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수단 축구 국가대표팀이 2년째 이어진 내전 속에서도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팀의 감독인 가나 출신 콰시 아피아(Kwesi Appiah)는 “이번 본선 진출로 수단 국민들에게 미소를 가져다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CDI는 수단이 예선 조별리그에서 니제르와 가나를 제치고 2위에 올라 2025년 1월 모로코에서 열리는 본선 무대에 오르게 됐다고 밝혔다. 수단을 포함한 24개국 대표팀이 대륙 최고의 축구 트로피를 두고 경쟁할 예정이다.
아피아 감독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의 고국인 가나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팀을 이끌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로서 내가 있는 곳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나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CDI는 수단 대표팀인 ‘제디안의 매(Falcons of Jediane)’가 월드컵 예선에서도 세네갈, DR콩고, 토고 등 강팀들을 제치고 조 1위를 달리고 있어 2026년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고 밝혔다.
CDI는 이번 수단 대표팀의 성과가 내전으로 축구장이 파괴되거나 묘지로 사용되는 극한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리비아와 남수단에서 홈 경기를 치르고, 훈련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모로코에서 진행했다. 내전 발발로 국내 리그가 중단되면서 선수 선발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내전으로 인해 수단에서는 약 15만 명이 사망하고 1,200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가족과 떨어져 지내거나 가까운 이들을 잃는 등 극한의 고통을 겪었지만, 팀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아피아 감독은 “하나님의 은혜로 본선에 진출했다”며 “대회 준비를 철저히 하고 강팀으로 성
장해 우승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피아 감독은 최근 자신의 축구 경력을 담은 자서전 ‘Leaders don’t have to yell’을 출간했다. 그는 책을 통해 “축구를 통해 사람들과 함께하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법을 배웠다”고 전했다.
그는 “수단 축구팀이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어쩌면 축구를 통해 전쟁이 끝날지도 모른다”고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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