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30대 초반 여성 고용률이 7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미취학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취업률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근로자 취업 결정 요인에 관한 종단적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1998년부터 2022년까지 25년간의 한국노동패널조사 데이터를 분석하여 여성 취업률 변화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15세~75세 경제활동 가능자 중 취업자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미취업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15~34세 연령대는 취업률과 미취업률이 변동을 거듭하다가 2007년 이후 미취업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35~44세 및 45~54세 연령층은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계층으로, 2022년 기준 각각 74.2%, 78.2%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또한, 65~75세 전기 노령층의 취업률은 1998년 21.9%에서 2022년 44.7%로 두 배 이상 증가해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 결과, 남성의 경우 혼인과 자녀 양육이 취업 확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여성은 반대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미취학 자녀가 많을수록, 기혼 여성일수록 취업 가능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15~34세와 55~64세 연령층에서는 미혼 여성의 취업 확률이 기혼 여성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젊은 여성과 55~64세 연령층 여성의 취업 여부는 결혼과 출산 여부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1998년부터 2022년까지를 ▲1단계(1998~2008년) ▲2단계(2009~2014년) ▲3단계(2015~2022년)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단계가 진행될수록 여성의 취업 확률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취학 자녀의 존재가 여성 취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줄어든 점은 정부의 일·가정 양립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 확률은 46.6세까지 증가하며, 학력이 높을수록, 가구부채가 많을수록 취업 가능성이 높았다. 남성은 42.4세까지, 여성은 47.3세까지 취업 확률이 상승한 후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학력에 따른 영향도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15~54세 연령층에서는 중졸 이하보다 고학력자가 취업할 확률이 높았지만, 55세 이후부터는 경제적 준비가 잘된 고학력층이 근로 유인을 덜 느끼면서 취업 확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충북대학교 경제학과 임병인 교수와 한국고용정보원의 이지민 책임연구원은 "여성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과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며 "늘봄학교 같은 보육 지원 정책이 정착 및 확대될 경우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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