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보 목사
김희보 목사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느니라”(로마서 11:29)

복음은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의 증거이다. 이방인과 유대인에게 동일한 선물이요 은혜인 것이다. 받을 자격이 없는 것은 이방인이나 유대인이나 동일하다. 둘 중에 어느 한쪽이 우월하거나 받을 만한 이유와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은혜로 값없이 주어진 선물인 것이다.

인간 실존과 열외자를 다룬 것이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 Franz Kafka, 1883년 7월 3일-1924년 6월 3일)의 소설 城(성, Das Schloss)이다. 주인공 K는 한 겨울에 이름 없는 마을로 도착한다. 그는 자신을 성의 토지측량사라고 주장하며, 성으로부터 소환되었다고 믿고 있다. K는 성과 연락을 시도하지만, 성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실패로 돌아간다. 성은 높고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K는 성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해도 성의 관리들은 그와 만나주지 않는다.

K는 마을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그들의 생활과 성에 대한 태도를 접하게 된다. 그는 두 여인, 프리다와 올가와 관계를 맺으며, 성의 수수께끼 같은 권위에 도전한다. 소설은 관료제와 계층 구조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K는 성의 관리들과의 관계를 통해 이 복잡한 시스템에 휘말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정체성과 목적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K는 성에 들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항상 실패로 끝난다. 그의 노력은 성의 불가해한 권위와 대조를 이루며, 그는 점점 더 고립되고 소외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소설은 갑작스럽게 끝나며, K의 운명이나 성의 비밀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이 미완성의 특성은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성’은 카프카 특유의 비현실적이고 알레고리적인 스타일로 쓰여져 있으며, 현대 사회의 관료제도와 개인의 소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러한 주제들은 카프카가 사망한 후에도 여전히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프란츠 카프카의 ‘성’에 대한 비판은 주로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성’은 카프카가 사망하기 전에 완성하지 못한 작품이다. 이로 인해 이야기는 갑자기 끝나며, 많은 부분들이 미해결 상로 남는다. 이러한 미완성의 특성은 독자들에게 혼란과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

카프카는 명확한 해석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쓰기로 유명하다. ‘성’에서도 이러한 스타일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야기의 모호성과 복잡한 구조는 일부 독자와 비평가들에게는 매력적이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렵고 접근하기 힘든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성’의 설정과 캐릭터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는 독자들이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등장 인물들에 대한 공감을 형성하기 힘들게 만든다.

일부 비평가들은 카프카의 작품이 반복적인 테마와 상황을 다룬다고 지적한다. ‘성’에서도 주인공 K가 겪는 무력감과 성과의 관계는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 ‘성’은 그 자체로 명확한 이야기보다는 철학적이거나 심리적인 해석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作品(작품)을 즐기기 위해 추가적인 背景(배경)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하며, 일반 독자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성’은 카프카의 중요한 작품으로 여겨지며, 그의 문학적 遺産(유산)의 핵심 부분을 이룬다. 이 소설은 관료제, 개인의 疎外(소외), 권력 구조에 대한 깊은 탐구를 제공하며, 現代文學(현대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카프카의 모든 작품이 그러하듯이 ‘城(성)’도 神(신) 없는 현대의 不毛城(불모성)에서 오는 인간 소외와 고독을 묘사하고 있다.

김희보 목사는

예장 통합총회 용천노회 은퇴 목사로, 중앙대 국문과와 장신대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에서 목회학박사(D.Min.)와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기독교사상」 편집주간, 한국기독공보 편집국장, 서울장신대 명예학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문학과 기독교(현대사상사)」,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3권)」, 「지(知)의 세계사(리좀사)」, 「세계사 다이제스트10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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