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쉐프는 좋은 재료를 확보하고, 자기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멋진 요리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설교자가 청중들을 위하여 설교를 준비하는 것도 이러한 요리과정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저자 박정엽 대표(에클레시아 지원연구소)는 최고의 재료인 성경을, 훌륭한 영적 양식이 되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요리가 있듯이 설교자가 다양한 집회들과 청중들에게 적합한 메시지를 어떻게 구성하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나아가 저자가 제시하는 설교의 준비과정에 입각하여 작성한 설교문들을 첨부하여, 설교가 늘 고민인 사역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저자는 책 속에서 “설교는 밥을 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설교는 생식이 아니다. 재료만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재료(본문)를 가지고 삶고 끓이고 튀기고 양념으로 간을 해서 식탁에 앉은 가족(성도)들에게 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목사가 말씀의 본문을 가지고 충분히 요리(묵상하고 고뇌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준비한 말씀은 성도들이 말하지 않아도 그 맛을 안다”며 “설교는 목사를 절대 피해가지 않는다. 큰 교회 부목사로 사역할 때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어떻게든 설교할 기회를 잡아보려고 애썼는데 작은 교회에서는 모든 설교를 혼자서 감당해야 하니 어느 순간 너무 외롭고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사역지에 새로 부임하고 그동안 연구하고 쌓아왔던 설교는 2~3년이면 바닥을 드러낸다. 매일, 매주 쳐내야 하는 설교 앞에서 설교자인지? 설교하는 기계인지를 고민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이어 “설교의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설교학 박사가 있느냐, 언변이 탁월하냐가 아니다. 그 근본적인 차이를 내는 것은 바로 준비에 있다. 하수는 닥치면 닥치는 대로 늘 마감시간에 쫓겨 설교를 준비하고 평생 도망자의 신세로 목회를 마감한다. 그런데 고수는 다르다. 고수는 설교의 멱살을 잡고 간다. 설교의 멱살을 잡고 간다는 말이 무엇인가? 설교 준비에 대한 시간이 늘 고정적으로 확보되어 있고 충분한 묵상과 연구를 통하여 양질의 설교를 주도적으로 재생산해 낸다”며 “가능하면 주일 설교를 마치고 설교마인드가 제일 활성화되어 있을 때 그 날 저녁에 다음 주 본문을 가지고 아우트라인을 대체적으로 잡아라! 그리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빠르면 목요일, 아무리 늦어도 금요일에는 주일오전설교원고를 마쳐야 한다. 그리고 토요일은 다 준비된 설교문을 보면서 성령의 임재를 위해 기도하고 객관적으로 제3자의 입장에서 청중의 입장에서 반복, 수정, 보완하면서 완성도를 올려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사님들은 스스로의 설교가 편향되어 있지 않은지 늘 점검해 보아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한 쪽 면만의 하나님만 설교하지는 않는지, 나의 관점만 일방적으로 주장하지는 않는지 말이다. 설교자는 성도와 교회의 상태를 진단하면서 그에 적절한 말씀으로 섬기되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출구를 열어주는 자세를 늘 견지해야 한다”며 “이제는 목사님들의 지루한 설교, 딱딱한 설교, 호통 치는 설교, 내용 없는 설교, 무미건조한 설교로 성도들의 영혼과 마음을 사로잡기가 힘든 시대이다. 성도의 변화에 맞추어 이제는 목사의 설교도 변화해야 한다. 청중들이 잘 이해하기 위해서 내용이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짜임새 있는 탄탄한 구조, 커뮤니케이션의 개발, 공감각적인 설교로 성도들의 마음속에 선명하게 들리고 그려져야 한다. 또한 적용이 구체적이고 현장성이 있어서 성도의 삶에 도전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예수님도 청중의 눈높이를 정확히 이해하시고 당대인에게 친숙한 예화로 복음을 전하셨다. 예화는 금기시 할 이유도 없고 결코 보조적인 존재도 아니다. 도리어 예화는 성경의 진리가 청중의 지성과 감정, 의지를 통합하여 본문의 핵심 주제를 드러나게 하는 설교의 필수적 형식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해석된 말씀으로 그렇게 말씀대로 살았던 성도들의 삶을 소개한다면 그 보다 더 정확하고 실제적인 적용이 어디에 있겠는가?”며 “작은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서 교회를 방문하여 말씀으로 섬기려고 할 때 교회 목사님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있다. 목사님 우리 교회는 몇 명 없습니다. 어쩌지요? 설교에 임하면서 늘 고백하는 명제가 있다. 내 설교를 듣는 분이 한 분이라도 그 분 안에 천하가 있음을 보며 최선을 다하고 천 명이 앉아 있어도 그 수에 졸지 않고 한 명에게 설교하는 것처럼 섬세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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