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오는 20일(현지 시각) 2025 회계연도 2분기(2023년 12월~2024년 2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D램과 낸드플래시를 모두 생산하는 기업으로, 실적 발표 일정이 경쟁사보다 빠르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가 시장 예상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분기 매출 가이던스에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79억 달러를 제시하며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낮춘 바 있다. 당시 PC 및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단기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12일 열린 투자 설명회에서도 마이크론은 기존의 2분기 가이던스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보수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씨티그룹은 "마이크론의 실적이 양호할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 예상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향후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마크 머피 마이크론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고객 및 스마트폰 재고 수준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으며, 2025 회계연도 3분기(3~5월)부터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업황이 개선되면서 마진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최근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DDR5 16Gb(기가비트)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전월 대비 1.3% 상승한 3.80달러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반등했다.
또한, 메모리 현물(스팟) 시장에서 일부 제품의 주문이 증가하며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소비 촉진 정책인 '이구환신(以舊換新, 오래된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 효과로 스마트폰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며, 이에 따라 모바일 D램(LPDDR5) 가격 역시 2분기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다넬리의 분석을 인용해 "DDR5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올해 2분기부터 DRAM 가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보도했다.
미즈호증권의 조단 클레인 애널리스트 역시 "올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와 공급 균형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사용되는 HBM(High Bandwidth Memory) 공급망에 포함된 점도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됐으며, 이는 향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억만장자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이 지난해 4분기 마이크론 주식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투자 움직임 역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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