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파키스탄 신자들이 교회가 불타버린 후 주일 예배를 위해 밖에 모였다.(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난민 수십만 명을 강제 송환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아프간 내 기독교인들이 심각한 위험에 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난민 구호 단체 Philoi Global에 따르면, 파키스탄에는 현재 등록된 아프간 난민이 140만 명 이상, 미등록 난민이 70만 명 이상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드 시미온(Jude Simion) Philoi Global 관계자는 "이들 난민은 신앙, 민족성, 국적, 정치적 신념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강제 송환될 경우 극심한 박해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3월 31일 이후로 서방 국가로의 재정착을 기다리는 4만 4천 명 이상의 아프간 난민과 아프간 시민권 카드(Afghan Citizenship Cards) 보유자 80만 명 이상, 그리고 수십만 명의 미등록 아프간 이주민을 송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미국 특별이민비자(SIV)를 통해 재정착을 기다리던 2만 명 이상의 난민과 가족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 명령으로 인해 난민 수용 절차가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월 20일, 개별 사례를 제외하고 미국 내 모든 난민 재정착을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CDI는 파키스탄 정부의 이번 조치는 국제사회의 난민 지원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Financial Times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한 고위 외교관은 "국제 지원 감소가 난민 강제 송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은 파키스탄이 아프간 난민을 위해 받은 1억 달러 이상의 국제 지원금 중 42%를 제공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정 명령으로 인해 해당 지원이 중단됐다.

CDI는 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아프간 난민은 Philoi Global 관계자에게 "탈레반은 분명히 나를 죽일 것이다. 나는 기독교인이며, 과거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군인으로 복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난민은 "비자를 갱신하지 못하면 강제 송환될 것이고, 탈레반에 의해 처형당할 것"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국제사회도 아프간 난민 문제를 둘러싼 압박을 받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말 최소 28명의 아프간 난민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했으며, 유럽 각국에서는 극우 정당들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아프간 난민의 강제 송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란을 비롯한 아프가니스탄 인접국들도 난민 송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탈레반은 기독교인을 색출하기 위해 가택 수색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프간 내 기독교 공동체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2025년 세계 기독교 박해 보고서(World Watch List Report)에 따르면, 탈레반은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고문과 살해를 저지르고 있으며, 가정교회 지도자들이 실종되거나 처형되고 있다고 보고됐다.

탈레반 정보기관은 일부 시아파 청년들이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체포를 명령하는 등 종교적 탄압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프간 인권단체 Afghanistan Women’s Voice는 "청년 하자라족을 탄압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CDI는 아프가니스탄의 전체 인구 중 시아파 무슬림은 약 10~15%를 차지하며, 탈레반 정권 하에서 기독교를 포함한 소수 종교인들의 박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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