 국제 소송이나 행정 책임론을 면키 어렵고, 경주장 사후활용도 과제로 남게 되며, 일명 '모터클러스터 조성'등 국책사업에도 크든 적든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막대한 이자부담과 40여 명에 이르는 조직위 인력 재배치 문제 등도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도와 조직위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탈(脫) 한국'에 따른 사후 수습에 혜안을 짜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배용태 행정부지사는 "내년 일정에서는 빠졌지만 관련 예산이 세워지면 재협상을 벌여 내년 3월 첫 그랑프리 이전에 얼마든지 개최 여부를 재조정할 수 있다"며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최종선 전남도 F1지원담당관은 "2015년 복귀는 FOM도 어느 정도 동의한 부분이고, 인도GP처럼 실제 사례도 있다"며 "초기 700억원이던 적자를 4분의 1로 줄인 만큼 정부와 기업의 적절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내년도 F1운영비 100억 원에 대한 예산심의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평의회 결정이 늦춰지면서 의결일을 5일로 하루 늦췄다.
모터스포츠 불모지인 한국에서 우여곡절 끝에 4차례나 F1을 치르고, 쉼표를 찍기까지 7년9개월의 과정을 정리한다.
◇2005년
▲3월14일 운영법인 MBH(엠브릿지홀딩스) 설립 ▲4월28일 전남도, MBH 최초 협정 ▲8월25일 기업도시 시범지역 선정
◇2006년
▲2월27일 전남도의회, F1 유치동의안 승인 ▲3월21일 FOA와 MBH 협약(프로모터 계약) ▲5월15일 도-MBH, 경주장 건설 협약 ▲6월21일 개최권료 360억 원 신용장(L/C) 개설 ▲9월13일 F1 운영법인 카보(KAVO) 설립 ▲10월2일 FOM 회장 버니 방한, F1 한국유치 공식 발표
◇2007년
▲2월 FOM-카보 계약 ▲7월 KDI(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 제출 ▲7월31일 경주장 건설공사 착공 ▲8월16일 F1경주장 사업 실시계획 인가
◇2009년
▲3월15일 경주장 건축공사 착공 ▲6월19일 PF 금융차입에 따른 채무보증 ▲10월9일 국회, F1지원특별법 제정 ▲12월15일 F1 조직위원회 창립
◇2010년
▲3월8일 감사원, 카보 감사 ▲4월28일 금광기업 법정관리 신청 ▲5월28일 2011년 대회 신용장 개설 ▲10월22일 경주장 준공 전 사용승인 ▲10월22∼24일 첫 대회 개최 ▲11월 전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감사원 감사청구 ▲12월7일 2011년 예산안 통과
◇2011년
▲1월14일 카보 이사회 정영조, 장홍호 대표 퇴임 의결 ▲2월11일 카보 서울사무소 폐쇄 ▲4월8일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 정영조 회장 불신임 ▲7월28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9월29일 전남도의회, F1지방채 1980억원 발행 승인 ▲10월14-16일 2011 F1 대회 ▲11월17일 박준영 전남지사, 버니 에클레스턴 FOM 회장 재협상 TV중계권료 전액 감액 등 합의 ▲12월25일 전남도의회, F1 정부 지원 결의문 채택 ▲12월26일 F1 조직위, 조직개편 인력 대폭 축소 ▲12월31일 F1 운영비 국비 50억원 지원
◇2012년
▲3월22일 F1 개최권료 494억원 LC동의안 통과 ▲3월28일 2012 대회 '그랜드 론칭 쇼' ▲7월1일 F1 성공기원 D-100 행사 성황 ▲9월4일 가수 싸이 F1 홍보대사 위촉 ▲9월6일 영암 F1카트장서 국내 최대 카트경기 ▲9월19일 F1 국내 주관방송사 MBC 선정 ▲10월12-14일 2012 F1 대회 ▲12월4일 F1 사무총장에 이개호 전 전남부지사 내정 ▲12월31일 F1운영비 국비 100억원 확보
◇2013년
▲4월30일 F1대회 지원특별법 개정안 국회 통과 ▲5월29일 국회 예산처, F1 타당성 부실 지적 ▲6월8일 드라이버 문성학, F1홍보대사 위촉 ▲6월17일 개최권료 300억 원 도의회 통과 ▲9월30일 FIA, 코리아GP '4월 개최' 잠정 확정 ▲10월4-6일 2013 F1 대회 ▲10월7일 박 전남지사, 4월 개최, 수용 시사 ▲10월10일 박 전남지사 "F1, 1년 쉴 수도" 발언 ▲11월4-19일 외신들, 한국대회 F1 캘린더 제외설 보도 ▲11월27일 도의회 상임위, F1 예산 70억원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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